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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다시 찾아온 민족의 대명절, 북녘의 설은?

이번 달인 2월은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이 있는 달이기도 하는데요, 이를 기념하여 오늘은 북한의 설날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갈까 합니다.


 

 

 

북한학을 공부하고 있어서인지 설을 맞아 주위 친구들로부터 북한에도 설날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북한 역시 우리와 같이 설날을 국가 명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단지 신정이냐 구정이냐는 날짜 차이가 있을 뿐 분명 북한에서도 설날은 명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서인 『수서(隋書)』와 『구당서(舊唐書)』를 보면, 신라인들이 원일(元日)의 아침에 서로 하례하며 왕이 잔치를 베풀어 회연하고 일월신을 배례한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이는 이미 천 년 전부터 이미 한반도에 설 풍습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반도 이북 지역 역시 광복 이전까지는 한반도 통일 국가에 속해 있었으니, 북한이 설날을 명절로 기념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남한과의 차이점은?

 


북한에서는 양력설, 즉 신정만을 진짜 설 명절로 쇠어 오고 있습니다. 이 날은 주민들에게 평상시보다 많고 다채로운 식량이 지급되고 이틀 연속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이기에 이 기간만큼은 북한의 엄격한 사회 분위기도 조금이나마 누그러진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 한국이 설 명절로 쇠고 있는 음력설, 즉 구정은 북한에서 단순한 휴일로 인식될 뿐 특별한 배급도 없고 주민들도 명절이라고 크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의 설날이 남한과 구별되는 또 한 가지 요인은 바로 ‘귀성길’입니다. 고향이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은 아마 누구라도 명절 때마다 한 번쯤은 위 사진과 같은 고된 귀성, 귀경길을 경험해보셨을 텐데요 북한에는 이러한 귀성행렬 자체가 없다는 것이 우리와 구분되는 주요한 특징입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주민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주민들은 자신의 거주 지역 외부로 나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유효 기간이 있는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그마저도 요즘에는 관원들에게 뇌물이나 편법을 쓰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차량의 수도 극소수이고 대중 교통수단은 수도 평양을 제외하면 이용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귀성 행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설맞이

 


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북한이탈주민들은 작년 말 기준으로 이미 2만 명을 넘어 3만 명에 육박해가고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 내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설날에 맞는 이들의 소외감도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가족들이 모두 함께 남한으로 온 경우보다 혼자나 몇 명만이 탈출에 성공한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들은 곧잘 남한의 설날은 물질적으로 무척 풍요롭지만, 인심의 풍요로움으로는 북한이 더욱 낫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북한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체제인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북한에서의 이웃 및 가족과의 추억은 강력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겠지요. 하루빨리 온전한 통일을 완수하여 한반도의 모든 한민족이 즐겁고 풍요로운 민족의 대명절을 함께 쇨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참고자료

주성하,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 가나?'(2012. 04. 11), 기파랑

주간 고속도로 교통상황(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