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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북한 보건의료체계는 누가 설계했을까 :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4차 강연회

  지난 6월 17일, 사랑의 열매 회관 지하 2층 세미나실에서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연구위원회 4차 강연이 열렸습니다. 이번 강연은 '북한 보건의료체계는 누가 설계했을까'라는 제목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신영전 교수가 맡아주었습니다. 신영전 교수는 북한의료 관련 통일부 자문위원, 대북 민간협력단체 자문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등 북한 보건의료체계에 정통하다고 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건의료체계에 관한 강연회답게 참석자 대부분이 의사, 약사 등 현직 의료인들이었습니다.

▲ 강연을 경청중인 참석자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1997년 6월 북한 어린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사,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과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북한어린이살리기의약품지원본부'를 결성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1년 6월, '사단법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를 창립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북한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펼치고, 남북 보건의료인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여 바람직한 남북의 보건의료제도를 모색할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강연 중인 신영전 교수

  강연의 핵심은 북한 보건의료체계의 기반이 된 소련의 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는 해방 이후 북한을 통치한 소련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소련은 1945년부터 1948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소련에 거주하던 고려인 전문가 428명을 북한에 급파하였습니다. 고려인 전문가들은 1948년 북한정권이 수립될 때까지 인민위원회, 대학, 언론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북한에 소련의 공산주의를 이식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합니다. 북한 보건의료체계 역시 이들의 영향을 받아 형성됩니다. 반대로 남한은 미국 보건의료체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 북한 병원의 모습 (출처 : http://blog.ohmynews.com/cornerstone/154540)

  북한 보건의료체계의 핵심적 특징은 모든 보건의료시설을 국가가 관리운영하고, 무상치료제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의사담당구역제를 실시하여 의사가 주민들과 밀접하게 생활하며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보건의료체계 역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국가의 지원이 줄어들어 의료기관들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고, 의약품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라는 생소한 분야를 강연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하였습니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북한의료계를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어야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강연은 '사회주의 국가의 보건의료 이해'라는 주제로 7월 8일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홈페이지(http://www.healthchild.org)를 통해 신청하시고 참여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