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북한 내부에 미칠 영향은?
사진출처: SBS 뉴스
※ 본 내용은 통일부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5)이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을 맞고 피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일제히 파질 아마트 슬랑오르 주 경무부장, 쿠알라룸푸르 공항 경찰 책임자 압둘 아지즈 알리 경무관의 말을 인용하여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을 맞고 살해당했으며 용의자들은 택시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이에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사망이 북한의 공작에 의한 것으로 보고 공식 발표를 준비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아직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는 외국에서 벌어진 사건을 말레이시아 당국이 공식발표 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먼저 발표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김정남의 피살은 김정은 일인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벌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1년 집권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미 5년간 340여 명을 총살, 숙청한 바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후 2주 만인 11년 12월 30일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어 군권을 장악했고, 이듬해 4월에는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당, 정의 우두머리를 차지하며 3대 세습을 시작했다.
이미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 집권 5년 실정(失政) 백서"를 통해 숙청된 인원이 "12년 3명, 13년 30여 명, 14년 40여 명, 15년 60여 명으로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설명했었다. 특히 고모부였던 장성택을 비롯하여 최영건 내각 부총리,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등을 처형했는데, 이는 처형 대상의 범위가 당정군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5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이후 뜸했던 숙청을 16년에 다시 재개하며 9월까지만 64명을 공개처형하며 아직도 숙청이 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16년 9월에 다섯번째 핵실험을 진행하여 대내외적으로 북한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권력 유지에 애를 먹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이다. 북한의 경제사정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지만 특히나 지난해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결정적이었다. 결의안 이후 북한의 외화 수입이 2억달러 감소했으며, 어업권 또한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있던 북한의 수해도 체제 불안을 가속화 시키는 데에 한몫 했다. 또한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전술한 지속적인 숙청을 그 근거로 볼 수 있다.
이번 김정남 피살사건 또한 그 연장선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이었고 일본 언론에 인터뷰를 하거나 한국 언론에 자주 포착되는 등 개방적인 행보로 존재로도 김정은의 불안거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10년에는 일본 아사히 TV와의 인터뷰에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12년에도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후견인이던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미국으로의 망명설까지 흘러나왔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김정은의 분노를 샀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김정남 피살은 향후 북한의 김정은 독재체제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면서 북한의 고립주의를 가속화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추측 된다. 김정남은 후견인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에는 북한 내부보다 해외에 더 많은 연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중국이다. 김정남은 마카오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중국에서도 김정남에 대한 경호를 제공하고 있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중국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하거나 중국에 적개심을 드러낸 바 있는 김정은이 불편할 것이다. 이에 김정남의 피살은 단순히 개인의 암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북한과의 연결선 중 하나를 끊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백두혈통이 세습하는 북한의 권력이기에 정통성을 지닌 또다른 백두혈통인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있어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종법적 질서에 따르자면 정실부인이 아닌 유부녀 성혜림과의 불륜으로 태어난 김정남은 정통성에 장애물이 있지만, 이는 셋째아들이자 첩 소생인 김정은 또한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김정남은 3대 세습에 지속적으로 반대 하는 발언을 거리낌없이 해왔으며, 김정은에 대한 반대파가 추대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일인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고, 고립주의를 가속화 시키는 시발점으로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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