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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KBS 스페셜, 김정은 1년을 말하다

 

안녕하세요? 새해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김유경 기자입니다

2013년은 우리나라에 있어 여러모로 중요한 해가 되겠는데요. 대한민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는 동시에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구축된 지 1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경색된 측면이 컸다면 새 정부에서는 과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3일 <KBS 스페셜> '2013 한반도, 김정은 1년을 말하다'편에서는 지난 1년간 북한의 변화 움직임을 다루었는데요. 이 방송을 요약 정리하여 이제부터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 북한 여성들이 중국 공장에 가는 이유는?

중국의 어느 한 봉제공장을 찾아가 보니 일하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도 안 통하는 낯선 땅에서 열악한 처우를 받으며 돈을 벌고 있는 여공들. 외부와 단절된 채 최소한의 지원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개인 활동은 철저히 통제되기 때문에 아래 사진처럼 전원 파란 노동복을 입고서 이동할 때도 군대가 행군하듯 단체로 움직입니다.

중국 공장에 북한 주민을 소개해주는 브로커에 따르면, 현재 단둥을 비롯한 연변 인근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수만명에 이르며 밀입국자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새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외화 벌이 사업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북한 인력을 외화벌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동시에 3D업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는데, 그 자리를 북한 여성이 메워주고 있는 것이지요.

 

 

▶ 문화면에서 이미 변화의 바람이?

평양을 살펴보면 김일성 광장에서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 어린 학생이 기타를 메고 가는 모습, 남측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인 여성들의 옷차림과 하이힐, 거리 곳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모란봉악단 공연에서는 미키마우스와 곰돌이 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 상업영화를 대표하는 '록키'의 주제곡과 함께 소련 권투선수를 때려눕히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현지지도를 할 때 다정하게 걷고 있는 부인 리설주의 모습은 북한사회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이후 북한은 조금씩 개방의 틈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정은의 경제살리기, 과연?

김정은 정권은 선군정치로는 더 이상 배고픈 민심을 달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경제살리기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정일 시대에 군이 누려온 특혜를 폐지했습니다. 이에 군이 반발하자 군부 최고 실세인 리영호를 전격 숙청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20대인 김정은은 군 최고계급인 '원수'로 추대, 1년 만에 군부까지 완전히 장악하게 됩니다. 당·정·군의 모든 권력을 거머쥔 김정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제작팀은 전화설문 및 중국현지접촉을 통해 북한주민 20명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김정은 통치 1년에 대한 평가에 대해 잘했다는 의견과 못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김정일 때와 똑같다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나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많은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은데다 복구시설과 장비 등 재난 인프라가 부족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경제사정이 좋아졌음을 느끼는 주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의 지하자원, 중국이 독식하나?

지난 10월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인 단둥에서는 대규모의 투자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중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의 기업들도 북한 상품 설명에 열성을 보였습니다. 투자 유치로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북한과 동북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북한-중국 교역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국 간 교역액이 2005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다 2010년부터 급등해, 그야말로 북중 밀월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광산자원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북중 교역량의 70% 이상은 지하자원이며 최근 중국과 북한이 무산철광에 5억 달러의 투자·개발협정을 논의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중국의 트럭들이 부지런히 북한의 자원들을 퍼나르고 있는 것이지요.

당장 외화가 급한 북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독점하고자 교섭 중입니다. 북한에 대한 관심은 자원 수요가 급증한 중국의 국가전략으로 추진되고 있기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뛰고 있습니다. 판로가 중국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중국이 자원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외자유치에  혈안…나선 특구 적극 개발

중국의 관심은 나진·선봉 경제특구에도 쏠리고 있습니다. 나선 특구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어디를 가든 중국어를 볼 수 있으며, 북한은 중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 특구가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최고 실세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장성택은 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찾아 후진타오 당시 주석과 만나 중국의 지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경제 전문 관료들은 중국에 남아 투자 설명회를 열고 나선, 황금평 지역 등을 함께 순회하기도 했습니다.

 

▶ 북중 밀월관계에 속 태우는 남한

중국과 북한이 밀월관계를 쌓아가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고성군 명파리. 금강산 관광으로 활기찼던 이 마을에는 적막감이 흐릅니다.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이곳 주민 480여 명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고 지역 경제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어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온 국민이 분노했고, 정부는 북한에 사과를 촉구했으며 특단의 조처를 내려 모든 물품의 반출 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남북 경협 최일선에 있던 기업가들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 김정남(김정일의 장남)은 북한을 어떻게 볼까?

2011마카오에서 촬영된 인터뷰 영상을 보면, 김정남은 "국제 정세와 주변국 현황을 봤을 때, 북한이 경제강국을 세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북핵에 대해서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국력이 핵무기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핵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치 상황에서 시스템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그래서 아마 경제지원을 위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고 본다. 북한과 같이 지정학적으로 열강 사이에서 생존해야 하는 나라가 이미 핵을 보유했 때 그것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남북관계는 정권에 따라 그 기조와 정책이 극과 극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2013년, 이제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대북정책과 평화공존을 위한 남과 북 모두의 양보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에 앞서 북한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 정확한 진단과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출처 :  1월 13일 <KBS 스페셜> '2013 한반도, 김정은 1년을 말하다'

두번째 사진 출처 : 헤럴드경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112&aid=0002316923

 

김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