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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탈북BJ가 있다고? <BJ봄향>


("탈북BJ가 있다고? <BJ이평>"에서 이어집니다 ☞클릭)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탈북민 출신 BJ로는 BJ이평 말고도 'BJ봄향'이 있습니다. BJ봄향은 여성 탈북민으로, 19세에 탈북해 2년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BJ봄향 아프리카티비 방송국 대문 화면


최초 2012년에 6개월 간 채널A의 프로그램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BJ봄향의 방송은 먹방, 일상적인 토크 등 등 여러 컨텐츠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한편, 남한의 젊은층이 북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며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의 방송에는 약 25,000여 명의 애청자가 있고, 그가 업로드한 "탈북녀 손봄향 탈북스토리"는 누적 조회수가 총 260만 명에 달합니다. (관련영상: "탈북녀 손봄향 탈북스토리")


BJ봄향 유튜브 방송화면


BJ봄향은 함경북도 온성군 출신으로, 20여 년 전 고난의행군 시절(1990년대 후반) 언니가 죽는 등 힘겨운 일을 겪고 어머니가 먼저 탈북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10살의 나이에 배고픔을 못견뎌 8살짜리 여동생을 두만강변에 두고 중국에 건너가 엄마를 찾다가 양자로 팔려 베이징까지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몇 년간 생활을 하게 됩니다.


BJ봄향은 중국 공안에 잡혀 북한에 다시 끌려가고, 다시 탈북을 하는 과정을 몇 번 거쳤습니다. BJ봄향은 탈북을 하다가 북한에 끌려가더라도 무조건 정치범 수용소로 잡혀가거나 총살을 당하는 것은 아니며,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더라도 '단련대'와 같은 곳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탈북을 한 후 19살이 되었을 때 그는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까지 BJ봄향은 한국의 존재를 몰랐다고 합니다.


북한에 살면서 남한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BJ봄향이 북한에 살던 시절은 TV도 흔하지 않아 남한의 소식을 들을 수도 없었고, 경제난이 심해 외부 소식을 들을 길도 없고, 또한 남한의 존재를 알았다고 해도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에게 남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남한으로 왔고, 이후에 어머니와 동생까지 남한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방송 캡쳐 화면



BJ봄향은 이외에도 지하철에 처음 탔을 때, 결혼을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대파를 먹는 이유, 여행갔던 이야기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시청자들과 즐겁게 주고받고 있습니다.


탈북민을 부르는 여러가지 이름 중, '먼저 온 미래'라는 말이 있습니다. 통일 이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남북 주민은 일상적으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어있고,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탈북민에게 그대로 덧씌워지며, 따라서 탈북민들은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낯선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탈북민이라는 사실이 아무렇지도 않은, 마치 강릉 출신 주민과 밀양 출신 주민이 서로의 고향 때문에 낯설어하지 않는 것처럼 굳이 탈북민이라는 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 방송은 큰 의의가 있습니다.


BJ이평, BJ봄향 등의 방송을 통해 우리 사회가 탈북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추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