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에 개봉한 <굿바이, 평양>은 자신의 친오빠들과 사랑스런 조카들을
북한에 둔 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이 전작 <디어, 평양>에 이어 만든 두 번째 영화입니다.
양영희 감독의 전작인 <디어, 평양>은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며, 세 아들을 평양으로 향하는 귀국선에 떠나 보냈던 아버지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의 방황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디어, 평양>이 이데올로기와 시대적 상황 때문에 엇갈린 애틋한 가족사를 담아냈다면 <굿바이, 평양>은 평양에 사는 둘째 오빠의 어린 조카 선화에 초점을 맞추어 다시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4세 때 처음 그녀의 카메라 앞에 섰던 조카, 선화는 시간이 흘러 인민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선화를 학교에 바래다주던 그녀는 학교 안으로 멀어지는 선화의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한과 일본, 두 나라의 교육을 모두 받았던 그녀의 사춘기, 그 속에서 모순을 느꼈던 그녀... 지금 선화가 자신을 만날 때 마다 그러한 혼란과 짐을 지게 될지 걱정을 합니다. 그녀(양영희 감독)의 생일날 가족 모두가 평양에서 모입니다. 가족이 모여 웃음이 넘치는 동안 아버지와 오빠들이 보이는 표정이 있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말 못할 회한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서로를 염려하는 듯한... 아버지는 늘 세 아들이 보고 싶다고 하지만 막상 만나면 말이 없습니다. 북한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가슴 깊이 묻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2007년, 양영희 감독은 이제 더 이상 평양으로 입국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우리들에게 <디어, 평양>이라는 영화를 선물했기 때문입니다.
선화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고모에게 영어로 편지를 보냅니다.
영어로 세계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고모의 이야기를 듣고 선화는 영어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선화의 꿈은 바로 고모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것!
이렇듯 체제와 이념을 넘어 가족들 서로의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모습은
재일동포의 이야기도 아닌, 북한주민의 이야기도 아닌, 바로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가족의 역사를 보며 우리는
민족 해방 - 민족 간의 전쟁 - 서로 다른 체제하에 사는 한민족의 역사를 보게 됩니다.
Good Bye, 평양
제주도... 오사카, 그리고 평양.다른 이념과 다른 공간 속에서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선화의 가족들은
현실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죽음조차 곁에서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어떠한 가족들보다 더 애틋합니다.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영화 <굿바이, 평양>에서 양영희 감독의 아버지가 투병생활을 할 때 부르던 노랫말-
선화의 가족이 한 곳에서 모일 수 있는 그 날은 언제일까요?
넘지 못한 국적, 체제, 이념은 선화의 가족에게 <Good bye, 평양>이란 제목과 함께
서로 만날 수 없는 아픔을 안겨 주었지만
사실 우리 모두에게도 'good bye 평양'이 아닐까 자문하게 됩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선화의 가족은 물론, 우리도 국적, 체제, 이념을 넘을 수 있겠지요?
그 모든 것을 넘어 평양에서 다시 만날 그 날에는 <Hello, 평양>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이상 통일부 상생기자단 4기 김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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