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민주주의와 배급제도, 그 참을 수 없는 간극(間隙)

 

 

민주주의와 배급제도

                 

                 그 참을 수 없는 간극(間隙)


- 북한의 배급제도 그것이 알고 싶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의식(自由意識)'의 전진이다. 수천 년간의 인류역사에서 '자유'는 숱한 '억압(抑壓)'을 물리치며 자유의 바다를 향해 흘러왔다. '자유'를 억압하려고 했던 것들은 그동안 모두 자멸해왔다. 100년 전 '함께 생산하고 똑같이 가져간다''공산주의(共産主義)'를 기치로 내걸고 등장했던 '소비에트연방' 도 그랬다. 그들이 꿈꾸었던 모두가 평등한 이상적인 세계는 개인의 자유를 말살시키는 인류사에 반()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들은 70년간 인민들을 억압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다 역사 앞에서 자멸했다. 소련 공산주의 체제가 해체된 지 2년 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F.Hukuyama)는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란 책을 펴냈다. 책의 서두에서 그는 "인류사회의 최종목적은 인간 자유의 실현(realization of human freedom)이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자유주의나 민주주의 앞에 굴복한 오늘날이야말로 역사의 종언때이다"고 말했다.


 

 인류 보편적인 역사의 흐름을 타고 자유를 향한 물줄기는 대한민국에도 찾아왔다. 숱한 억압이 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옷과 음식을 사고 먹을 수 있는 의식(衣食)에 대한 '행복추구의 자유'가 있으며 원하는 지역, 원하는 장소에서 살 수 있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다. 물론 이는 이미 60년간 자유를 신장(伸張)시키며 살아온 우리에게 자유라고 느낄 수도 없을 만큼 지극히도 당연한 자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기자가 이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같은 '당연한 자유''특권(特權)'인 국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한이란 곳이다. 북한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누려야할 가장 기본적인 자유인 의, , 주에 대한 자유가 없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생경(生硬)한 모습이다.


 

 자, 그렇다면 북한의 의, , 주는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를까? 배급을 받는다고 하던데 그들도 음식을 사먹을 수 있을까? 북한을 좀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북한의 의. . 주에 대한 배급제도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1. 북한사람들은 옷을 살 수 있을까?

 

 

 한국 사람들이 돈을 내고 옷을 상점에서 구입하는 반면에 북한사람들은 인민반에서 발급받은 '공급카드'를 이용해 상점에서 의복을 배급받는다. 혹자는 돈을 내지 않고도 무료로 옷을 배급해준다고 하니 천국(天國)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억압적 제도인데 출신성분과 직업에 따라 의복이 차별배급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입고싶은 옷이 있어도 출신성분이 낮으면 절대 입을 수 없다.


 

공산당은 사람들의 무리를 중앙공급대상자와 일반공급대상자로 나누어 의복을 차등지급한다. 예술가, 교수 등 특수집단과 공산당 간부는 중앙 공급 대상자로 분류가 되어 고급 모직물과 같은 최고급 옷감을 통해 만들어진 의복을 배급받는다.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일반 공급 대상자로 분류가 되는 데, 일반 공급 대상자중에서도 직업에 따라 또 급수가 나뉜다. 급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질이 나쁜 옷감과 한정된 종류의 의복을 배급받는다.


 

 물론 일부 품목은 돈을 내고 구입하기도 한다. 모자나, 신발 같은 보조 의복들은 배급대상에서 제외된 자유 판매품이므로 개인적으로 구입한다. 그러나 생활고로 인해 일반공급대상자들은 거의 사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2. 북한사람들은 음식을 마음대로 사먹을 수 있을까?

