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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정치선전 포스터

 

지난 7월 조선중앙TV가 소개했던 일명 북한국 불고기 포스터가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일부 해외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포스터에는 북한이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건설 중인 희천2호발전소의 건설현장에 동원된 군인들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보내준 불고기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눈물을 훔치는 인민군 그림과 함께 ~불고기!!!’, ‘뜨거운 그 사랑에 목메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림1참조> 북한 인민군 불고기 포스터에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의 식량난이 정말 심각한가 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림1>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던 '북한국 불고기 포스터'

 

이처럼 북한이 자신들의 체제를 선전하는 포스터를 자가발전형포스터라고 합니다. 그 예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환한 표정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 포스터<그림2참조>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그림2> 자가발전형 포스터, 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등장

 

그럼, 북한의 정치 선전 포스터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포스터는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으로서 인쇄 매체, 평면 예술이고 벽면에 게시되는 미술 형태라고 할 수 입니다. 인쇄된 벽보 형식의 포스터는 석판인쇄의 발명 전후에 제작되었고 벽이나 게시판에 전시되었는데요, 포스터의 기원은 고대로부터 시작되지만, 현대적 의미의 포스터는 19세기 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포스터가 가지는 장점인 다량 제작 시각적 강렬함으로 작가들에게 대중을 향해 더욱 자극적이고 광범위한 전시 형태<그림3참조>를 가져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여, 정치권의 정치 선전이나 이윤을 추구하는 상품 광고의 매체로서 포스터는 더욱 발전하게 됐습니다.

 

                                                 <그림3> 전시 형태의 포스터

 

포스터는 출판화의 하위 범주에 속하는데, 출판화의 형식적인 것과 형상적으로 규정한다면, 다른 미술에 비해 형식적으로는 간결 명료하고 정치적 내용과 사상적 주제가 뚜렷하며 대중 보급력이 신속하고 광범위합니다. 또한 관객이 선전화를 보고 감흥과 반응을 일으키는 시간도 빠르게 작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다른 장르들과는 다른 특징으로 인해 출판화, 특히 선전화는 대중 교양, 선전.선동 사업의 위력적인 수단으로서 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선전 포스터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시보성을 들 수 있습니다. 당 정책이나 결정이 발표되는 대로 빠르게 알아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2001년 하반기 김정일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모스크바 선언을 체결한 것을 경축하여 제작한 선전화 <자주외교의 빛나는 승리!>를 들 수 있습니다.<그림4참조>

  

<그림4>

 

 , 북한의 정치 선전화는 행사 선전화에 비해서 형상화되는 대상에 있어서 인물이 주종을 이룬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합니다. 그것은 북한 미술이 정치, 사상적으로 의의 있는 인간의 문제를 묘사한다는 미학관에 의거한 것인데, 묘사 대상이 사람이 아닌 사물의 경우에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동물이나 건축물, 예를 들면 비둘기나 주체사상탑, 각종 대기념비 등을 묘사하곤 합니다.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은 대체적으로 계급적 위치가 명확한 사람들로 노동자, 농민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이것은 조선로동당의 상징인 망치, , 북의 계급적 상징성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공산주의 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혁명의 주체로 내세운 것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노동자와 미국을 제압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선전화에는 주로 남성이, 농민이나 경공업 노동자로 설정된 인물은 대부분 여성이 묘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4, 그림5참조>

 

<그림5>

<그림6>                           
  
 

 지난 2007년 데이빗 히더라는 영국 미술품 수집가가 북한을 여러 차례 오가며 수백 종의 북한 선전 포스터들을 수집해 런던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수집품을 공개하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림7참조> 여기에서는 북한 만수대 창작사 소속 예술가 10여 명의 작품 75점이 전시되었습니다.  그가 내놓는 수집품에는 당대 선전포스터는 물론, 50년대 북한 초기의 포스터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전시회는 북한 미술품이 재평가에 기여했다고 합니다.

 

<그림7> 데이비드 히더 (출처: 연합뉴스)

 

데이빗 히더는 곧이어 2008년에 이러한 선전 포스터 컬렉션을 묶어서 책으로 펴냈습니다. <북한 포스터: 데이빗 히더 컬렉션(North Korean Posters: The David Heather Collection)>, <New York: Prestel, 2008> 이 책들에는 그가 수집한 포스터 자품 중 200여 점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2008 727일자 <뉴욕 타임스>의 비주얼 아트 리뷰는 다음과 같이 두 단락으로 이 책을 소개합니다.

 

  ▲출처: http://deulpul.net/3700488

 

 

흥미로우셨나요? 저는 북한 정치선전 포스터를 검색해보면서 정말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무시무시한 내용도 많이 있었지만요. 보고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포스터들을 미술사적으로 다시 보니 색달랐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박채연이었습니다.

 

 

 

 

<참고>

논문: 정치적 변화에 따른 북한의 정치 선전화(2003) 최우정

사진: 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