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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통계자료를 통해 바라본 탈북청소년의 현실 (상)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사장: 김일주, 이하 재단)은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 정착과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서, 북한이탈주민이 하나원을 수료한 후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재단이 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재단에서 2011년 실시한 탈북 청소년에 관련된 통계 자료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조사는 2011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간 진행되었으며, 1948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까지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중 8세 이상 18세 이하의 청소년 총 739명을 방문면접한 결과를 토대로 하였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지원재단 홈페이지

  우선, 북한 출신 지역입니다. 상위 5순위만 집계하면 함경북도(69.6%), 양강도(11.5%), 함경남도(5.4%), 평양(2.6%), 평안남도(1.9%) 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역별 격차가 매우 큰데요, 역시 국경에 인접한 함북, 양강 지역이 대다수로 약 81.1%를 차지하였습니다. 또한 1위인 함북과 2위인 양강의 차이도 무척 컸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데, 함북 지방이 무려 약 70% 가량을 차지하였습니다. 또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비교적 질 높은 삶을 누리고 있는 평양 지역에서 온 청소년도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탈북 청소년 북한 출신 지역

  두 번째로 탈북 동기를 보겠습니다. 역시 상위 5순위만 표기하였으며, 이번에는 복수 응답을 허용하였습니다. 역시 청소년인 만큼, 가족을 따라서 탈북했다는 답변이 72.4%로 가장 높습니다. 그 다음 순위가 식량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24.2%를 차지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자유를 찾아서'인데요, 아직 어린 청소년인데도 자유를 찾아서 탈북했다는 답변이 의외로 19.6%, 그러니까 약 20%가량을 차지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 다음으로 네 번째가 '가족을 찾거나 결합을 위해서'로, 16%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답변이기는 하지만, '북한 체제가 싫어서'라는 답변도 9.1%나 된다는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아직 어린 청소년이 북한 체제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탈북을 시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복수응답을 허용하였기 때문에 이것이 유일한 동기는 아닐지라도 하나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

 

탈북 청소년 탈북 동기

 

 그럼, 이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할 당시 어떤 상태였을까요? 이것을 알기 위해 우선 북한에서의 교육 경험에 대한 통계를 보시겠습니다. 북한에서 학교를 다녔는지에 대한 질문에 55.9%의 학생이 예, 43.7%의 학생이 아니요 라고 답했습니다.

 

북한에서 학교를 다녔는지 여부

 

 우리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입니다. 또한, 취학 연령에 해당하는 학생들 중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생은 극소수이며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것 역시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국내에 입국한 탈북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전체 북한 주민의 실태라고 볼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최근 북한에서 심각한 식량난으로 인해 학교가 정상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배급제가 전면 중지되면서 교사들 역시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겨났고,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라면서 철이나 땔감 등 구해 오라는 것들이 많았고, 이것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 가서 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구할 여력이 없는 가난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두 번째로, 탈북 청소년 중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한 413명을 대상으로 북한에서 다닌 학교 유형 및 학년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인민중학교)라는 답변이 61.5%로 가장 많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이하라는 답변이 2위로 27.6%를 차지했는데, 1위와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3위로는 중학교 4학년 이상이라는 답변이 약 9.9%를 차지하였고, 무응답이 4.5%였습니다. 학력이 올라갈수록 비율이 떨어지는 것은 탈북청소년의 연령에도 기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북한에서의 학력 수준이 낮았던 학생들은 그만큼 어린 시기에 탈북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에서의 상황이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학교를 다니기엔 녹록치 않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쪽의 해석이 모두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제3국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이 조사는 탈북 청소년 중 제3국 거주 경험이 있는 349명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북한에서 남한으로 바로 넘어오는 경우는 없고, 대개 중국 등 제 3국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통계 자료에 의하면 제3국 체류 기간은 약 2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이 2년의 기간을 탈북 청소년들이 어떻게 보냈는지 보시겠습니다. 다닌 적이 있다는 답변이 30.4%, 다닌 적 없다는 답변이 69.3%였습니다. 신분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 보니 학교를 다니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 3국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

 이들이 이제 한국에서 편입하고자 할 경우, '북한이탈주민 학력심의회'를 통해 북한에서의 학력을 인정받고 북한에서의 학력에 맞추어 편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교육 공백에 이어, 제3국에서마저 교육 공백이 생기게 되면 이들이 입국한 이후 '고연령 저학력'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대부분의 남한 학생들은 자신의 연령에 맞추어 학교를 다녔는데,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보니 자신의 연령에 해당하는 학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이 때 자신의 연령에 맞추어 편입하자니 학력 수준이 맞지 않고, 학력 수준에 맞추어 편입하자니 연령이 맞지 않아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탈북 청소년들을 가장 어렵게 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심각한 청소년들은 탈북 청소년만을 위한 대안학교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학력의 개별 격차가 심하기에, 이런 대안학교에서 1대1 맞춤교육을 받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탈북 청소년들은 이제 우리 곁에 너무나도 가까이 와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제 우리의 이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고, 그렇다면 우리의 과제는 이웃인 이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더 알아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번 탈북 청소년에 대한 주요 통계 자료가 탈북 청소년에 대해 알아가는 하나의 걸음이 되길 소망합니다.


*자료 출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http://www.dongposarang.com/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