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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사진으로 본 1950년대 한반도 : DMZ의 남쪽과 북쪽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주한 체코문화원에서 열린 '비무장지대의 북쪽과 남쪽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체코 중립국 감시위원단이 한반도 각 지역에서 찍은 사진 4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 체코는 공산국가 였고, 북한의 의료지원국으로 참전하였습니다. 휴전 이후 체코는 중립국 감시위원단으로 활동하며, 다른 참전국들보다 오랜 시간 한반도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중립국 감시위원단이란?
  중립국 감시위원단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 된 후 정전협정의 이행과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유엔사 측이 추천한 스위스, 스웨덴과 공산군 측이 추천한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4개국으로 구성되었고, 판문점에서 활동하였습니다. 형식적으로는 중립국 감시위원단 자체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포로송환 업무가 끝난 1954년 2월 이후 실질적 활동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또한 사회주의권 몰락으로 북한이 체코와 폴란드를 더이상 중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존재가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체코문화원 건물은 오른쪽 사진에서 보듯이 체코의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체코 프라하에 있는 고성을 비슷하게 재현해 낸 것이라고 합니다. 특이한 외관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 역시 체코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체코 문화원은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층에서는 체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사진가들은 중립국 감시위원단 소속 직원들이었습니다. 당시 체코에서 개인용 카메라는 흔한 것이었고, 운 좋게도 파견된 직원들중 일부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어서 고성능카메라와 수준급의 사진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중립국 감시위원단 캠프는 판문점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들은 남북한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체코는 공산 체제였기 때문에, 이러한 사진 활동들은 모두 기밀 사항이었고 출판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사진들은 2008년 체코 외교부의 지원 하에 시작된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되었고, 현재까지 많은 사진과 수집품들을 취합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들은 외국인의 시각에서 촬영된 만큼 남북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쟁 직후 황폐화된 한반도의 실상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신의주부터 부산까지 남북한 곳곳의 풍경과 개개인의 일상이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남한 주민들의 사진은 생업과 관련된 것이 많았던 반면 북한 주민들의 사진은 대부분이 이념교육과 관련된 것이었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쟁 직후 한반도의 사진들은 전쟁이 우리나라에 남긴 아픔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황폐화된 삶의 터전과 헐벗은 아이들의 사진은 가슴 한구석을 짠하게 했습니다. 또한 사라진 생활터전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당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함을 다시금 생각하고 ,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은 9월 10일까지 체코문화원에서 진행됩니다. 이번 기회에 꼭 방문하셔서 어디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전쟁 직후의 많은 사진들을 감상하시고, 체코의 문화도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체코문화원 홈페이지(http://seoul.czechcentres.cz/cs/ko)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