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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 간 뽀로로 아동영화


안녕하세요 통일부 기자단의 이수민 기자 입니다. 지난 10월 북한 평양 아동백화점 관련 보도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어머니의 손에 우리나라 제품인 뽀로로 가방이 들려 있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북한 뉴스에 뽀로로가 등장한 것은 2014년 평화 아동백화점 안의 시설물 중 이 캐릭터로 장식되어 있는 미끄럼틀이 포착된 것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뽀로로'는 이미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인 것으로 유명한데요, 2005년 한국의 뽀로로 제작 업체인 아이코닉스, SK 브로드 밴드, EBS, 북한의 삼천리 총회사가 협력하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즌 1~2의 약 20여 편의 제작에 북한 회사가 참여 했으며 남측에서 보내온 그림과 시나리오를 북한 업체가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세계 어린이들의 뽀통령', '어린이들의 뽀느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뽀로로' 영상화에 북한이 참여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애니메이션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대중들에게는 북한 애니메이션이 '북한'이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저평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애니메이션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대연 저서의 <북한 애니메이션>에서는 국내 최초로 북한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특징, 작품과 제작환경, 세계에서 북한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위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알아보는 한편, 나아가 남북 교류 방안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에서는 애니메이션을 흔히 '만화영화' 혹은 '아동영화'라고 부릅니다. '만화적 수법을 써서 그린 그림을 영상화 한 영화'가 만화영화의 정의인데 북한에서는 거의 모든 만화영화가 아동을 위해 만들어져, 아동영화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북한의 애니메이션이 남한이나 일본에 비해 섬세하고 부드럽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1초당 24컷의 움직임이 조금씩 다른 프레임을 담기 때문입니다. 보통 남한에서는 1초당 12컷, 일본은 8컷을 담기 때문에 북한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은 보다 현실과 가깝고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영화 예술 목적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사상교양과 문화교양 입니다. 북한 정부는 영화가 정치적 사상을 대중들에게 선전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또한 영화의 수준이 문화 예술의 수준을 반영한다고 여겨왔습니다. 김일성 저작집 12권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영화는 우리 당의 힘 있는 직관적인 선전 선동 수단입니다. 영화는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보여줄 수 있으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오랜 기간의 력사적 사실들과 사건들을 직관적으로 생동하게 보여줄 수 있으므로 근로자들을 교양하는 데서 소설이나 신문보다도 낫고 무대의 제한을 받는 연극보다고 우월합니다. 영화가 여러 가지 예술 형식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고 힘 있는 대중교양 수단이라는 데 대하여서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때문에 아동영화를 만들 때도 남한= 찌질하거나  수동적인 캐릭터, 미국=적, 북한=용맹하고 능력있는 캐릭터 식의 편향되고 정치적인 내용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애니메이션 색깔은 아이들의 교양과 감성으로 고착되고 혁명 전통과 같은 심각한 주제는 드물어졌다고 합니다. 외히려 미래의 일꾼을 양성한다는 목적하에 정치적인 선동보다는 교양을 주요 제작 목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또 김일성과 김정일이 북한 애니메이션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만큼 북한 아동영화는 세계적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들을 많이 했습니다. 가령 1997년 일본의 'Dr, 슬럼프 아라레 짱'을 그전에는 미국의 '톰과 제리'를 방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그위스계 다국적 인지니어링 그룹인 ABB사의 전 북한 사무소장 펠릭스는 애니메이션 포함 영상 산업이 북한에서 가장 유망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프랑스 애니메이션 작품 절반이상에 북한 인력들이 참여했으며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등의 나라와 많은 합작을 완성시키기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야가 앞으로 미래 남북 문화 화합의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 예측하는 이유는 그만큼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북한 아동영화의 주제가 정치적 사상 교육을 벗어나 그야말로 아동 교양, 교육목적으로 창작되었기 때문에 남한 아동 애니메이션과도 공통분모가 많습니다. 또 경제적인 이유를 고려해 보았을 때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의 하청국에 비해 북한 제작 인력과의 소통이 원활하고 또 그들은 고급인력이라는 정점이 있습니다. 여태까지 남북 합작으로는 '게으른 고양이 딩가', '뽀롱뽀롱 뽀로로', '왕후 심청' 등이 있습니다.

글보다는 이미지에 익숙한 현대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은 '통일의 긍정적인 측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입니다. 이념적 성향이나 정치적 영향을 떠나 보다 자유롭게 남북 어린이들이 공유하고 함께 보며 웃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나오기를, 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산업을 남북이 함께 일궈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상 이수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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