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기 상생기자단 구희상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북한이 어떻게 소수의 핵무기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대체 왜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는지 그 동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장면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96&aid=0000171810)
북한은 왜 그토록 핵개발에 집착할까? 사실 우리는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비단 북한뿐만 아니라, 어떤 한 나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처럼 폐쇄적인 국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야 그에 맞는 적절한 외교정책을 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그들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야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 동기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세 개의 가설을 살펴보겠습니다.
방어적 군사목적설
방어적 군사목적설에서 핵무기는 북한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므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북한은 스스로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있고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핵개발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NPT탈퇴를 보도한 신문기사 (출처 :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3031300329101001&editNo=12&printCount=1&publishDate=1993-03-13&officeId=00032&pageNo=1&printNo=14699&publishType=00010)
1차 북핵위기 당시의 국제정세를 살펴보면 그러한 북한의 의도를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1차 북핵위기란 북한이 1993년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미국과 전쟁 직전까지 갔다가 제네바합의를 통해 해결된 사건입니다. 사건이 일어났던 90년대 초반은 우리가 흔히 탈냉전기라고 부르는 시기로 소련이 붕괴한 후 미국 중심으로 국제질서가 재편되던 때였습니다. 게다가 유일한 동맹국이었던 중국마저 한국과 수교를 맺자 북한은 안보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경제력과 그에 따른 군사력이 한국보다 열세에 놓인 것은 이미 오래 전이었습니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 속에서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핵개발이라는 것입니다. 핵무기는 그 특성상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비대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쉽게 말해, 내가 군사력이 약하더라도 핵무기 하나만 있으면 누구도 나를 쉽게 공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어적 군사목적설에서는 북한에게 평화가 보장된다하더라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더라도 여전히 한국 혹은 미국에 비해 전력이 압도적인 열세에 놓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공격적 군사목적설
공격적 군사목적설은 북한의 핵개발이 공격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걸프전은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불량국가'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먼저 미국에게 재래식 전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라크는 중동에서도 손꼽히는 군사강국임에도 미국에게 힘 한번 써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대랑살상무기, 즉 핵무기를 확보하면 정권의 생존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라크가 핵탄두를 실제로 가지고 있었다면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었을까요? 이라크전쟁의 명분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공격을 감행했지만 끝내 이라크에서 핵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곧 미국이 이라크에 핵무기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에 공격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노동 1호와 광명성 3호의 모습
(출처 : http://libertyherald.co.kr/article/view.php?&ss%5Bfc%5D=2&bbs_id=libertyherald_news&doc_num=6285,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2/03/18/0511000000AKR20120318051600014.HTML)
북한은 여전히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적화통일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한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짐에 따라 적화통일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뤄낸다 하더라도 결국은 남한 중심의 통일일 것이기에 결코 적화통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전 노동당 비서 황장엽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과 전쟁을 할 경우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합니다. 설령 미국이 개입하려 하더라도 일본을 핵무기로 위협한다면 미국의 개입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증언했습니다. 계속해서 증가하는 북한의 핵능력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현재까지 북한은 2차례의 핵실험(2006년, 2008년)을 강행했고, 2012년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인 광명성 3호를 시험 발사했습니다. 일본 전역(오키나와 제외)을 사정권에 둔 노동 1호 미사일은 이미 실전 배치되어 있기까지 합니다.
외교목적설
외교목적설은 북한의 핵무기가 외교적 협상카드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북한의 고립된 경제구조는 외부와 교역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개혁·개방으로 나갈 경우 체제불안이 걱정되므로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핵무기를 협상카드로 삼아 미국과 협상한다면 체제유지에 필요한 외부세계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핵무기로 인해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사실은 미국의 질서에 편승하고자하는 '갈등적 편승'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네바 합의 당시의 모습 (출처 : http://namoon.tistory.com/9)
외교목적설은 북한이 핵개발을 협상용으로 사용하고 나서 포기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보였다고 주장합니다. 1차 북핵위기를 해결했던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은 자신의 유일한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켰는데, 만약 이 때 계속해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면 연간 30기 정도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얻었을 것입니다. 계속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면 많은 수의 핵폭탄을 한 번에 얻었을 텐데, 이를 포기했다는 것은 북한이 핵개발을 협상용으로 사용하고 포기하려했다는 의도를 짐작하게 합니다.
그 어떤 가설도 아직까지는 북한의 핵개발 의도를 완벽히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이론들을 토대로 북한의 의도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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