 

 

 인간이면 누구나 질이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 할 것이다. 이는 인간이 태초부터 가졌던 아주 기본적인 욕구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마저 무시된다. 음식도 출신성분과 직업에 따라 차등배급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1일 식량 공급량을 연령과 직업에 따라 총 9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물론 이는 공산당 고위직 간부와 같은 성분과 직업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은 특권계층으로서 1일 식량공급량에 따라 식량을 배급받지 않는 공산귀족(共産貴族)이다. 이들을 제외한 일반 공급 대상자들이 총 9급으로 나뉘어 배급이 차등 지급된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체계가 와해(瓦解)되면서 주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식량마저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고로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는 곳은 주로 장마당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장마당에서 대부분의 생필품이 거래가 된다. 그러나 장마당은 일종의 암시장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쉽게 물건을 구입할 수 없다. 고로 생존을 위해 농장에서 식량을 약탈하는 행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산에서 나물을 채취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3. 북한사람들은 마음대로 이사 갈 수 있을까?

 북한사람들은 원칙적으로 주택을 개인적으로 만들 수도 없고 소유 할 수 없다. 주택은 국가차원에서 건설이 되고 사람들에게 배급이 된다. 물론 이 또한 성분과 직업에 따라 차등 배정된다. 주택은 가장 좋은 것 특호에서 부터 가장 낮은 5호까지 5개 유형으로 사람들에게 각각 차등 배정된다.


 

 공산당 간부나 국영기업의 임원을 비롯한 특권계층이나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한 체육인들에게는 100% 고급주택이 배급된다. 이들에게는 주택배정과 더불어 개인 승용차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 공급자들에 대한 주택보급률은 40%정도로 상당히 낮다. 물론 이마저도 쉬운 길이 아니다. 주택을 신청하고 들어가기까지 평균 4~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심지어 10년을 기다려도 주택을 배정받기 힘들어 거리에 나앉게된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마치며


 

 

 

 북한의 배급 제도를 알아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억압된 체제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의식주마저 국가의 통제 안에서 이루어지니, 이들의 자유에 관해서는 새삼스럽게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은 자칭 인민 '민주주의공화국(民主主義共和國)'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이는 개인을 위한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체제이다. 그러나 이들은 "억압된 무산(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외치며 개인의 희생을 강요한다. 개인은 공동체를 위해 존재한다며 기본적인 자유조차 무자비하게 억압한다. 이들은 사유재산이 인간을 불평등하게 한다고 하여 이를 없애고 '평등한' 배급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 노동자 계급의 평등과 해방을 이루었는가?


 

 전혀 아니다. 국가를 매개로 하여 이름 좋은 '평등' 이라는 기치를 내세웠지만 이마저도 전혀 평등하지 못하다. 특권층은 호위호식하지만 일반인들은 기아에 허덕이며 죽어가고 있다. 요즘은 배급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아 "알아서 해결하라"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것이 이들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나라의 실체인가?


 

 이들에겐 현재 평등도 없고 자유도 없다. 독재 정치권력만이 있을 뿐이다. 권력을 아들과 손자에게 물려주는 21세기 봉건 군주만이 있을 뿐이다.


 

 앞서 말했듯이 민주주의란 개인을 위한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체제이다. 민족이든, 인류든, 국가든 공동체를 개인 위에 세우면 개인은 그 아래서 희생되고 억압된다. 개인의 자유는 탈취당하고 만다. 긴 세계사의 흐름은 개인의 위상이 다른 모든 그룹이나 그 조직의 위상에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개인의 본성인 자유도 역시 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있는 자유다.


 

 그러나 북한은 개인의 자유를 짓밟고 있다. 수단이 목적을 밟고 있는 참혹한 억압이다. 이들은 이제 억압에서 국민들을 놓아주어야 한다. 개인의 자유를 짓밟는 순간 그 어떤 그룹이나 공동체도 그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류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진리다.


 

 북한사람들에게 '개인의 자유'가 있는 '진정한 해방'이 찾아오길 빌며 또 그 과정에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채 글을 마친다.




 

 

 

상생기자단 4기 최영훈 기자

(justine127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