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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진로를 찾아 떠나는 통일 기행!

  입추가 지났지만, 여름이 가을 오는 것을 시기하는 듯 하루하루 뜨거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뜨거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난 8월 9일, 방학기간에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어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해대청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김해대청고등학교(이하 대청고)는 2012년부터 '통일교육 연구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학생참여형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적용하는데 앞장서 통일교육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대청고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통일교육 연구 시험학교로 선정되었으며, 매주 1시간씩 '창의적 특색수업'이라는 교과시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 및 북한 관련 강의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진로를 찾아 떠나는 통일 기행"이라는 주제로 2박 3일 동안의 현장체험 및 진로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대청고 통일교육 담당 선생님이신 정향진 선생님께서는 본 방학프로그램에 대한 기대효과를 강조하시면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단순히 통일을 해야 돼, 통일은 이래서 필요해 라는 이론적인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다 보면 거부감이 생긴다. 그래서 고등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한 '진로'와 '통일'을 연결시켜서 우리나라는 통일이 될 텐데,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장체험과 진로탐방을 결합한 본 프로그램은 북한 및 통일관련 지역 방문, 대학교 탐방, 한겨레중고등학교 방문, 잡월드 탐방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탐방을 함께 하며 대청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학생들은 통일과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동국대학교를 방문했고, 동국대 북한학과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학과의 소개, 진로 등과 관련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북한학과 재학생들도 함께 참여해 학생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지며 실질적인 정보와 조언을 제공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북한학과 4학년 최수지 학생은 북한학과에 대한 소개, 북한학의 목적, 북한학과에서 배우는 과목 등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북한과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습니다. 다른 학문에 비해 소수의 사람들이 공부하는 외로운 학문이지만, 다른 다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분을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충분히 다른 사람들 보다 메리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학생들의 북한학과의 진로에 대한 질문에 최수지 학생은 "북한학과에 다닌다고 해서 북한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학만으로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며 다른 학문을 함께 공부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큰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취업을 위한 별도의 활동도 계속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북한학과 입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북한학과 2학년 추재훈 학생은 "현실적으로 북한학과 신입생은 15명이 들어온다. 그 중에서 입학사정관으로 들어오는 학생은 2~3명이다.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도만 노리는 것은 위험부담이 많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학과에 들어올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이 옳다. 북한학과에 꼭 진학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학교에 와서 북한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라고 실제적인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동국대에서 진행된 대학교 탐방에 대해 대청고 오수연(2학년)학생은 "이번 동국대학교 방문을 통해서 처음으로 북한학과에 알게되었는데 북한학과에서 배우는 과목이나 실제적인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북한학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생각과 의견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해주었습니다.

 그 밖에도 학생들은 북한 및 통일관련지역인 임진각, 도라산역, 제3땅굴, 판문점 등을 견학 하면서  눈 앞에 가까이 보이지만 결코 갈 수 없는 북한을 바라보며 비극적인 남북분단의 현실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청고의 오한얼(1학년)학생은 "판문점은 남북이 정말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선을 경계로 남북의 판문점은 기후가 다른 것도 아니다. 계절이 다른 것도 아니다. 남북이 서로 멀지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라며 남북의 분단현실의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이와 더불어 학생들은 한국잡월드에 방문하여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면서 통일한국에서의 나의 진로와 직업에 대해 설계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대청고등학교는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본 프로그램(진로를 찾아 떠나는 통일 기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제적으로 학생들에게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당위성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통해 통일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보다 거부감 없이 통일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통일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대학에 가서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분단이라는 우리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연결해봄으로써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한 번쯤은 통일한국에서 나의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라며 지금까지 이숙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