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과 주진우 기자의 특명, “간첩을 찾아라!”
간첩·대공신고는 국번없이 111
영화감독 류승완씨와 과 주진우 기자가 간첩을 찾아 나섰습니다. 첩보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직접 간첩을 찾아나서는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것인데요. 우리들에게 결코 낯설지만은 않은 간첩, 그렇지만 정작 그 실체는 베일에 쌓여있기만 했던 그 간첩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간첩 「명사」의 정의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이나 상황을 몰래 알아내어
경쟁 또는 대립 관계에 있는 국가나 단체에 제공하는 사람.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
분단국가 한국에서 간첩이 갖는 의미는 사전적인 의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실제한국전쟁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간첩 혐의로 형장의 이슬이 되기도 하였고, 전쟁 이후에도 김신조 남파 무장간첩 사건 ,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 , 원정화 간첩사건과 같이 간첩에 관한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간첩을 주제로 한 영화가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죠.
그런 가운데 2011년 겨울의 어느 날, 간첩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 영화감독 류승완씨와 주진우 기자가 뜻을 모았습니다. 첩보 영화 제작을 구상 중인 류승완 감독은 본격적인 영화를 촬영하기 전에 실제로 간첩을 찾아보기 위한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담기로 결심하고, 실제 간첩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휴전선을 통해 귀순한 전직 인민군 대위, 석영환 한의사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북한에서 받은 훈련과 활동들은 두 사람이 원했던 간첩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들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89년에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었던 임수경씨와 그녀의 방북을 도와주었던 어수갑씨였습니다. 직접 북한을 방문하고 국가 보안법 처벌 경력도 있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그들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간첩은 절대 못찾습니다.”는 냉랭한 대답뿐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대북 라디오 방송 ‘자유북한 방송’의 대표 김성민씨였습니다. 북한 인권 활동의 제 1선에서 활동하는 인물이고, 북한이탈주민이기에 두 사람이 거는 기대는 컸지만 간첩을 찾는 그들이 전해들은 사실은 북한 인권 단체가 한국보다, 미국 국무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성민씨를 통하여 북한 통일 전선부(통일외교기관과 공작기관을 포괄한 개념)에서 활동했었던 탈북시인 장진성씨를 만나 대남 심리전에 관한 내용을 전해듣습니다. 장진성씨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탈북할 당시만 해도 위조된 남한 주민등록증이 30만개 가량은 있었으며, 남한 인터넷에 접근하여 수많은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합니다.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인터넷 간첩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 역시도 그들이 원하던 간첩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장진성씨를 만나고나서 오히려 간첩의 정의와 개념에 대해 혼란에 빠진 두 사람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간첩이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지만 해답은 나오지 않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간첩은 찾을 수 없다는 지극히 부정적인 대답만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생 끝에 만난 ‘귀순간첩’ 오길남씨를 통해 해외공작·납북의 실체를 어느 정도 파헤칠 수 있었지만 끝내 그들이 원했던 공작 간첩은 찾지도, 만나지도 못한 체 다큐멘터리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간첩에 관한 많은 신화와 이야기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그런 일들이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분단국가의 특수한 현실 속에서 발생했었던 수 많은 간첩 사건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발자취를 쫓고자 했던 류승완 감독과 주진우 기자는 대중들에게 무엇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분단국가의 현실이 낳은 유산, 간첩.
우리는 언제까지 간첩이라는 미지의 존재와 싸우며 불안에 떨어야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언제쯤 그 불안감 속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일까요.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분단 국가라는 현실로 인해 우리를 힘들고 괴롭게하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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