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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한류열풍] 북한주민 한국영화보다 규찰대에 끌려가

 

[북한 한류열풍]

'한류열풍'은 북한에도 불었다.

  

 모든 외부 유입을 차단해왔던 독재자도 '韓風'은 막을 수 없었다. 북한 이탈주민 호혜일이 쓴 <북한 요지경(2006)>따르면 2002년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소지품 검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 데 당시 가방에서 회수한 한국음반, 비디오, CD, 출판물이 약 600kg에 달했다고 한다.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한국의 언론매체가 북한 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나온 대답도 비슷하다. "남한 영상매체를 매일마다 봤다"고 대답한 이탈주민이 34%나 됐다.

  

 

 모든 외풍(外風)을 차단해왔던 폐쇄국가 북한에서 어떻게 한풍은 힘차게 불고 있는 것일까? 

  물론 북한당국은 그 어떤 외풍보다 한풍을 철저히 차단해왔다. 한풍은 국가 전체를 뒤흔들 저력을 가진 무시무시한 강풍(强風)이라 후환(後患)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군부는 심지어 북한 주민들의 텔레비전도 땜질을 해 채널을 돌리지 못하도록 고정해 놓았고 보따리상들이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한국 DVD나 CD의 상거래도 엄벌에 처하고 있었다. 

  북한 군부의 원천봉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한풍은 세계최고의 폐쇄국가에서도 순풍(順風)하고 있는 것인가? 

  원래 북한사람들은 한국 문화에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은 과거 북한 사람들에게 "남조선은 미제의 식민지로 찢어지게 가난한 국가"라 말하며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곤 했다. 북한사람들도 하늘과 같은 '장군님'의 말씀이니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기근이 일어나 수 십만명이 죽어가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장군님의 말씀을 듣고 열심히 일하다보면 북조선에도 어둠이 가고 햇살이 올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진전이 없자 이들의 '숭배'는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2010년에 일어난 화폐개혁의 실패와 현대사에 유래가 없는 3대세습은 '숭배'를 '불신'으로 만들어버렸다. 실제로 지난해,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의 대표적 상징물인 구호나무 수십 그루가 방화로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에 탄 구호나무에는 ‘백두광명성(김정일 지칭) 만만세’, ‘3대장군(김일성 김정숙 김정일) 만만세’ 등의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다. 내가 사는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인간은 주로 2 가지 선택을 한다. 첫째,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 둘째 좋은 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것. 그러나 북한에서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혁명)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다. 고로  북한 사람들은 두번째 선택을 했다. 이들은 다른나라의 매체와 상품을 접하는 것으로 외부환경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한류는 남한의 사회, 일상생활과 사상을 알 수 있는 매체였다. 그들은 북한군부가 만들어낸 허상이 아닌 자유의 실체를 보았다. 황홀경이다. 북한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북한군부는 한류가 탈북(脫北)을 부추기는 악이라 규정하고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 등을 담은 DVD의 유입을 단속하고 있다. '인민반'을 통해 주민들에 대한 감시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좋은환경을 향햔 인간의 욕구는 제재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일까.  한류는 북한 사람들에게 그 여느때보다 세차게 불고 있었다.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은 군부가 전기를 끊으면 중국산 배터리를 이용하여 텔레비전과 CD 플레이어를 작동해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남한 방송 수신이 가능한 지역의 주민들은 땜질로 고정된 채널을 리모컨으로 돌리거나, 중국에서 들여온 소형 텔레비전으로 몰래 남한의 방송을 시청한다고 한다.   

 
 북한사람들은 문화적 결핍자이다. 북한에서는 '국가'라는 이름하 '개인'의 문화적 욕구를 말살시키고 있다. 인간이란 누구나 '문화를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라는 천부인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행복권이 없는 것이다.

 

 세계사는 '자유'의 물줄기를 타고 흘러왔다. 자유를 막으면 막을 수록 인간은 자유를 더 갈망한다. 그리고 결국 자유를 이루어낸다. 자유는 바로 수 천년의 인류역사가 향해온 공통의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자유의 물줄기는 지금 북한이라는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흐르고 있다. 

 

 

상생기자단 4기 최영훈 기자

(justine127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