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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독일영화 '태양의 거리'

 

안녕하세요. 제9기 통일부대학생기자단의 박근영입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태양의 거리'라는 비범한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의 거리', 꼭 북한 영화의 제목처럼 느껴지진 않나요?

'태양 아래에서' 란 영화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독일에서 제작되었습니다.

'북한'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독일 분단' 의 키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movieons

 

 

'태양의 거리'는 비단 영화의 제목뿐만이 아니라 구 동서독 분단 시절,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관통하던 '거리'의 명칭입니다. 즉, 실존하는 '거리'인 것이죠.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던 사실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 또한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분단되었던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베를린이 독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라는 점에서 베를린을

서독이나 동독 중 한 곳이 선점하기에는 어려웠을 거라는 의견입니다.

 

 

이미지 출처-youtube trailer

 

 

1990년대에 제작되어 199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작품은 '분단 시절'이던 1970년대 후반, 구 동독 학생들의 삶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태양의 거리 끝 쪽에 거주하는 그들의 삶은 여느 청년들과 비슷하기도,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베를린 장벽은 이들이 살고 있는 태양의 거리를 가로지른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가시적 거리이지만 눈 앞에 두고도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점에서, 남북 분단 상황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또, 그들의 거주지가 경비가 삼엄한 국경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리 한반도의 대성동 마을, 기정동 마을 주민과 비슷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youtube trailer

 

 

미국 유명 콜라 브랜드 간판이 멀리서 보이는 높은 곳에서 두 팔을 뻗은 청소년 '미샤'의 자유로운 모습을 통해 

 동독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라나고 있지만 자유로운 '청춘'이라는 점은 다를 바 없게 그려집니다.

영화 속 1970년대 말, 구 동독에서 롤링 스톤즈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이전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문물들을 통해

 자유를 구가하는 장면들을 그려내면서 구 동독 출신 주민들의 오스탈기(Ostalgie)를 자극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스탈기 = 통일 이후 구 동독 출신 주민들이 통일 이전 삶을 그리워하는 현상을 칭하는 용어

                             = 동독(Ostdeutschland)과 노스탤지어(Nostalgie)의 합성어

 

 

이미지 출처-youtube trailer

 

 

사실 분단 시절, 구 동독에서는 외국 제품 이용을 자제하고 자국만의 것을 개발해 이용하자는 

인식이 강했다고 전해지는데요. 북한과 비슷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주요 인물로 그려지는 '미샤'는 첫사랑 상대 '미리암'을 통해

 ' 자기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die schoenste Zeit meines Lebens)'을 보냅니다.

 그 시간이 가장 아름다웠던 이유로 '어렸고(jung) 사랑에 빠졌기(verliebt) 때문이라는 구절이 참 와닿습니다.

영화는 모든 대사가 독일어라서 한국어 자막 없이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눈부신 청춘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만 바라보아도 그들에게 감정이입하기 쉽습니다.

 

 

이미지 출처-youtube trailer

 

 

'동독'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지만 어둡지 않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신선한데요.

'코미디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려 작품성 또한 인정받고 있습니다.

몇 해 전, '태양의 거리'는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주한독일문화원(괴테인스티투트)에서 괴테(GOETHE)-키노(KINO)

 영화 시리즈 중 하나로 소개돼 많은 한국인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독일 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주한독일문화원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미지 출처-주한독일문화원

 

 

주한독일문화원에서는 '통일'이라는 테마를 중시한 행사를 종종 개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우리와 같은 분단 상황에 살았던 청년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를 통해, 공통점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 영화가 독일 통일 이후 개봉한 영화라는 점에서 우리의 분단 현실이 떠올라 아쉬움도 들었는데요.

우리의 통일 이후에도 분단을 어둡게 그리지 않은 영화가 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