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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탁구여왕 현정화의 영원히 잊지 못할 46일!

지난 7일,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선 아주 특별한 사람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탁구계의 여왕 '현정화'감독이었습니다.

현재 대한탁구협회의 이사인 그녀가 이 곳에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통일교육원이 주최한 <2040 통일 대화의 광장>에서 20년 전 겪었던 통일에 대한 경험을 우리와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날, 현정화 감독을 보기 위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그녀의 특별했던 46일간의 통일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실까요?


현정화 감독은 1991년, 일본 지바 탁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 역사적 통일의 첫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당시 북한 탁구 선수였던 이분희 선수와 남북단일팀을 이뤘기 때문이죠. 그리고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3-2로 극적으로 우승해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현정화 감독은 서서히 기억의 회로를 1991년으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정화 선수는 46일 동안 북한 선수들과 함께 했다고 밝혔습니다. 


단 46일 안에 완벽한 호흡과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던 그 때. 현 감독은 북한 이분희 선수를 만난 처음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처음엔 북한 선수와 함께한 것이어서 낯설고 경계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북한 선수하면 좀 더 강할 것이다. 독할 것이란 인상도 있었구요."

하지만, 30일동안 같이 연습을 하고 16일 동안 경기를 치르면서 그게 편견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농담도 하고 관심도 표출했어요. 당시 드라마 <서울 깍두기>가 유행할 때였는데, 그 때 유행어가 '했걸랑요?', '이었걸랑요?'였거든요. 훈련 중간중간에 남북한 선수들 사이에서 그 농담으로 채워질 정도였어요. 그걸 보면서 우리와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북한 이분희 선수의 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분희 선수가 간염에 걸리면서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현 감독은 "이분희 선수가 간염에 걸렸어요. 간염은 피로가 쌓이면 더 나빠지는 병이라고 하더라구요. 늘 우리보다 더 피로가 빨리 쌓이니까 중간중간 많이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우승에 대한 그녀들의 집념은 컨디션 또한 극복해냈습니다. 이에 대해 현정화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높았어요.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이 우리를 보고 있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가 여기서 지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당시 많은 나라들이 이 역사적인 경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듯이 남북한 언론에서도 연일 이 경기에 대해 집중보도를 했다고 합니다.

현정화 감독은 "사실 결승까지 올라가려면 매번 한 경기마다 5 세트의 경기를 하는데, 이분희 선수가 건강이 좋질 않아 2게임을 지면, 제가 3게임을 따내는 식으로 올라갔어요. 하지만 준결승에선 결국 이분희 선수가 빠질 수 밖에 없었어요. 건강이 더 악화됐거든요. 그렇지만 포기할 순 없었어요. 남북한 단일팀이라는 상징성이 있잖아요?"


결승전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 이분희 선수와 현정화 감독. 결승에 놀라운 기지를 발휘해 그녀들은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21살이란 나이에 통일을 경험한 현정화 감독. 이제 그녀는 통일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스포츠와 문화교류를 통해서 북한에 대한 이질감을 줄이고 통일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의 빗장을 여는 것입니다.

현 감독은 "이제 곧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코리아>가 개봉됩니다. 남북한 스포츠 교류를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습니다."라고 소망을 밝혔습니다.

현정화 감독의 특별했던 46일간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 꿈꾸고 있는 그녀의 소박한 꿈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저 또한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