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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2016 통일박람회, 그림으로 만나는 장길수 가족 탈북 스토리

 

안녕하세요! 제9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방수지 기자입니다. ^~^

무더운 날씨를 이겨내고 통일을 소원하는 마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 공원에서 2016 통일 박람회가 개최되었는데요. 통일부·통일준비위원회·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각종 공연은 물론 다양한 행사와 전시부스가 설치되어 많은 인파가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총 150여 개의 부스 중에서도 저는 <북녘땅, 변화를 바라는 마당>이라는 주제로 구성된 D존을 둘러보았습니다.

 

△ 북한인권국제연대의 부스 '그림으로 보는 장길수 가족 탈북 스토리 △ 체험을 위해 부스 한켠에 그림과 색연필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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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땅, 변화를 바라는 마당>이라는 테마에 맞게 북한에 대해 알리려는 노력들이 많이 돋보였는데요. 특히 북한인권국제연대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과 사진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었습니다. 체험존에 마련된 그림들은 언뜻 보기에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내용이었는데요. 과연 이 그림들이 어떤 의미가 있고, 왜 이러한 테마로 이번 통일 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북한인권국제연대의 문국한 대표를 만나 인터뷰하였습니다.

 

△ 북한인권국제연대 문국한 대표


다음은 문국한 대표님과 인터뷰 내용입니다.

방수지 기자(이하 방): 안녕하세요. 저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방수지 기자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부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국한 대표(이하 문): 안녕하세요. 북한인권국제연대 문국한 대표입니다. 저희는 장길수 가족의 탈북 이야기를 그림과 사진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에서 장길수 가족과 인연을 맺었고, 저희는 그들의 탈북을 도왔습니다. 그들이 은신처에서 생활하는 동안 그림을 그리며 지냈는데, 그때 그렸던 그림들이 먼저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즉, 중국에 은신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림이 유명해진 것이죠. 저희는 UN에 호소를 하여 그들을 일본에 위치한 난민 사무소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 뒤에 하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그 당시 그려진 그림들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북한과 북한 사람들의 실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방: 그렇다면 장길수 가족의 탈북 이야기를 저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문: 제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한 장의 사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본적 있으신가요? (방: 아니요. 처음 봅니다.) 다섯 사람에게 물어보면 한사람 정도는 알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만큼 소개가 되었던 사진입니다. 그래서 제가 "남의 사진을 가져온 것이 아니고, 여기가 이 가족들을 3년 동안 데리고 있다가 온 사람들의 부스입니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우선, 이 사진은 장길수 가족 중에서도 김한미 양과 그 어머니가 일본 영사관으로 들어가다 중국 경찰에게 잡히는 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기자들에 의해서 찍힌 사진들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됐어요. 그러면서 중국정부가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녹화된 영상을 보면 한미 양이 굉장히 서럽게 울고 있어요. 그럼에도 중국 경찰들이 무력으로 그들을 감옥에 끌고 갔습니다. 그 모습이 비인간적이기도 했고, 일본과의 외교 마찰을 일으킬 정도의 사건이었습니다. 치외법권 알고 있죠? 그런 행위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무단으로 뛰어들어가서 총칼로 무장하지도 않은, 테러범이 아닌 이 가족들을 다 잡아서 감옥에 넣었어요. 그 모습이 모두 사진으로 찍혔습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많이 소개가 되었거든요. 일본 사람들은 아마 전부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저 사건을 계기로 일본인들도 북한을 확실히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저 사진이 전 세계에도 보도되면서 관심이 쏠리니까 결국 끌려갔던 가족들은 보름 만에 풀리고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열다섯 명의 장길수가족이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 공안에서 채포돼 강제로 북송된 길수 어머니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어요. 지금도 생사를 확인할 수 없고요.

방: 이 사진은 정말 의미 있는 사진이군요. 이 사진 한 장으로 장길수 가족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겠어요.

