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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KBS 통일대기획 취재파일K


 3월 14일, KBS 1TV에선 <KBS 통일대기획 취재파일K, 대박의 조건은?>이라는 제목의 기획물이 방영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분단의 비극', '이산의 아픔'이란 키워드로 시작하여 '통일은 과연 멀리 있는걸까' '통일의 길,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대박의 조건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해답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타이완 기업들이 상당 진출해있습니다. 중국 쿤산시의 경우, 타이완 기업들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타이완의 대중 투자금액은 무려 2조원에 다다릅니다. 중국 역시 타이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까지 200여 개의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경제 협력에 그치지 않고 문화 교류도 활발히 진행해왔습니다. 문화에는 장벽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제 중국 관광객들은 스스럼없이 타이완의 수도 타이페이에 자주 놀러가곤 합니다. 이는 지난 2008년 단체 관광 허용을 시작으로 2010년에 개인 관광이 허용되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이제 하나의 생활권에 속해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덩달아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화해모드가 조성되고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도 경제·문화적 영향력이 정치권에 효과를 내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실장은 "북한이 한국경제에 신선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은 분명합니다."라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9월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철도가 개통되었습니다. 2008년 러시아와 북한이 합의한 나진-하산 개발 프로젝트에 따른 결과물입니다. 이는 부동항을 찾기 위한 러시아와 외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진행된 사업으로써, 나진 항만에서 TSR(Trans Siberian Railway,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거쳐 유럽까지 화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에는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우리 기업들도 간접 투자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반도가 단순히 남북한 관계발전을 넘어 한반도를 관통하는 TKR, 나아가 동북아시아 국가들을 하나로 잇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단 점에서 이번 철도 개통이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큽니다. 우수한 제품을 값싸고 저렴하게 실어 나를 수 있는 물류 운송망을 확보함으로써 한반도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의 길이 대륙으로 연결되어 나진-하산 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국가사업을 통해 막대한 경제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평화를 유지한다면, 소모적인 남북 군사비용이 훨씬 줄어들 테고 국가신용 상승으로 인해 외자를 더욱 많이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결과에 따르면, 경제효과가 무려 6000조원에 다다를 것이라 합니다(관련기사: [특별기획] 대학생기자단 그리고 통일연구원, '통일 편익과 비용'을 논하다). 게다가 한반도가 정치적으로 안정된다면 이제껏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 사이에서 외줄타기 외교를 해왔던 불안정한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 스스로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국제 외교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그렇게 국제 외교의 안정은 국내 정세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입니다. 하지만 강성해진 한반도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견제할 것이며 만약에라도 한반도에 군사적 위협을 가한다면, 두 대국을 마주한 한반도의 군사적 경계비용은 이전보다 더욱 증가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남한 사회에 남아있는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의 사회적 불안은 더욱 증폭될 것이며 남한사회로의 북한 주민들 유입에 따른 각종 사회 문제의 발생으로 인해 국가는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정치적으로는 새로운 분파가 형성되어 나라가 파국에 다다른다면, 그야말로 통일은 쪽박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통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요? 철저한 준비만 선행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통일은 대박이다'. 그 선행 조건은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KBS 통일대기획 취재파일>이 보여줬던 바로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입니다. 즉 경제적인 통일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저 북한에 있는 개성공단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남한에도 북한 기업이 진출하거나 값싸고 양질의 노동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면 양측의 경제협력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경제가 스스로 자생하는 것도 중요한 조건입니다.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절대적인 빈곤을 벗어날 수준만큼은 자생해야 통일 비용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한은 지금부터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에 관심을 갖고 통일 한국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역시 차근차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국제적인 관심과 동조를 이끌어내서 속히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와 같이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선 우선 북한의 협조가 절대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개성공단 사태와 같은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가 아닌 경제·문화 협력 및 교류 부분에 있어서는 남북 모두 어떤 정치적 변수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합니다. 북한과의 적정한 합의를 통해 안정적인 교류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경제통합 과정을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저는 대박도 가능하고, 쪽박도 가능하다, 양쪽 다 길은 열려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독재 체제 유지, 핵 개발, 국제적 고립 등 통일을 이루기엔 아직 장애물이 많은 실정이지만, '통일은 대박이다'의 조건은 중국과 타이완의 경제통일, 즉 ‘차이완’을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