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책으로 만나본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안녕하세요 ^^ 엄한아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모두 12개로, 이곳에는 약 3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수감되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수용소의 노래>

가장 먼저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은 강철환씨의 <수용소의 노래>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히트를 했고 특히 2002년 미국에 <평양의 어항(Aquariums of Pyongyang)>이라는 제목으로 변역되어 출간되었는데요, 당시 타임지가 선정한 2002년 '올해의 책 베스트 100'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강철환씨는 1968년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그는 할아버지는 북한으로 귀국한 성공한 재일교포로 어린시절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술자리에서 무심결에 뱉은 한마디에 그는 가족들과 함께 요덕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 책은 그가 요덕 수용소에서 10년간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기록한 책으로 10년 후 극적으로 출소한 그는 1992년 탈북해 남한으로 오게 되었고 현재는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수용소의 노래>에는 수용소에서의 생활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무 이유도 모르고 어느날 밤 갑자기 공포에 떨며 끌려온 수용소, 어딘가 다른 곳으로 끌려가 다시는 볼 수 없었던 엄마, 살기위해 무엇이든 먹어야 했던 생활, 매일 매일 이어지는 고된 노동과 이유없는 구타 등 수용소에서의 일상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강철환씨는 수용소에서는 무엇이든 닥치는 데로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밭일을 하며 몰래 몰래 옆 개울에서 개구리를 잡아먹고 들쥐를 잡아먹고... 강철환씨는 그래도 그렇게 무언가를 잡아먹고 나면 '오늘도 고기를 먹었다'라는 생각을 하며 뿌듯하게 잠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강철환씨는 이 책을 통해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용소의 생활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수용소의 노래>는 글 솜씨가 뛰어나 읽기 어려운 책이 아닙니다. 혹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전혀 모르신다면 <수용소의 노래>를 제일 처음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완전통제구역>

 

 완전통제구역은 말 그대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완전통제구역'의 생활을 담고 있습니다. <수용소의 노래>는 혁명화 구역의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출소가 가능한 혁명화 구역과 영원히 출소가 불가능한 완전통제구역으로 나뉩니다. 특이한 것은 이 책이 수용소의 수감자의 수기가 아닌 수용소 경비원의 수기라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안명철씨는 1987년 국가안전보위부 정치범수용소 경비대에 입대하였고 철저한 사상 교육을 받은 뒤 함경북도 지방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근무하다 1994년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안명철씨는 군에 입대해 처음 정치범 수용소의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마치 동물과 같은 모습에 많은 충격을 받았고 합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 죄인일 뿐이다.'라는 교육을 충분히 받았지만 진정 인간 이하였던 그들의 생활 모습은 안명철씨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던 것이죠. 경비원이었던 안명철씨는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본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특히 그가 수용소 안에서 몇몇 수감자들과 나누었던 인간적 교류는 그에게 큰 변화를 가져오죠. 그들을 동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안명철씨는 자신의 집안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부모님이 모두 끌려가고 풍비박산났다는 것을 알게되고 수감자들과 자신이 다를 것이 없는 인간이며 정치범 수용소는 잘못된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죠. 안명철씨는 탈북을 하며 자신과 인간적 유대를 가지고 있던 한 수감자 남매를 함께 데려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들을 자신의 차에 태운 뒤 달려서 탈출한 뒤 함께 남한에 가려 하지만 그 남매는 수용소에서 나오기 직전 차에서 뛰어내렸다고 합니다. 바깥 세상의 자유를 알지 못한 그들은 그저 수용소 밖으로 나갔을 때의 처벌만이 두려웠던 것이죠.

 

 이후 안명철씨는 남한에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그는 글을 마치며 아직도 가끔 수용소에서 자신이 구해 줄 수 없었던 수감자들의 얼굴이 생각나 술 없이는 잠들지 못한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은 잘 쓰여진 글이기도 하지만 수용소의 생활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처음 교육을 받고 이들은 죄인이기에 이런 생활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저자의 생각이 동정으로 변하고 분노로 변해가는 것을 읽어가면서 나 역시 참담한 심경이 됩니다. 이 책은 마주하고 싶지 않기에 마주해야하는 진실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세상밖으로 나오다> 

 

세번째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은 신동혁씨가 쓴 <북한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세상밖으로 나오다>입니다.

