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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통일 인재 육성을 위해 노래하라! 'Dreams Come True'콘서트


지난 12월 2일 목요일 저녁,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주최하고 통일부와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 등이 후원하는 '통일 인재 육성 기금마련을 위한 Dreams Come True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식전행사
 인사말씀 _ 김일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
 축      사 _ 엄종식 (통일부 차관)
 후원금 전달식 _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수출입은행
 1부 공연
 서울튜티앙상블 _ G. Rossini Sonata for string No. 2 in A major
 소프라노 채은희 _ 그리운 금강산 <최영섭>
 테너 류정필 _ Dein ist mein ganzes Herz (미소의 나라 중에서, F.Lehar)
 소프라노 채은희, 테너 류정필 _ G.Verdi 오페라 'La Traviata'(춘희) 중 "축배의 노래"
 2부 공연
 셋넷학교 _ 꽃이 펴야 봄이 온다(희망 퍼포먼스)
 라스페란자 _ My love, My way, Time to say goodbye
 난타 하이라이트 공연 _ 칼과 도마 등의 주방기구가 멋진 악기로 승화되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

 

 

행사 스케치

 

  이번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출범한 10월 29일 이후 처음 열리는 대외행사로써 그 의미를 지닙니다. 김일주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후원회적부터 2만명 가까이 되는 탈북자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서 오늘날의 재단이 된 만큼,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는데요. 동시에 최근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김일주 이사장은 "전국 104개 대학에 약 1100명 가량의 탈북 대학생이 재학중인데 이들에게 갖는 꾸준한 관심과 도움이 이들을 통일의 역군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Dreams Come True' 콘서트를 통해 탈북 청소년, 탈북 대학생들이 희망을 얻고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본인 역시 "한국 전쟁 때 북한을 떠나왔다. 어찌보면 선배의 입장이기에 탈북 대학생 여러분께 네 가지의 힘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바로 그 네 가지는 통찰력, 자제력, 포용력, 인내력으로, "인생을 당당하고 신나게, 멋지게 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어 통일부 엄종식 차관의 간단한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엄종식 차관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주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영광"이라며, "탈북 청소년·대학생 은 남북한 주민의 화합과 통일 한국 사회의 통합을 주도할 밑거름, 바로 '통일 미래의 꿈'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들이 낯선 환경속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이들 곁에 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도와야한다"고 당부했는데요. "이 콘서트의 이름 '꿈은 실현된다(Dreams come true)'처럼, 탈북 청소년·대학생 여러분이 북한을 넘어 올 당시 마음 속에 품었던 꿈들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셋넷학교의 희망 퍼포먼스

 

 

 

 

 

 

  이 날 실력을 뽐냈던 여러 공연 팀중 가장 의미 깊은 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바로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셋넷학교'의 학생들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들이 손에 들고 있는 하얀 천은 바로 꽃잎입니다. 꽃을 형상화한 몸 동작으로, 꽃이 씨앗 단계에서부터 활짝 피어나는 순간을 실감나게 묘사했습니다. 끝에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의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렇습니다. 찬란한 아름다움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매서운 바람과 쏟아지는 빗방울을 견뎌내는 인내와 고통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동안의 '탈북史'와 비교해보았을 때 탈북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2000년대가 10여 년 갓 지났습니다. 그래서 탈북 청소년과 탈북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는 현재 시점은 아직은 꽃을 피우기 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들은 수많은 비 바람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들 자신을 위해, 또 다음 세대의 탈북자들을 위해, 더 나아가 통일 세대를 위해 이제 이들이 삶으로 틔워낸 꽃봉오리를 우리도 도와줘야 할 때가 온 것이 확실히 느껴지시죠?

 

 

 

신나게 두들겨라! 난타(NANTA) 공연


 

 

이 날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퍼포먼스, 바로 난타공연이었습니다. 본 기사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1부공연에 소프라노 채은희씨와 테너 류정필씨의 연합공연이 있었는데요, 두 분이서 함께 오페라 'La Traviata'중 "축배의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듣는 동안 '우와, 정말 잘하신다'란 감탄을 연발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이탈리아어로 된 가사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죠.  객석에 앉아 계셨던 대부분의 탈북자 분들 중 과연 얼마나 저 노래를 100% 음미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난타공연의 경우는 언어가 필요 없었을 뿐더러 몸짓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들과 소통하며 진행됐습니다. 앞서 1부 공연에서 앙상블의 멋진 합주나, 소프라노, 테너분의 열창때에 잔뜩 긴장해서 숨죽이고 있던 객석이 난타공연때에는 한 껏 긴장을 풀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느껴졌답니다. 객석의 무대를 향한 몰입도가 확연히 높아졌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았을 정도 였으니까요.

 

기자 개인적으로, 대한민국과 세계가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는 클래식의 합주나 오페라보다는 신명나게 두드리며 긴장된 몸을 풀고 남녀 노소 관계없이 모두가 몸을 들썩이며 즐길 수 있는 난타공연 같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음악회를 듣고나서…

 

 

  기자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은유로 가득 차 있다'고. 이 음악회를 보면서도 그랬는데요. 음악회를 들을 때마다 음악회와 삶이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목적이 통일 인재 육성을 위한 기금마련에 있었으므로, 음악회 감상의 초점이 우리나라가 앞으로 살아나가야 할  미래에 맞춰졌습니다. 


  음악회에는 여러 악기들이 등장합니다. 각각의 악기들은 저마다 모두 아름다운 소리를 지니고 있지만, 혼자서 연주할 때 보다 여러 악기가 모여 합주를 할 때 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하며, 그 합주 속에서 혼자만 튀어보이려 하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완전성에 흠이 가겠죠. 이처럼, 통일 한국 사회를 살아갈 우리들을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우리들 개인의 능력이나 환경만을 바라보고 혼자서 잘 되기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만 가진다면 결코 성공적인 통일미래를 맞이할 수 없습니다. 나 자신만을 위한 삶도 삶이지만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때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