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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미래를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첫걸음. 2013 소통·치유·통합의 통일영화제

 

5월을 맞아 인문학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아주 뜻 깊은 영화제가 지난 14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인문한국(HK)지원사업인 <2013 소통·치유·통합의 통일영화제>는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단장 김성민)의 주최로 2010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으며, 한반도 통일 및 분단문제에 대한 시민과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자 마련되어 왔습니다.


본 영화제의 주제인 소통, 치유, 통합은 통일인문학연구단(http://tongil.konkuk.ac.kr/)이 제시하는 통일의 전제로, 남북 간의 건설적인 소통을 통해 분단이 야기한 모든 고통과 상처에 대한 근원적 치유를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통합적 패러다임을 개발하여 궁극적으로는 인류가 지향할 수 있는 보편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가운데 이날 행사는 통일인문학연구단이 지난 4월 실시한 <제4회 통일콘텐츠 공모전>의 시상식과 다큐멘터리 영화 '할매꽃'(문정현 감독) 상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통일콘텐츠 공모전>은 기존의 ‘통일영상 및 영화비평 공모’의 폭을 넓혀 영상·사진·영화비평의 세 분야로 확장되었으며, 영상 3편, 사진 3편, 영화비평 32편 등 최종적으로 교내외 40여 편의 작품들이 출품되었습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대상 1편, 최우수상 2편, 우수상 3편의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100만원, 50만원, 30만원의 상금이 상장과 함께 수여되었습니다.


 

제4회 통일콘텐츠 수상자 명단

대상 - 신미진(이화여자대학교)
최우수상 – 윤혜준(건국대학교), 서윤석(건국대학교)
우수상 – 엄지혜(이화여자대학교), 문지은(이화여자대학교), 김형정(백석대학교)

 

김성민 단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격려하고, "분단과 통일에 대한 원론적 물음들이 정책에도 구체적으로 적용되어 한반도 통일, 더 나아가서는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통일영화상영회 시간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할매꽃’(문정현 감독)이 상영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할매꽃’은 분단 패러다임의 비극적 희생물이 된 문정현 감독 자신의 가족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제만 해도 허물없이 지내던 이웃이 오늘 원수가 되는 어색한 순간들, 그 순간순간을 마음 깊이 새기면서도 어디 가서 하소연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수십 년의 침묵을 지켜와야만 했던 시대의 표상들이, 이제 긴 동면에서 깨어나 그날 감추어졌던 비밀들을 풀어냅니다.

전반적으로 이날 영화제를 통해 이념과 사상의 대립 때문에 그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잃고 빼앗겨야 했던 비극적인 역사의 한 토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때 목숨 받쳐 싸웠던 이념의 가치들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사라져갈 때, 남은 것이라곤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행복이 아니라 상처와 고통뿐이었습니다. 

군인에 의한 피해보다 좌익, 우익으로 나뉜 민간인들끼리의 학살이 더 뼈아팠던 과거사. 무려 6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그때 서로가 서로에게 남긴 한(恨)은 아직까지 작은 마을 안에서조차 이웃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소통의 의지를 놓지 않고 꾸준히 마음속 장벽을 허물어 간다면, 그토록 외면되고 방치되던 감정의 고름이 풀리며 마음에 진정한 치유와 평화가 찾아오고, 그 속에서 새로운 활기를 찾아 사회통합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마음이야 말로 인류가 지향할 수 있는 보편적인 패러다임의 첫걸음이 아닐까요?


함께 숨 쉬고 함께 걸어가며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불편함 없는 그런 미래를 꿈꾸며,
지금까지 통일플래너 김형정 기자였습니다.


김형정(백석대학교 어문학부)

comsect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