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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아플 때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거나, 집에서 푹 휴식을 취하지요. 그렇다면 탈북민들은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탈북민들은 신체적 질병과 심리적 아픔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남북 의료 용어가 상이하고 의료체계도 달라서 탈북민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 '북한이탈주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 :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발간했습니다. 의료계, 통일부 하나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전문가들이 공동 집필한 이 안내서에는 탈북민이 남한에서 의료 행위를 받는 데 필요한 여러 정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병·의원 이용 안내서를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북한의 의료시스템과 탈북민의 보건의료 상태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의 의료시스템

  북한은 1947년 제정한 사회보호법에서 무상치료제를 도입하였으며, 1960년 2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반적인 무상치료제를 선포했습니다. 그 후 1980년, 인민보건법을 제정하였습니다. 북한의 보건의료정책은 당과 국가 주도로 집행되고 있으며, 모든 보건의료시설은 국가 소유로 국가가 직접 관리·운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의료전달 체계는 전형적인 사회주의 국가 모형을 하고 있으며, 1차 의료기관에서 4차 의료기관까지 구분되어 있습니다.

 북한 의료시스템의 붕괴

  그러나 1990년대에 계속되는 자연재해와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은 힘든 시기를 겪게 되었는데, 이 때 보건의료분야도 많이 악화되었습니다. 경제난으로 인한 식량 부족은 심각한 영양결핍 문제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결핵과 전염병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북한은 동구권 붕괴로 의약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의료 시설 및 의료 기계의 노후화, 질 낮은 보건의료 서비스, 의약품 부족 등 의료시스템적인 문제에 전염병 유행이 겹쳐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보건의료상태는 매우 열악해졌습니다. 의료진을 육성하는 학교 교육도 이전과 다르게 많이 허술해졌으며, 북한의 보건의료정책은 무상치료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주민들은 의사에게 돈과 물품을 제공해야만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의사들은 국가에서 공급받은 의약품을 시장에 내다 파는 부패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정치적·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뺏기기도 했으며, 어렵게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을 받더라도 의약품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직접 장마당을 통해서 약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장마당에서 약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그 중 가짜 약품도 많았을 뿐더러 오남용으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건의료 상태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볼 때, 탈북민들의 건강상태는 탈북 이전부터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과 의료제도 붕괴, 영양섭취 부족 등을 이유로 매우 열악한 상태입니다. 탈북민들은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적 질환으로도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열악한 생활과 탈북 과정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 남한사회 적응에 따른 어려움 등이 그 원인입니다. 따라서 탈북민에게 신체적 질병과 정신적 질환 치료가 꼭 필요한데요. 많은 탈북민들이 스스로 본인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지하지만, 치료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상체제였던 북한의 의료시스템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유상 의료시스템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어디서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탈북민들이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고, 하루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발간된 '북한이탈주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 :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용 안내서에는 남한의 의료 체계, 사례로 살펴본 대처법, 남한 병·의원에서 말하는 요령, 남북한 의학용어 차이, 탈북민을 위한 의료 지원 항목이 실려 있습니다.

 

▲ 북한이탈주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출처: 메디파나 뉴스)

 국민건강보험과 의료급여

 탈북민이 의료급여 1종을 받는 경우는 근로능력이 없거나, 취업을 해서 탈북민 의료급여 특례를 받는 경우입니다. 탈북민이라도 근로능력이 있고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분들은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남한의 의료기관

 남한의 의료기관은 1차, 2차, 3차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1차 의료기관은 가벼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인데,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의 대부분은 동네 의료에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동네 병·의원을 먼저 이용해야 합니다. 한편, 2차 의료기관은 주로 입원을 요하는 환자를 담당하며, 3차 의료기관은 심한 질환의 전문 진료를 담당합니다. 병원을 이용할 때는 신분증 또는 건강보험증을 꼭 챙겨가세요!

 탈북민 의료급여 취업특례 제도

 취업특례는 고용보험 가입직장에 취업했지만,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가구원수에 해당하는 최저생계비의 400% 이하인 경우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탈북민은 고용보험 가입직장에 취업하는 경우에도 거주지 보호기간(5년) 동안 의료급여 취업특례를 적용받습니다. 신청을 원할 경우, 취업 후에 시, 군, 구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약국 이용 및 약품 구입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는 병원에서 의사에게, 약은 약국에서 약사에게 구입해야 하는데요. 병원 내 약국에서 약을 처방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약국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의약품에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이 있는데요, 일반의약품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감기약, 소화제, 소독약, 영양제 등이 있습니다. 한편, 전문의약품은 병원에서 진료 받은 후 받은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약품을 말합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에는 진료비를, 약국에서는 약품 구입비를 따로 내야 합니다!