문: 그렇습니다. 얼마나 영향력이 있냐면, 장길수 가족이 한국으로 와서 몇 년 후에 백악관 초청을 받았어요. 그때가 부시 대통령 정권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워싱턴 타임스 1면 톱기사가 되었어요. 미국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장길수 가족이 그렸던 그림들을 워싱턴 D.C.의 연방 국회의사당에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벌써 십여 년이 지났어요. 십 년 전부터 이 사진이 관심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것입니다. 그 이후로 전국을 돌면서 전시회도 많이 했거든요. 어떤 사람은 탈북 과정 동안 썼던 일기가 책으로 출판됐습니다. 여기 주인공인 장길수, 이 소년의 일기입니다. 이 일기가 21세기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고 하면서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림이든 일기든 의미가 있었으니까요. 한가하게 생활하며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숨어지내면서, 쫓겨 다니면서 본인의 생활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한국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잘 몰라요. 숱하게 언론에서 방송을 많이 한 사진과 그림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우리 북한인권국제연대는 사람들에게 북한을 알리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느낍니다.

방: 시각적인 자료를 이용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요. 특히 많이 찾아오는 연령대가 있나요?

문: 다양한 연령대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어린아이들도 부모와 같이 오는데, 그 눈높이가 맞거든요. 여기 있는 그림들이 실제로 아이들이 그린 것입니다. 화가가 그린 그림이 아니죠. 눈높이가 맞으니까 체험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불도 명절공급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질문을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죠. "북한은 전기 공급이 좋지 않아서 명절에만 전기를 경험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자유주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중입니다. 남북의 차이를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죠.

또, 이 그림 같은 경우는 식량난에 대한 것입니다. 먹는 문제가 심각하니까... 북한 아이들은 먹을 것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이 메인인데, 장길수 소년이 쥐와 뱀을 잡아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남한 아이들은 보통 배가 고프다고 해서 쥐를 잡아먹지 않잖아요. 이런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북한 아이들의 생활상을 조금이라도 파악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이 그림들이 앞서 말했던 그림들입니다. 중국 은신 중에 뉴스위크와 타임지에 소개돼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방: 그렇다면 이번 통일 박람회를 통해 어떤 영향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문: 우선 사람들이 좀 더 북한에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랍니다. 다수의 NGO 단체가 모여있으니 다양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여기 오면 북한, 통일에 관한 것들을 볼 수밖에 없어요. 돌아다니다 보면 체험도 하고 북한에 대해 알게 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통일부 장관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저희 인권단체들도 이렇게 부스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게 해주셔서요. 그래서 저희도 이번 통일 박람회에 특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요. 이천만 국민들이 지금 죽는지 사는지. 그걸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웠으면 합니다. 

방: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통일은 무엇인가요? 통일을 위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문: 통일은 다른 것이 아니고 사람과 통일하는 것입니다. 종교적 가치관을 떠나서 사람을 중시해야 합니다. 남북한의 통일은 곧 사람과 통일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상대가 누구든 사람 사는 모습을 알아야 해요.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저는 통일이 결혼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부터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잖아요. 의미 있는 말입니다. 남쪽 신랑하고 북쪽 신부하고 만나서 함께 살아야 하는데, 저는 그게 통일이라고 봐요. 신랑은 신부의 집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요? 결혼에 있어서 능동적인 것은 아직은 남자 쪽이에요. 여성들은 시집을 오는 것입니다. 신랑이 처갓집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서로 사랑한다고 그냥 결혼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북한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알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몰라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합니다. 통일을 하려면 북한을 알아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일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평화통일을 위해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통일부와 대학생 기자단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

 

△ 문국한 대표가 방문객에게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저 또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통일부 기자단임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이 보여주신 사진은 처음 보는 것이었고, 그 내용 역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2의 장길수 가족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대표님의 말씀처럼, 통일의 시작은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다른 이념' 속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을 서로 이해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 나갈 과제입니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도 평화통일의 꿈을 마음에 품게 하는 것이 저희 대학생 기자단의 역할이라고 느꼈습니다. 저희가 작성해나가는 기사들 역시 '통일 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 될 것입니다.

2016 통일 박람회는 막을 내렸지만, 저는 그곳에서 통일을 노래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것을 제 눈으로 직접 보며,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제 가슴 한편에 자라게 되었습니다. '통일'이라는 주제가 무겁기도 하고, 아직은 먼 미래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을 가까운 미래 발전시키는 것은 저희의 몫이 아닐까요?

이상 2016 통일 박람회 <북녘땅, 변화를 바라는 마당>의 북한인권국제연대 부스 소개를 마무리하며, 또 다른 기사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제9기 방수지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