남한 대학생들은 탈북민과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통일과 탈북민 관련 인식조사-
탈북학생 동아리 '우리하나'를 방문한 후, 저희는 남한대학생들은 탈북자와 통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상생기자단 기자분들을 인터뷰할까 생각도 하였지만, 우리 기자분들은 통일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은 대학생들이라 중립적이고 전반적인 목소리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남한대학생들의 탈북자와 통일에 대한 인식조사를 기획, 탈북자와 통일관련 질문 13개와 추가질문 5개로 서강대 재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질문의 구성은 통일에 관심이 있는 국민들이라면 한번쯤 궁금해 했을 법한 문항들로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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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과연 남한 대학생들이 탈북자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하겠습니다.
국내 4개 대학 조사에 따르면 남한대학생의 97.6%가 탈북자와의 접촉이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희 설문조사에서는 21%정도의 학생이 탈북자 지인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수치가 높게 나온 이유는 타 대학과는 다르게 서강대에는 많은 탈북자학생들이 재학중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약 6:4의 비율로 관심이 없는 학생이 좀 더 많았습니다. 사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등록금, 취업 등 고민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여서 통일이나 탈북자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기가 조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
과반을 훨씬 뛰어넘는 80%이상의 대학생들이 정부의 탈북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쉽게도 절반이 약간 넘는 51%의 학생들만이 통일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대답하였습니다. 2011년 tvN주관 대학생토론배틀 조사 당시 67%정도의 대학생들이 통일을 원한것에 비해 통일에 대한 바람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수치는 해를 거듭할 수록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이 결과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통일이 되어야하는 이유의 변화입니다. 2009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층 통일의식조사'에서는 통일의 되어야 하는 이유로 "같은 민족이라서"가 가장 큰 비중 40%를 차지했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정치사회적안정"이 47%로 가장 큰 이유로 답해졌습니다. 이런 변화의 요인으로는 근 몇년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도발 등 안보적 위협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건들로 인해 많은 대학생들이 통일을 안보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바라보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통일을 걱정하는 이유로는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답해졌습니다.언론 보도를 통해서 통일의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 많이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적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
조사를 실시하기 전, 저희는 대부분이 인도적 지원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었습니다. 핵무기 개발과 무력 도발로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의 예상과는 반대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고 답하였습니다. |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서는 63% 정도가 경제적 압박과 국제사회고립이 필요하다고 답하였습니다. 전면전을 불사하더라도 강력한 응징이 필요하다고 본 학생들도 약 20% 정도였습니다. |
비슷한 질문이었던 질문 3(탈북자를 위한 정부 지원)과는 달리 경제적 지원에 대해서는 찬성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는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경제불황으로 인해, 재정적 불안감의 증가와 자선적 의지의 감소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요즘 탈북자 북송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대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북송반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
대학 특례입학에 대해서는 찬성이 40%, 반대 21%, 보통 39%로 상이한 입장차이가 보여졌습니다. 다른 탈북자 지원책과는 다르게 찬성도가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한국사회에서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남한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불공정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많은 대학생들이 통일 시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45%학생이 통일이 '20년 이후'에나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25%의 학생들은 통일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현재 김정일이 사망한지 6개월이 지난시점에서, 이 결과는 1993년 김일성 사망이후 KB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3%가 '5년~10년이내에 통일이 될것이다'라는 긍정적인 기대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
추가질문
(탈북자 지인이 있는 경우)
탈북자 지인과의 친밀도를 물었을때, '친함' 보다는 '보통'이나 '잘 모름'이 많은 것으로 보아 외형상 탈북학생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학교'에서 지인을 알게 되었다는 분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
추가질문에서 발견한 가장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탈북자 지인과 만남 전후의 인식 변화를 조사하였더니 '보통'이라고 답했던 분들의 절반이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비록 탈북자와의 만남으로 인하여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졌지만 상대적으로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많이 높여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
현재 남한 거주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약 2만 3000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탈주민을 실제로 만나본 남한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인식조사에서 밝혀진 것과 같이 교류를 통해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곧, 우리가 인적교류를 통해서 사회 전반적인 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나 북한주민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비록 연세가 많은 분들은 여러 가지 이유때문에 새로운 만남이 힘들 수도 있으나,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의 주축이될 대학생들은 이탈주민들과 많은 교류를 통해 통일에 대한 바르고 희망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식조사를 끝마치면서,
비록 자료 정리가 때론 지겹고 힘들었지만, 완성된 데이타를 보면서 대학생들의 인식을 한자리에 모은데에 대해서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이 자료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탈북자와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하게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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