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한류열풍이 아직도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소녀시대와 카라 등 한국의 아이돌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기분 좋은 소식까지 그 열기를 더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동남아시아부터 시작된 한류붐이 중국, 일본을 넘어
이제는 북한에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는데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으로 공연을 하러 간 젝스키스를 보고 혼성 그룹이라고 소개를 해
(남자 아이돌의 긴 머리가 생소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에 한창 이슈가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최근 북한에 다녀오신 분의 말씀에 의하면 요즘 북한 남자들 사이에서 '넥타이' 색을 보면
'이 사람이 남한 드라마를 봤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어두운 계열의 넥타이를 즐겨 하는 기존의 북한 남자들 사이에서
밝고 화려한 색의 넥타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한국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크릿가든'의 현빈, 역시나 밝은 계열의 넥타이를 찬 모습이다>
● 남한의 일상 생활부터 트렌드까지
탈북자단체 ’성통만사(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가 ’북한판 한류열풍,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했는가’라는 주제로 연 세미나를 통해 보더라도 북한 사회에서 한국 문화가 널리 퍼져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한류문화는 TV나 DVD 등으로 전해진다고 하는데요. 양강도 혜산시에 살다가 탈북했다는 김은호(가명, 38)씨에 의하면 “북한 주민의 99%는 한국 드라마를 적어도 한 두번씩 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북한 내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접하기가 쉬워졌고 북한과 다른 남한의 모습을 보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인해 북한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남한의 드라마를 보게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드라마나 영화는 주로 메모리칩을 통해 - 북한의 주요 도시와 국경 지역에 사는 젊은이들은 주로 중국산 기기인 MP3 플레이어나 노트북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고 합니다. MP3 플레이어의 가격은 1GB 메모리가 들어 있는 상태에서 북한 돈 6만원(한화 1만9000원), 중고 노트북은 북한 돈 200만원(한화 64만원)이며 영화 두 세편이 들어 있는 메모리칩의 가격은 원본 1개당 북한 돈 1만원, 복사본은 5000원, 대여비는 2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이 3,000~4,000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거액을 들여서라도 남한의 드라마를 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위험을 무릅쓰고 보는 한국드라마
하지만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를 보는 것은 중죄에 해당할만큼 무섭고 아찔한 일입니다. 드라마에 나타난 남한의 모습이 북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넘어 남한에 대한 동경으로 번지게 되면, 남한으로 오고 싶어하는 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이에 북한 당국에서는 남한 드라마를 보거나 가요를 따라 부르면 부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들은 사람까지도 처벌할만큼 엄격하게 저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가을동화'>
지난 12월 '도쿄신문'에는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던 북한 주민 1,200명이 발각되어 수감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는데요. 보고 싶은 드라마 하나 마음 놓고 볼 수 없는 북한의 상황은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였습니다. 남한에서도 '본방사수, 재방, 삼방...'등의 단어가 나올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크고 애착도 커서 그런지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보고자 하는 북한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질감이 아닌 익숙함이 되어가는 과정
남한의 문화가 퍼지기 전, 북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남한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자신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만 치부했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한 사회의 모습을 계속적으로 접하면서 이제는 이질감이 아닌 익숙함이 되어가는 과정에 놓여져 있습니다. 특정한 소재를 다루는 미니시리즈뿐만 아니라 평범한 삶의 모습을 다루는 주말극들도 인기가 많다고 하니 북한 사람들이 그리는 남한의 모습이 어느 정도 구체화 되어져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옛부터 전해지는 '남남북녀'라는 말처럼 통일이 되어 북한의 아름다운 미녀배우와 남한의 멋진 남자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눈이 호강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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