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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도 클래식이 있을까?



이번 새달에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과 프랑스의 연합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로 했는데요. '라디오 프랑스 필'과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이 합동 연주를 하고, 남한의 지휘자인 정 지휘자가 지휘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주는 남북 합동 연주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기사 (링크)에서는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은하수관현악단을 통해서 알 수 있었듯이 북한에도 클래식을 하는 관현악단이 있었죠. 북한에 클래식이 있는지조차 물음을 던져야 할 정도로, 북한에 대해 모르는 우리의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클래식을 포함한 북한의 음악, 그리고 음악가들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악가musician'의 사전적 정의는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인데요. 음악가의 종류로는 작곡가, 지휘자, 연주가, 성악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음악의 종류도 가요, 클래식, 민요, 팝송 등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의 음악과 음악가들은 어떨까요?

 

 



사실 '북한의 음악'이라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잘 아는 아리랑 공연과 같은 무용공연이나 집단체조 같은 것만 떠오릅니다.



또 떠오를 만한 것이 있다면 대표적인 북한 노래로 알려져 있는 '반갑습니다'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노래는 북한의 전자음악단인 '보천보전자악단'의 대표 공연곡이기도 합니다.

'보천보전자음악단'은 지난번 기사 (링크)에서도 자세히 알아보았지만, 왕재산경음악단과 함께 북한의 2대 경음악단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보천보'란 함경남도 혜산시에 있는 지명인데, 이곳은 김일성의 대표적인 혁명전적지 가운데 하나로 여기에서 이름을 딴 것입니다.

북한의 엘리트 음악교육을 받은 뛰어난 연주가, 가수, 작곡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 각국의 대중음악도 연주한다고 합니다. 특히 평양 시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채널인 만수대TV에서는 매주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정오에 보천보전자음악단의 공연이 방영되는데, 북한 신세대들에게 가장 있기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첫째, 북한의 음악은 그냥 '민요'다!


지난 기사에서는 '북한에도 클래식이 있을까?'를 알아보았는데, 답은 '북한에도 클래식이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북한에서는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해서 따로 부르지 않습니다. 북한의 음악은 동·서양의 분류가 딱히 없고 그냥 '민요'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고 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김정일이 집필하고 조선로동당출판사에서 발간한 '음악예술론'이라는 책에서 보면 북한 음악의 성격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음악은 '주체음악'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은 인민대중의 정치사상적인 교화수단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음악예술론에 따르면 "음악예술을 시대의 요구와 인민대중의 지향에 맞게 발전시키자면 음악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의 지도 아래 운영되는 당-국가 체제인 북한 사회의 특성상, 당의 지도 하에 모든 음악예술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둘째, 북한의 음악은 '호소력'이 핵심이다!


남쪽의 음악은 전달력과 이해, 그리고 공감성이 강한 대중 음악이 인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호소력'이 핵심이라고 하는데요.

각종 노동 현장에서 공연을 할 때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데, 사람들이 흥이 나지 않으면 좋은 공연이 아닌 것이 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크게 조기교육, 수재교육, 전문교육을 통하여 음악가를 발굴 및 육성하고 있는데, 주로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을 통하여 음악가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한편 음악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교육 기관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표적인 음악·무용 전문교육기관인 평양음악무용대학이고, 다른 하나는 평양예술학원을 비롯하여 직할시별·도별로 설치된 각종 예술학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음악교원을 양성하는 기관입니다.





셋째, 북한의 음악은 '즉흥성'이 강조된다!


남한의 음악은 악보 중심이지만, 북한은 '즉흥'이 강조되어 감성을 이끌어내고, 표현력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반면 자율성이 제한되어 장르에 제한가 있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연습 때는 모차르트, 쇼팽, 베토벤 등 서양 음악도 다 연주를 하지만, 개인공연 같은 경우는 당의 제한을 받고, 선곡 또한 엄격히 통제된다고 합니다.

특히나 음악가들은 특별히 더 감시와 통제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주체음악'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음악의 특성 때문입니다. 문화예술은 인민대중의 정치사상적인 교화수단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음악예술인은 사람들을 선동해야 하는 '선전부'의 역할인 것입니다.

즉,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야말로 사상정신이 가장 투철해야 한다는 의식에 기초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음악가들은 우리처럼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무직이나 공무원처럼 끊임없이 창작목표를 세우고 중간점검(창작총화)을 해야 하는 시스템에 복무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음악가들의 활동은 “예술은 당에 속해야 된다”는 주장아래 당의 범주와 성격에 맞는 활동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창작활동은 어려우며 소속단체나 당으로부터 통제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북한 음악활동의 성격과 제한성으로 북한음악가들은 자유로운 음악활동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북한에도 클래식이 있을까?'라는 제목을 통해서 북한의 음악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실제 북한에서 '조선인민군협주단' 활동을 했었던 북한 출신 음악가와의 인터뷰 내용와 함께 찾아오려고 합니다. 그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북한의 음악, 그리고 음악가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계기가 우리에게 북한을 이해하고, 한반도에 남북의 음악이 울려퍼지는 통일의 그 날에 다가가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의  최수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