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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대학가에 부는 '중국어 열풍'

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4기 박채연입니다.

오늘은 북한에 불고 있는 중국어 열풍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에는 중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국의 대북 투자와 북한과 중국 간 무역량이 늘어나면서, 최근 북한에서 중국어의 인기가 제1외국어인 영어에 버금갈 정도라고 하는군요.


숙련공 부족과 임금상승 등으로 기업경영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해외에 진출한 큰 건설 회사들이 북에 적극적으로 인력고용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분위기는 북한 내 중국어 열풍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에서 통역 없이 일할 수 있는 무역 일꾼을 파견하라"고 관련 당국에 지시한 후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對중국교역 및 무역의존도 추이 (단위 US$천, %)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한 대북 민간 교류 단체 조선 익스체인지(Chosun Exchange)’의 제프리 시(Jeffrey See) 회장은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북한의 엘리트 계층인 평양외국어대학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진로는 `사업`으로 이에 따라 중국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제프리 시(Jeffrey See)회장이미국의 북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기고한 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북한에 등장한 중산층에게 중국어는 실용적 측면에서 필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도 '중국어 교육'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중국어학과의 경우 10년전만 해도 외문학부에서 가장 작은 학과였지만 이제는 영어,러시아어에 이어 세번째로 큰 학과가 됐고, 평양외국어대학은 교육과정 안에 대외경제과목도 설치하고 언어별 경제학 강의를 통해 외국어 전문가에게 필요한 경제지식을 줌으로써 대외무역거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의 전경】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인 리극강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하던 중 김일성종합대학의 중국어학과 수업을 참관하고 진지하게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모습에서 중조친선을 추진하려는 학생들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높이 평가했다고 중국국제방송이 전한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어 교육에 적지 않은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어 열풍은 북한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최근 과학기술 자료들이 중국에서 많이 들어오고 유학도 주로 중국으로 다녀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풀이했습니다. 북한 대학생들에게 외국어 습득의 1차 목적은 과학기술 습득의 수단을 갖추는 것이며, 영어 이외의 다양한 언어를 원만히 읽어 낼 수 있어야 폭넓은 과학기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중국 내의 북한 유학생들


이러한 인기는 세계대학생 중국어경연대회의 성적으로도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2006년서부터 2008년까지 세계대학생중국어경연에서 연속 모두 개인종합 1,2,3등을 쟁취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발 기사에서 지금 평양대학생과 청년들이 중국어 배우기가 하나의 추세로 돼가고 있다고 소개하며, 특히 김일성종합대학뿐아니라 각 대학에서도 일반 언어학적인 지식과 함께 중국어 문법·회화·듣기 등 실용성을 높이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중국어학과 리복수 교수는 (중 사이 무역을 비롯한 대외교류가 활발해지고 과학기술 교류도 거세지면서 중국어로 된 교재와 참고서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평양외국어대 학생들의 모습】


최근에는 정규 교육 외에 외국어 강습소를 찾는 학생
, 근로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15"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에서 내년도 외국어 강습생 접수 사업이 한창"이라고 전했습니다.

인민대학습당은 1980년대부터 각종 외국어 강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서 강습 코스를 제공하고 있는 외국어는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이며 회화와 문법 강의를 함께 가르칩니다. 리남수 인민대학습당 교육국장은 "최근 연간에 들어와 수강 희망자들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하며, "가장 수강생이 몰린 언어는 역시 중국어. 인민대학습당 관계자들에 의하면 강습희망자가 모집 규모의 3배를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민대학습당】


뿐만 아니라, 중국어 학습을 위하여 고액과외를 받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한 탈북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의 화이트컬러 자녀를 지도하는 고액과외가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 여성은 "고액 과외는 일반 학교 교사가 주로 중국어와 영어·음악 등을 하는 데 무상 교육인 사회주의체제에서 사비를 들여 과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적발되면 크게 문책을 받기 때문에 문책을 무마시킬 수 있을 정도의 최고위층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이 2~3만 원인 데 과외는 5만 원 가량으로, 급여의 배 이상 수준입니다. 


북한의 새 세대들 머리 속에서 영어 다음 가는 외국어는 중국어가 확실히 자리잡힌 듯 보입니다. 

출처
-(c)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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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