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다

  김정은이 집권한 지 1년이 조금 더 되어가는 지금, 북한은 사회문화적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일삼으며 고립을 자초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서구 자본주의 문화가 조금씩 싹트고 있다. 김정일 시대에만 해도 자본주의 문화는 황색바람, 날라리 풍으로 불리며 금기시 되었으며 비판의 대상이었다.

  반면에 김정은은 30살가량의 어린 나이에 걸 맞는 젊은 감각을 지녔고, 스위스 등지에서 유학하며 학창 시절을 보낸 탓에 해외문물에도 친숙하고 개방적이다. 이로 인해 김정은 시대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살펴보자.

 

▲ 리설주의 옷차림 (출처 : http://beaut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9)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개성을 무시하고 옷차림을 사회주의 풍으로 획일화 시켜왔다. 공식석상의 여성들은 단정한 머리와 치마, 김일성 배지나 인공기 휘장을 기본적으로 착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는 바지를 입고 하이힐을 신었으며, 가슴에는 김일성 배지가 아닌 화려한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 리설주의 옷차림은 일반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리설주가 착용한 것과 비슷한 스타일의 옷과 악세사리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철저한 복장검열을 통해 처벌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복장과 외모에 대한 개성을 퍼스트레이디가 앞장서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모란봉악단 (출처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7/12/0200000000AKR20120712075000014.HTML)

   모란봉악단이라는 북한판 걸그룹도 변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높은 하이힐에 화려한 색상의 짧은 원피스는 과거 북한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옷차림이다. 더욱 놀라운 건 모란봉악단 역시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시로 인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한다.

 

▲ 김정은과 로드맨 (출처 : http://news1.kr/articles/1031302)

  지난 2월 김정은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인 데니스 로드맨을 북한으로 초청하여 함께 농구를 관전하였다. 스위스 유학시절부터 김정은은 농구를 좋아하여 NBA 광팬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위 사진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로드맨이 쓰고 있는 미국을 뜻하는 USA 모자와 단상에 놓여있는 미국의 상징 코카콜라가 바로 그것이다. 북한이 적대시 하는 대표적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을 뜻하는 모자와 코카콜라는 과거 북한이었다면 공식석상에서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피자, 햄버거와 같은 서구의 식품이라고 금지되었던 음식들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등 최근 북한에서 나타나는 사회문화적 변화는 서구 문화에 친숙한 김정은의 단면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김정은은 작년 7월 모란봉악단 공연 후 “민족 고유의 훌륭한 것과 함께 다른 나라의 것도 좋은 것은 대담하게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학창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탓에 개방적인 성향을 지녔고, 서구 문화에 익숙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김정은의 이러한 성향이 사회문화에만 국한되어 나타날 뿐이지, 경제개혁이나 대외정책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사회문화에서 시작되는 작은 변화들이 하루빨리 북한의 더 큰 변화를 이끌어주길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167845/North-Korea-rebranded-Kim-Jong-Un-attempts-country-new-image-allowing-residents-mobiles-eat-pizza.html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030117175584323&nvr=Y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6&news_seq_no=1135542

[사진]

http://news1.kr/articles/103130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7/12/0200000000AKR20120712075000014.HTML

http://beaut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