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세대학교 북한연구원 국제학술회의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남남갈등 해소와 남북한 신뢰구축 : 위기관리와 신뢰의 구축'을 주제로 연세대학교 교수진과 국내 전문가들과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활동 중인 외국의 석학들이 모여서 학술발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제학술회의인 만큼 외국인이 많이 참여하였고 영어로 진행된 관계로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동시통역이 제공되었습니다. 학술 발표에 앞서서는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축사가 있었고, 회의는 오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세션 1과 세션 2로 나누어 4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연세대학교 북한연구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의 통일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학문적, 정책적 필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1995년 교책 연구소로 설립되었습니다. 우수한 연구진과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소속된 통일학 협동과정을 주축으로 통일한국을 대비하고자 남북한 군사안보·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합니다. 더 나아가 현안과 관련된 각종 프로젝트와 정세분석, 정책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측면에서 학술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축사중인 류길재 통일부장관
축사에서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남북관계가 호전된 만큼 발전기대감이 크지만, 남북관계는 서둘러 조급하게 성과를 낼 문제가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서 더디더라도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를 일관되게 추진할 것과 이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장세문 미국 걸프 지역 영향 연구센터 교수, 헤이젤 스미스 영국 크랜필드 대학교 교수, 앤드류 오닐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 교수의 발표가 진행되었고, 이어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알렉산드로 만수로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교수, 존 스웬슨 라이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 김미경 히로시마 시립대학 교수, 김용순 연세대 연구교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 발표하는 헤이젤 스미스 영국 크랜필드 대학교 교수
가장 인상적이었던 발표는 헤이젤 스미스 교수의 "International institutions as mechanisms for trust based relationships in inter-Korean conflict resolution" 였습니다. 발표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을 냉철하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헤이젤 스미스 교수는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단절이 아닌 회유와 설득이 가능한 유연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신뢰프로세스 정책만으로는 궁극적인 민주통일 한국으로 나아가기에는 부족함이 있고, 북한의 핵 문제 등은 해결할 수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헤이젤 스미스 교수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국제기구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국제기구가 남북관계에 여러가지 틀을 제공해줌으로써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외교적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음을 언급하였습니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의 앤드류 오닐 교수가 발표한 “Command without control? Nuclear crisis in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도 흥미로웠습니다. 앤드류 오닐 교수 발표는 북한이 미래에 핵무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교수는 북한이 불가피한 상황이 오면 핵무기로 선제 타격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낙관적으로만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주었고,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번 연세대학교 북한연구원 국제학술회의에서는 분단으로 야기된 한반도 갈등을 해소할 대안을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화해 무드가 형성되는 지금 대북관계에 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었습니다. 남북관계는 비단 남북한 둘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문제라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학술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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