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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2016 통일 보건의료 리더십 아카데미' 그 현장을 가다.

2016 통일 보건의료 리더십 아카데미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제관 원강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일명 통보리 아카데미로 불리는 이 강좌는 젊은이를 위한 통일 보건의료 열린강좌로서 이번 강좌로 8회째를 맞았으며 각 회마다 주요 이슈를 포함한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는 해당의료 종사자 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분들도 참여하여 그 열기가 더 뜨거웠습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1일차와 2일차로 나누어 진행되었 1일차에는 '<세션1> 북한 보건의료, 이해를 넘어 공감하다 : 북한보건의료의 이해 <세션2> 통일대비 보건의료, 차이와 해결방안을 논하다1 : 대북 보건의료 현황 및 실태' 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2일차에는 '<세션3> 통일 대비 보건의료, 차이와 해결방안을 논하다2 : 북한의 식수 및 위생환경 개선사업(WASH) <세션4> 통일 시대의 보건의료, 주요 이슈를 말하다 : 남북한 보건의료 인력 통합 방안' 이란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그 중 2일차 강의에 함께 참여하여, 생생한 열기를 함께 느꼈습니다. 함께 그 현장을 살펴볼까요?

(▲ 입장 전 입간판과 기념촬영) 


2일차 강의 첫 번째로, <세션3> 통일 대비 보건의료, 차이와 해결방안을 논하다 2 : 북한의 식수 및 위생환경 개선사업(WASH) 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컨선 월드와이드 코리아 이준모 대표가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는 전 세계의 개발이 필요한 지역 주민들의 구호, 지원, 증진과 관련한 비종교적이고 자발적인 기구이며,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펼치는 기구입니다.

(▲ 강의 시작 전 준비모습) 


본격적으로 강의의 핵심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WASH 란 Water(물)+Sanitation(위생시설)+Hygiene(위생)을 합친 단어입니다. 급수, 공중위생 및 개인위생 증진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매일 물을 마십니다. 또한 우리가 조리하는 대다수의 음식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하수도 처리시설과 배수 시설도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먼지 쌓인 몸을 깨끗이 씻기도 합니다.  이렇게 필요한 물의 양을 기준치로 하면, 1일에 7.5L에서 15L 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북한의 상황은 어떨까요? 북한 인구 2500만명 중 약 20%의 인구인 500만명은 물 접근성이 없는 인구라고 합니다. 참고로 컨선월드와이드의 본사인 아일랜드 국가의 총 인구가 500만명이라고 합니다. 북한 WASH의 주요 문제 원인 중 기후변화와 취약한 인프라가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북한을 자주 강타하는 가뭄은 북한의 농업을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산업 중 약 90%가 농업인 만큼, 체감 피해는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죠. 또한 얼마 전 북한에 큰 피해를 안겨 준 홍수도 기후변화의 하나의 예시입니다. 취약한 인프라의 예를 살펴볼까요? 북한의 용수 공급의 상당수는 우물과 관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공급방식은 편리함 뿐 아니라 위생의 관점에서도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살펴본 홍수가 크게 일어난 경우,우물과 관정에서 나오는 물의 위생에 큰 문제점을 안겨 줄 수 있겠죠? 

이런 사실들을 수치로 살펴볼까요? 

물의 접근성이 낮은 이유로는 전기부족 (49%), 펌프상태 (25%), 노후 및 누수 (20%) 등이 있습니다. 

상수도 연결 상황입니다. 즉, 생활을 하는 곳 중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탁아시설 (38%), 유치원 (50%), 학교 (56%), 보건시설 (54%), 가정 (77%) 입니다. 감염에 취약한 보건시설도 상수도 사용률이 절반에 그치고 있고, 전염에 약한 아이들이 있는 탁아시설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컨선월드와이드의 북한 내 WASH 사업에 대해 알아볼까요?

1998년 대홍수로 인해 구호활동을 처음 시작하였고, 4개도의 12개군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칩니다. 연간 15만명을 지원하고 있고, 컨선월드와이드 파견직원 5명 현지직원 11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간 2백만유로 한화로 약 26억원 정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활동은 전기펌프시스템 개보수, 태양광발전 상수도 시스템, 수질검사 연구실, 하수처리용 시스템, 공중위생 교육 수립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뭔가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단순히 식수나 용수를 제공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의 활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주민들의 독립적 자생이 가능한 분야로 지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는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준모 대표는 북한 당국과의 협조 필요성도 얘기했습니다. 현재 함께하는 협력하는 파트너로 조선-유럽연합협력조정처, 도시 관리청(북한의 물, 위생에 관련된 활동을 담당하는 기관), 군 인민위원회, 농업과학원, 보건관리청을 언급하며 더 적극적이고 폭 넓은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컨선월드와이드의 북한 내 지원사업으로 상수도의 연결 및 인프라 구축, 마을 공동 펌프장 설치, 공중 화장실 및 학교, 가정의 화장실 건축, 하수도 인프라 구축, 농업용수 지원, 태양광을 활용한 양수시설, 공중보건 교육 및 위생 증진을 위한 인재양성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2015년 이후 강원도 통천군, 판교군, 법동군 황해북도의 은파군, 인산군, 평산군 등의 지역에 지원한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평양 이외의 취약지역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설명했습니다. 특히 인식에 대한 개선에서 물과 위생의 관련성과 위생 파트너를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해당 지역 커뮤니티의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 컨선월드와이드가 펼친 다양한 지원사업들) 