 보건소와 사회복지관

 동네 병·의원 외에 보건소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소는 지역사회 1차 진료기관으로, 시에는 각 구에, 도에는 각 군에 1개씩 있는데요. 보건소에서는 저렴한 가격 또는 무료로 진료 받을 수 있으며, 예방접종과 건강증진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니, 보건소의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신 분들은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동네 병·의원과 보건소 외에도 지역마다 운영하는 사회복지관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 별로 조금 차이가 있으나, 보통 아동·성인·노인·여성 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료 한방진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건강 증진 서비스 외에도 방과 후 아동공부방, 성인 여가교실 등 복지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답니다.

[사례로 살펴본 대처법]

Q. 피부과에서 여드름 시술을 받았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은 돈이 안드는 줄 알았는데 돈을 내라고 합니다. 왜 그런가요?

A. 일반적인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에서 비급여로 적용되는 항목이 있습니다. 몇몇 검사나 약물, 미용 등은 혜택을 주지 않는데, 여드름, 성형수술, 피부관리 등은 혜택을 받지 못하니 진료 시 미리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약국에 가서 수면제를 사먹으려고 하는데 약사님이 처방전을 가져오라고 하네요. 북한에서는 장마당 약 파는 곳에서 수면제를 사서 먹었습니다. 수면제는 약국에서 살 수 없나요?

A.  북한과는 달리 가벼운 소화제나 진통제, 감기약 등의 일반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입해야 합니다. 특히 수면제와 고혈압약과 같은 약들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본인에게 맞는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한 병·의원에서 말하는 요령

 탈북민의 경우, 자가진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으며, 민간요법 등 자가 치료법에도 관심을 많이 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요법으로 자가 치료를 시도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큽니다. 한편, 의사의 진단이나 치료 방법을 선뜻 수용하지 못하고, 여러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고자 여러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은데요. 특히 입국 초기에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는 북한의 불안정한 의료 상황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는데요. 병을 악화시키지 않고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전문성에 믿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진료 시 정확하게 증상을 호소해야 합니다. 탈북민들은 보통 스트레스 등의 정서적인 문제를 신체검진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증상 호소의 정도를 실제 고통보다 과하게 호소하는 경향도 보이기도 하는데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제대로 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증상을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탈북민이 정확하게 증상을 말하더라도, 의료인과 대화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료과목, 질병 이름, 신체 기관, 검사 및 진료 방법 등에 있어서 남북 간의 용어가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탈북민과 의료인 모두 남북 간 의학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

 통일부 하나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등 유관기관에서는 탈북민에게 의료비를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부 사업으로 장기치료 가산금, 만성중증질환, 장기이식 환자 치료비, 출산지원금, 산모도우미 지원, 긴급의료비 지원 등이 있습니다. 자세한 지원 내용은 '북한이탈주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를 참고해 주세요!


 지금까지 북한의 의료시스템과 탈북민들의 보건의료 상태, 탈북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기사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아플 때 쉽게 이용하고 있는 의료 서비스가, 탈북민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웠습니다. 또한 북한 내 의료시스템 붕괴로 인해 북한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탈북민들이, 우리나라에 와서도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발간한 병·의원 이용 안내서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통해 많은 탈북민들이 원활하게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과 북은 경제·정치·사회·문화 등의 차이도 매우 크지만, 사소한 의학용어 하나하나도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탈북민들이 우리나라에서 정착하는 데 있어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따르기 마련인데요, 꼭 의료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탈북민들이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이러한 매뉴얼 혹은 안내서들이 많이 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용 안내서의 시작은 탈북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탈북민들을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여 차별하지 않고, 우리와 같은 우리나라의 한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한솔 기자였습니다!

 

 발간된 이용 안내서는 하나원,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 북한이탈주민상담실 등으로 배포됩니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 홈페이지(www.nmc.or.kr)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www.unityinfo.co.kr/sub_read.html?uid=15748&section=sc6

북한이탈주민 병·의원 이용 안내서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립중앙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