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월 15일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두 발의 총성과 함께 한 남자가 쓰러집니다.
쓰러진 남자는 김정일의 첫째 부인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
1982년 9월 스위스 어학연수 중 한국으로 망명한 그는 사건으로부터 열흘 후 결국 숨졌습니다.
사건 현장에서는 북한공작원들이 사용하는 탄피가 발견되었고,
국가안전기획부는 이 씨가 북한 대남공작부 소속 요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후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북한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두 피살사건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습니다.
먼저 두 사람은 모두 북한에 대한 비판으로 북한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한영은 ‘대동강 로열패밀리’라는 책을 출간해 북한 김씨왕조의 실상을 한국에 폭로했고,
이러한 행보가 미움을 사 암살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정남 역시 인터뷰를 통해 3대 세습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김정은의 분노를 샀습니다.
두번째 공통점은 피살당한 날짜입니다.
1997년 2월 15일과 2017년 2월 13일, 두 사건은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일어났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광명성절을 앞두고 기관별로 충성 보고대회를 여는 등 김정일·김정은에게 충성 맹세 경쟁을 벌여 왔는데요,
따라서 두 사건 모두 북한 반대 세력에 보복하고 지도자에게 충성의 증표로 바치기 위해 피살되었을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사진 출처>
윤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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