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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려면? (2)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려면?-1탄>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했다. 그렇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본격적으로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북한 최고의 대학인만큼 입학자격이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출신성분, 정치조직생활, 입학시험 성적을 각각 3분의 1씩 반영해 선발한다.


 

1.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

북한은 남한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제도를 1991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남한의 고3에 해당하는 북한의 고등중학교 6학년생들은 이 예비시험과 대학별 본고사를 거쳐야 한다. 예비시험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화학, 물리 등 6과목으로 남한과 유사하다. 대학 본고사는 예비고사 응시생 중 상위 20%만 치를 수 있다. 본고사 뿐만아니라 내신, 추천서, 신체검사, 체력장, 면접고사 등 다단계의 전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전체 응시자의 약 10% 정도가 대학 합격증을 거머쥔다.


우리의 수능과 같은 시험을 보지만 선발 기준에 출신·사회 성분, 조직생활평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시험성적에 의한 진학과는 거리가 멀다.

 

 

2. 학교장과 시·군인민위원회 또는 소속직장의 추천

입학시 소속학교장과 조선노동당의 추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출신성분과 당성 즉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인가와 공산당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우선하고 있다.




 

3.  출신성분 검사

가장 까다로운 관문은 바로 출신성분 검사이다. 정확한 범위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략 6촌까지의 출신성분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출신성분 검사는 가족·친척의 환경과 출신·사회 성분이 적대계층(과거의 지주·자본가·공직자·종교인·월남자·숙청자 등)에 속하지 않는 자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출신성분에 따라 선별적인 대학진학이 이뤄지는 것이다.

 

입학자격이  이렇게 까다롭지만 김일성대학의 경쟁률은 매년 30대1 안팎에 달한다. 서울대 정시모집 경쟁률이 4~5대1 정도인 것을 보면 입학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다보니 졸업생들의 면면도 대단하다. 북한 고위 간부의 약 30%가 김일성대학 출신들일 만큼 이 대학은 북한의 전통적인 파워엘리트 배출 통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모두 이 대학 출신이다. 또 최고위급 탈북자인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이 대학 총장 출신이다.


 

김일성 종합 대학 출신 인사들

  

김정일 : 정치경제학부 졸업(60학번). 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국방위원장, 조선로동당 총비서, 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 학교를 정식으로 다닌 게 아니라 대학 교수들에게 개인 교육을 받음. 주로 북한식 군사학을 극비리에 배움.

김평일 : 경제학부 졸업(78학번). 현 폴란드 주재 대사
권호웅 : 학과미상. 학생위원회 대표. 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경선 : 외국어문학부(미상). 현 조선로동상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
변영립 : 물리수학과(미상). 현 조선과학기술총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성자립 : 경제학부(미상). 현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송호경 : 외국어문학부(65학번). 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원동연 : 정치경제학부 졸업(미상). 현 통일전선부 부부장
리삼로 : 정치경제학부 졸업(60학번).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대외사업부 부장
림상종 : 학과미상. 현 조선로동당 38호실 실장
* 탈북자
황장엽 : 전 노동당 비서, 주체사상 이론가, 전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최고위급 탈북자
주성하 : 남한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착인으로 꼽히는 탈북자, 현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특이하게도 김일성종합대학은 남한의 학생들을 명예 학생으로 추서하였는데 대한민국의 민주운동가로 고문을 받다 죽임을 당한 박종철 씨와 세계청년학생축전 당시 북한에 갔다가 휴전선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통일운동가인 임수경 씨 등이 있다.

한국의 많은 수험생들이 대학 가기 정말 힘들다고 말하는 것처럼 북한의 수험생들도 그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북한에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출신성분이 대단하지 않고서야 말이다!) 시험은 보지만 아직도 출신성분과 당성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부정입학도 늘어가고 있다고 하니 특권 계층에게만 많은 기회가 허용되는 곳이다. 게다가 재수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니 기회가 많은 이 땅에서 태어난 것에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