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은 2013년 1월 7일부터 1월 23일까지 글로벌 현장학습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숭실대 사회과학대학 내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방문함으로써 국제 감각을 익히고, 세계관을 아프리카 대륙으로까지 확장시키는 기회를 가졌다.
(출처 : http://www.ssu.ac.kr/portlet-repositories/fckeditor/images/20130116/p/1358315544276.jpg)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의 갈등관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 문제는 동북아 국제관계의 중심축을 이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북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동북아 통합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보통 동북아공동체에 대한 논의는 유럽연합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 탄자니아 현장학습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사례도 한반도와 동북아 갈등·통합에 큰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동아프리카공동체(East African Community)’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를 통해 아프리카의 갈등과 통합에 대해 알아보겠다.
탄자니아
흔히 킬리만자로산이 케냐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탄자니아는 킬리만자로를 사이에 두고 케냐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탄자니아는 약 4천 7백만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하지원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탄자니아의 수도 다레살람 시내 모습(직접촬영) |
탄자니아는 동아프리카의 갈등과 통합을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는 바로 탄자니아라는 나라 자체가 성공적인 통합의 역사를 거쳤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인 ‘United Republic of Tanzania’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탄자니아는 본토의 ‘탕가니카’와 섬나라인 ‘잔지바르’가 연합한 국가다. 탕가니카와 잔지바르 모두 영국의 식민지배하에 있다가 각각 1961년과 1963년에 독립했다. 이후 1964년에 정치적 협상을 통해 두 나라가 합병했고, 1965년에 탕가니카와 잔지바르라는 이름을 합친 ‘탄자니아’가 수립되었다.
동아프리카공동체(EAC: East African Community)
동아프리카공동체의 역사는 동아프리카가 영국에게 식민 지배를 당하던 20세기 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17년부터 케냐와 우간다 사이에 자유무역이 시작되었으며, 1922년에는 여기에 탕가니카까지 동참해 역외무역에 대한 공통 관세율을 채택하기도 했다.
EAC가입국 현황 (출처 : http://cdn.thehabarinetwork.com/wp-content/uploads/2012/02/map-of-East-Africa-Community.jpg)
이후 1960년대 초반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을 맞으면서 동아프리카 통합에 대한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의 대표가 동아프리카공동체 협약에 서명하면서 1967년 12월 1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출범 10년 만인 1977년 6월에 해체되고 말았다. 이는 우선 공동체가 관세동맹의 성격이 강했으며, 무엇보다 1971년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 쿠데타로 집권하면서 탄자니아와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재탄생
해체되었던 동아프리카공동체는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 축출된 후 재탄생의 분위기가 활발히 일었다. 1981년 1월에 우간다의 캄팔라에서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3국의 정상이 처음 회동을 가졌다. 이후 몇 번의 정상회담을 거쳐 3국 대표는 1991년 11월에 탄자니아 아루샤(Arusha)에서 동아프리카공동체 설립조약에 서명했다. 2007년 6월 1일에는 르완다와 부룬디가 새로 가입하여 동아프리카공동체는 현재 총 5개국 1억 3,500만의 인구를 갖게 되었다.
EAC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직접촬영)
동아프리카공동체는 2005년부터 공동대외관세와 관세동맹을 시행했다. 그로인해 역내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동아프리카국가들 간 경제협력이 증가하고 있다. 동아프리카공동체는 여기서 더 나아가 통화동맹을 2012년까지 구축하기로 했지만, 각 국가들 간의 경제적 격차와 이해관계가 맞물려 아직은 추진 중에 있다. 통화동맹을 목표로 한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아프리카공동체는 정치적 통합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동아프리카공동체 안에는 동아프리카입법의회와 동아프리카재판소가 개설되어있다. 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정치적 통합을 논의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탄자니아 출입국 카드(직접촬영)
그러나 동아프리카공동체의 사회문화적 성과는 상당해 보인다. 1996년부터 동아프리카 여권이 발행되었고, 동아프리카 여권 소지자들에게는 6개월 비자가 제공되었으며 이들만을 위한 출입국 심사대가 따로 마련되었다. 실제로 우리가 탄자니아에서 입·출국 할 때 동아프리카 전용 출입국 심사대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출입국 카드 또한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동아프리카공동체의 이름이 맨 위에 적혀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같은 탄자니아 영토인 잔지바르에 들어갈 때도 동아프리카공동체 이름의 출입국 카드를 작성해야 한다. 이것은 비록 한 나라이지만 잔지바르의 자치권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EAC본부에서의 단체사진(직접촬영)
동아프리카 역시 지난한 갈등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역 통합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차차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과거 공동체가 느슨해지자 국가들 간 긴장이 조성되었지만, 다시금 통합에 노력을 기울이자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동아프리카공동체 역시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반도와 동북아가 이들을 꾸준히 지켜볼 가치는 충분하다.
구희상
mejunate@nate.com
[참고자료]
『Think Global, Act Global: Learning from Tanzania』, 2013, 숭실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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