 

 이 책은 완전통제구역에서 수감자로서의 생활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신동혁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완전통제구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완전통제구역의 수감자로서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최초이자 유일한 탈북자죠.

 

 완전통제구역은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곳으로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유일한 삶의 희망은 '표창결혼'입니다. 일은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남녀를 뽑아 결혼을 시켜주는데,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나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죠. 결혼을 하고 나서도 둘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는 일터에서 숙식하고 1주일에 하루 정도 집에 가서 아내와 밤을 보내고 오는 것이 허락될 뿐입니다. 신동혁씨는 이 결혼 제도에 대해 단순히 노동력을 늘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이야기했죠.

 

 신동혁씨는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한 결혼을 통해 태어난 노동력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학교에서 노동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학과 글에 대해 교육을 받았고 바로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생활을 했죠. 태어나면서 본 것이 수용소의 자신이 사는 마을이 전부였던 그는 바깥에 세상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그랬기에 나가고 싶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22살의 나이에 수용소에서 새로운 세상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됩니다.

 

 어느날 신입 수감자의 교육을 맡게 된 신동혁씨는 그 사람에게 수용소 밖에는 수용소와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신입 수감자는 평양출신으로 친척방문을 하러 중국에 갔던 것이 문제가 되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오게 된 사람으로, 신동혁씨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 중에서도 신동혁씨가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중국에서는 닭을 삶아서 다리를 찢어 먹는다'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그 닭이 먹고 싶어 견딜수 없었던 그는 결국 그 동료와 탈출을 결심하고 전기 철조망에 걸려 죽은 동료의 시체를 넘어 탈출에 성공하죠. 2006년 중국을 통해 남한에 들어온 신동혁씨는 아직까지도 완전통제구역에서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신동혁씨는 수용소에서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교육은 없었고 기본적인 글 읽기 쓰기와 더하기 빼기 정도의 기본적 수학만을 배웠다고 합니다. 정말 노동을 위한 딱 그만큼의 교육만 하는 셈이지요. 이 책은 글 솜씨가 좋은 사람의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알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눈물로 그린 수용소>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은 김혜숙씨의 <눈물로 그린 수용소>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2011년 4월 발매된 핫한 신간인데요, 13살에 수용소에 들어가 28년간 수용소 생활을 하고 해제(출소)가 되어 2009년 한국에 입국한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김혜숙씨는 이 책에서 수용소의 생활을 주구장창 늘어놓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살아왔던 삶에 대해 이야기할 뿐입니다. 김혜숙씨는 이 책을 시작하며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백 분의 일이라도 알아준다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김혜숙씨의 이 말에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상상해도 상상이 가지 않는 이야기인 정치범 수용소의 이야기이니까요.

 

 이 책에는 김혜숙씨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참담한 수용소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고 그림으로 그려냈을 김혜숙씨의 고통이 절절히 느껴지는 그림들이죠.

 

 김혜숙씨는 수용소에서 생활을 하는 중에 남편이 영양실조로 병에 걸려 사망했고 수용소에서 나온 후 장사를 했는데 2003년 홍수로 두 자식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식당에서 생활하다 주인의 부탁으로 돼지를 사기 위해 북한에 다시 들어왔고 중국에 갔다 온 것이 들켜 안전부, 집결소를 거쳐 다시 수용소에 들어왔다가 탈북을 시도해 태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김혜숙씨는 국내외를 돌며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출간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고백은 이 4권의 책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태어난 것 자체가 죄인 죄인이 되어 인권이라는 말 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이들의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이 진실을 모른채 하지 말고 정치범 수용소를 알아주는 것 그것이 잘못되었고 해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 주는 것. 그들의 눈물 겨운 삶을 '알아주는 것'이 전부 입니다.

 

 모든 일은 지금 내가 여기서 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이 책들을 손에 든다면 그리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진실을 마주한다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 그리고 통일은 한 걸음 더 우리앞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