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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동국대 1차 통일포럼 - 토론회①


지난 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2016 제1회 동국대학교 북한.통일 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통일 포럼은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2부에서는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학생들의 발제 및 토론이 있었습니다. 2부의 발제는 이남수, 남민경, 장윤석 학우가 진행했으며, 이에 대해 각각 신동한, 박형기, 이소희 학우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동국대학교 북한학과의 추재훈 학생은 "제1차 통일포럼은 동국대학교 학부 학우들이 북한, 통일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은 자리"라며, "학우들의 문제제기와 논지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북한학과 학생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잘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래는 각 발제자의 발제와 토론자의 토론입니다.


사회를 맡은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추재훈 학생


김정은 정권에서 다시 바라보는 '북한의 위기' by 이남수


북한의 위기는 매 정권마다 나타났으나 실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언론의 과대 해석, 북한을 이용한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 극단주의자들의 평가 등에 기인한 것이며, 북한의 위기 더 나아가 붕괴론까지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위기를 특수한 형태로 극복해나갔습니다. 이는 북한을 심층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필요성을 불러일으킵니다.


북한에서는 각종 권력 다툼이 있었습니다. 김일성은 1950년대 중반, 연안파를 비롯한 반대세력을 대규모 숙청·투옥하며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이종석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혁명과정에서 하나의 정치적 지도중심체가 형성되어 가면서 겪게 되는 ‘반종파투쟁’이나 현안을 둘러싼 정책상의 대립·갈등입니다.


김정일의 경우 장성택의 개입으로 이루어진 ‘심화조 사건’으로 김정일 체제의 큰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또한 ‘고난의 행군’이라고 일컫는 대규모 식량난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 사회주의 국가가 붕괴한 90년대 초 북한에 대한 식량 및 연료·비료의 최대 공급국이었던 구소련의 붕괴,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로 인해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악화되었으며, 잇따라 발생한 냉해(1993/1998), 대홍수(1995/1996) 고온 및 해일과 가뭄(1997), 강우부족(1999) 등 자연재해로 인해 보다 더 심화되면서 악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시대는 어떨까요? 1974년 후계자 내정 이후 37년 동안 북한을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으로서 김정일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영결식이 끝난 직후 2011년 12월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었습니다.


김근식 교수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는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김정은에게로 제도적 권력 이양이 과거 김정일 때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김정일이 김일성 사망 후 3년에 걸쳐 이루어진 공식적은 권력 승계와 비교할 때 4개월 만에 조선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 김정은의 권력 이양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둘째, 2012년 김일성 100주년 기념 태양절 행사에서 해외 언론을 초청하고, 대중연설을 직접 함으로써 자신이 김정일처럼 은둔의 지도자가 아닌 공개된 지도자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스위스 유학파 출신의 김정은은 체제 초기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해서 적극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습니다. 셋째, 당-군 관계 또한 새롭게 정립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발제자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이남수 학생


김정일 시대에도 종종 등장한 붕괴론에는 북한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포함되어 있으나 희망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0년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고, 김정일이 사망 한 후 급작스럽게 김정은에게 권력이 이양될 때부터 체제를 공고히 할 때 까지도 북한의 내부 쿠데타, 대규모 탈북 등의 북한 붕괴론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다르지 않게 그러한 예상은 특정 언론의 허황된 이야기이자 일부 세력의 ‘희망적 사고’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6.28조치를 통해 자생적인 시장을 묵인하고,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인민들이 국가의 배급에 의지하지 않고 사는 법을 익혔으며 당과 지도자에 대한 신심도 줄어들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가 아닌 마음의 체념 혹은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정세는 북한의 위기가 아닐 수 있다는 판단도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은둔 정치로 인한 고립에 대해서는 오히려 북한이 현재 고립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강력하다는 대북제재에도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제 5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있을 정도의 대담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강력한 제재가 통하지 않는다는 대담함을 통해서 대화의 국면으로 이끌고 결국 ‘핵’과 ‘미사일’을 중점으로 한 협상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북한이 남북 대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거 클린턴 정부 당시, 북한은 오히려 클린턴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이루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북대화 보다도 오히려 미국을 통한 대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중국은 북한을 놓을 수 없습니다. 사드 배치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동북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미중의 갈등이 눈앞에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동북아의 세력 확장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우호적 갈등을 포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네 번째, 1990년대 중반의 고위급 탈북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인사에 대한 감시가 삼엄해지면서 북한이 체제 공고화에 나선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이번 역시 위기 수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은 집권 초기의 대중적·인민애적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의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직후 보여준 모습과 2016년의 모습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제문에서의 ‘체제’와 ‘정권’는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김정은 체제를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를 진단함으로서 북한에 대한 정부·시민단체·국제단체의 새로운 대북 노선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토론 by 신동한


신동한 학생은 발제문은 과거와 현재의 김정은 정권을 분석해 여러 가지를 근거로 북한의 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며 ‘북한 붕괴론’을 반박하고 있다고 발제를 요약하며, 발제문에 실린 근거의 타당성과 설득력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토론문의 내용입니다.


첫째, 발제문은 북한이 우려했던 것보다 탄탄하게 유지된다고 주장하며 6.28조치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북한은 6.28조치를 통해 장마당 등 시장경제 요소를 인정하여 경제 활성화를 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요소가 북한의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붕괴를 촉진한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자본주의적 요소는 북한 내부 모순, 체제의 한계성을 드러내어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환멸을 유도하거나,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논박도 필요합니다.


둘째, 발제문은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가 아닌 마음의 체념 혹은 무관심으로 평가’한다며 북한 내부 주민들의 북한 당국에 대한 인식을 서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 주민들이 모두 위와 같이 생각한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을 맡은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신동한 학우


셋째, 발제문은 과거 김정은이 건재함을 보여주었던 사례를 들어 신변 위협에 대한 위기론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김정은의 신변 위협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신변 위협에 근거한 북한 위기론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신변 위협을 가정했을 때도 북한의 정권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필요합니다.


넷째, 발제문은 핵과 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협상 가능성,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위기론의 핵심적인 근거 중 하나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하지 않고 압박과 제제를 통해 북한 내무 모순을 극대화하여 붕괴시키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이와 같은 기조로 대북제제와 압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단순히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것이라는 대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제와 압박이 북한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찾아 반박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발제문은 중국이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제제 동참에 근거한 북한위기론을 반박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포기할 가능성은 적지만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고려해 보아야합니다. 중국의 대북 제제 동참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주장은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와 같은 전제를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통해 중국이 북한을 제제를 하더라도 북한의 위기는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필요합니다.


여섯째,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이 북한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발제문은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감시 강화를 통해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을 방지한다는 근거로 반박했습니다. 이는 고위급 인사들이 탈북을 ‘못’ 하기 때문에 위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탈북을 ‘할 수 있다’면 고위급 인사들은 탈북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고유환 교수의 칼럼, ‘북한붕괴론의 망령’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태영호 공사처럼 북한 밖에서 활동하는 고위급 인사들은 국제사화의 접촉을 통한 인식변화와 자녀들의 영향으로 탈북을 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외 고위급 인사들은 동요하고 있을지 몰라도 내부의 고위급 인사들은 북한의 정권과 이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과 결속되어 있다고 합니다.


[동국대 1차 통일포럼 토론회]

① 김정은 정권에서 다시 바라보는 '북한의 위기' (현재 페이지)

② 한반도 분단과 평화에 대한 소고 (☞클릭!)

③ 북한에서의 사회적 관계의 형성과 카리스마의 세습 (☞클릭!)



추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