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연변, 어디까지 가봤니? ③백두산(북파)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연변 지역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통일에 관심을 갖고 여러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 함께했습니다. 북중접경지역을 답사하는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연변 지역을 중점적으로 답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5회에 걸쳐 연변지역 특집기획, "연변, 어디까지 가봤니?"를 연재합니다.

[기획특집] 연변, 어디까지 가봤니?

 ①북중러 접경지역, 훈춘 (클릭!)

 ②한국대학생-연변대학생 간담회 (클릭!)

 ③백두산(북파)

 ④유일한 통일인(統一人), 김진경 (클릭!)

 ⑤만주침탈의 중심, 간도총영사관 (클릭!)


연변 바로 옆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산이 하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백두산입니다. 백두산을 오르는 데엔 대표적으로 4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동파, 서파, 남파, 북파가 그것입니다. 이 중 북파와 서파는 중국 지역에 있고, 동파와 남파는 북한 지역에 있습니다. 연변지역에서는 이도백하를 거쳐 북파코스로 가깝게 갈 수 있습니다. 


백두산 동, 서, 남, 북 코스. 천지 왼쪽의 서파의 5호 경계비와 비류봉 옆의 6호 경계비가 북중 경계다.


북파코스와 서파코스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차량이동과 도보이동입니다. 북파코스는 천지 가까이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서파코스는 비교적 많은 거리를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특히 서파코스는 1,442개의 계단으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두 코스 중 북파코스를 통한 백두산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중국에서 방문할 수 있는 북파코스와 서파코스.



백두산 북파 코스 입구입니다. 장백산(백두산 중국식 명칭)이라는 간판이 크게 걸려있습니다. 이 곳에서 먼저 대형 버스를 타고 백두산 입구까지 진입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백두산을 관광하기 위해 모여있습니다. 백두산 관광 당일(수요일)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약 10분 정도 대기하여 차량에 탑승할 수 있었으나,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평균 몇 시간,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5시간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 중 대부분은 중국인이었습니다.




백두산 침엽수림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초록색 버스를 타고 백두산 초입까지 이동합니다. 이동 시간은 약 20분입니다.



버스를 타고 백두산 초입까지 이동하는 중에도 백두산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형 버스를 타고 백두산 초입까지 들어서면, 버스에서 내려 다시 줄을 선 뒤, 위에 보이는 봉고차로 환승합니다. 이 차를 타고 백두산 천지까지 직행합니다. 이동 시간은 약 10분입니다.



봉고차를 타고 천지까지 이동하는 중에 백두산의 모습. 해발 2000m 정도 올라가면 고산삼림한계선을 지나치는데, 이를 기점으로 숲이 사라지고 넓은 평원이 나타납니다. 멀리 보이는 흰색 자국은 아직 녹지 않은 눈입니다. 마치 범고래들이 뛰놀듯 장관을 연출합니다.



봉고차에서 내려 조금만 더 이동하면…



천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백두산 날씨는 백두산에 가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할 정도로 변덕스럽고 예측이 어렵다고 합니다. 1년 365일 중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은 한 달 남짓이라고 하니, 취재를 한 날은 아주 운이 좋았습니다.



취재 시 방문한 곳은 백두산 천문봉입니다. 본래 북파코스를 통해 천지까지 직접 갈 수 있었습니다(지도의 '달문'). 2008년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방문한 곳도 천문봉이 아닌 달문이었습니다. 비룡폭포(장백폭포)에서 승사하를 거치거나 천활봉에서 이어지는 코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중국 당국이 통제하여 천지까지 직접 갈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백두산 천문봉에서 바라본 북한측입니다. 몇몇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북파코스의 명물인 비룡폭포(장백폭포)로 가는 길입니다. 가는 길에는 유황온천이 샘솟는데, 이 온천에서 삶은 달걀이 인기로 꿀맛입니다. 노른자는 익고 흰자는 반숙도 아니고 완숙도 아닌 것이 오묘하게 맛있습니다.



비룡폭포(장백폭포)의 모습. 이 물은 송화강으로 합류됩니다.


백두산 소천지(小天池)

백두산 전경


한편, 중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백두산을 중국의 10대 명산 중 하나로 만드는 이른바 '장백산 공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 중국은 '장백산 보호개발관리위원회'를 신설하여 조선족자치주에서 관리하던 백두산을 중앙정부 직속 관할지역으로 만들었습니다. 중국 <연변일보>의 2014년 기사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찾아온 중국인 관광객이 공정 이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북한과 협의하여 북한쪽 코스인 남파, 동파 코스에 대한 관광도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북관계가 원만하던 시절에는 북한이 삼지연 공항을 정비하고 주변을 개발해 백두산 관광을 추진했었습니다. 북한 측 코스인 동파, 남파 코스를 통해 남북 주민들이 함께 백두산을 함께 관광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하자, 백두산 관광 또한 중국측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여권 없이도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추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