오늘 본 것처럼 북한의 대한 지원은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확 할 수 있었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의 활약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강의의 두 번째 순서는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부소장인 서대헌 부소장이 맡았습니다. <세션4> '통일 시대의 보건의료, 주요 이슈를 말하다 : 남북한 보건의료 인력 통합 방안' 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볼까요?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들은 대한민국에서 여러가지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의사에 관한 인력 통합을 다루는 강의였습니다. 먼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북한의 의사체계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구분

보건의료인 

양성기관 

양성기간 

비고 

상등보건일군 

 의사

의학대학 일반임상의학부 

5년 6개월 

졸업시 6급(무급)의사 

의학대학 전문반

7년 

입학 시 전문반 지망 

의학대학 통신부

6년 

준의, 간호원 대상 1년 2회교육 

중등보건일군

준의 

의학전문학교 

3년 

주로 호담당의사 활동 

보조 의료일군 

간호원 

간호(전문)학교 

2년 

 

(▲ 북한의 보건의료인 종류와 양성기관의 내용 중 일부 발췌)

우리나라의 의료인력은 2015년 기준 11만 4천여명으로 인구 1,000명당 비율로는 2.26명입니다. 같은 비율의 경우 캐나다는 2.5명, 영국 2.8명. 미국 2.56년입니다. 이에 비해 북한은 6만 8천여명으로 인구 1000명당 비율로는 3.47명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보다 북한의 비율이 더 높은데 좋은 것 같다고요? 여기서 살펴볼 점이 있습니다. 북한의 의료인력의 상당수는 준의(호담당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준의는 북한의 마을인구(호)를 담당해서 진료하는데, 그 부담 과중이 높고 의료수준은 수술을 할 수 없으며 MRI, CT 같은 전문 의료판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감염 예방, 가벼운 의학진단 정도를 수행하고 있죠. 따라서 의료인력 비율 비교를 선진국과 같은 지표로 놓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탈북의사의 증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때, 북한 의학교육의 실태는 의학과 관련없는 정치교육,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노동시간, 열악한 실습, 불투명한 학사관리, 적성과 무관한 의료배치 등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의사 면허 시험은 철저한 사전 학사, 의료교육 관리와 엄정한 시험을 거쳐 선발되는데 비해, 북한에서는 다소 부실한 시험과목 (정치학도 포함), 관행상 시험 참가자 전원 합격이라는 문제점도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대한 부소장은 통일을 대비하여 남북 보건의료 인력 통합 방안으로 체계의 구축 필요성을  얘기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탈북의사의 남한 의사면허 발급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현재 탈북의사 대상 남한 의사면허 발급은 재북 학력인정,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심의, 국가시험 응시 3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재북학력인정은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인해 북한이나 외국에서 이수한 학교 교육의 과정에 상응하는 학력을 인정받는 법률입니다.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 심의 입니다. 통일부에서 국정원에 학력사항을 조회 의뢰한 결과로 학력인정 심의결과를 보건복지부로 송부하고, 국시원에서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심사 면접을 실시합니다.

마지막으로 국가시험 응시는 우리나라의 의사 면허시험과 동일하게 실시합니다.

탈북 의사들은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심의에 대한 불만과 국가시험에서의 언어적, 의학 교육 측면, 경제적 측면 의 이유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한의 많은 의료전문가들은 공통된 의견은 국가시험의 기준은 정확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으며, 탈북 의사들의 학력과 경력 또한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인정 심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살펴본 2010년부터 2015년도까지의 탈북 의사 연도별 국가시험 응시 현황입니다.

탈북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심의 현황 (단위: 명)

 연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계 

 심의 신청

11 

11 

14 

55

 자격 인정

20 

 자격 불인정

35 

다음은 위의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심의를 통과한 사람들에 한해 볼 수 있는 국가시험 현황입니다.

탈북의사 국가시험 응시 현황 (단위 : 명)

연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계 

 시험 응시

 8

13 

13 

55

합격 

 15

불합격 

12 

 40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응시자격 인정심의 단계에서 탈락하고 있으며, 인정심의를 통과하여도 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개선점이 필요할까요?

먼저, 재교육입니다. 서울의료원과 통일부 제2하나원에서는 인점심의를 통과한 탈북 의사들에 대하여 재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각각 누적 면허 취득 2명과, 4명이라는 결과를 낳았지만 예산 문제와 형평성의 문제로 3년, 2년 만에 교육과정이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현행 제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탈북 의사의 남한 의료 과정에 대한 적응과 생계유지 교육과정 심화에 대한 쟁점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었습니다.

서대헌 부소장은 탈북 의사 인력 재교육은 독립적인 재교육 기관이 담당해야 할 필요성, 인력 기관들의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협의 필요성, 남한 의과대학 및 의료기관에서의 실습 과정 참여 기회 보장, 탈북 의사들의 능동적인 의지 고양을 위한 남한 의료 전문가들의 코칭 시스템 필요성, 의사면허 취득 후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으로의 연계 방안 제도화 등을 주요 개선 과정으로 꼽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의 새터민들이 기존 직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것은 유익하고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특수성이 있기에 무조건적인 의사면허의 발급이 돼서는 안되며, 현재도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환경 속에서도 실력 있는 그리고 북한 내의 의료사정에 정통한 의료인들이 잘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의료단체의 협력, 지원이 필요 할 것입니다.

제9기 통일부대학생기자단 성병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