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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김옥, 김정은 파격 정치의 신호탄인가?

  김옥은 김정일의 넷째 부인이자 김정일이 사망할 때까지 함께한 그의 마지막 여자로 알려져 있다. 김옥은 평양무용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1980년대부터 서기실에서 일하며 김정일의 비서 역할을 했다. 현재 그녀의 직함은 국방위원회 과장이다. 


러시아 방문 때 김옥과 김정일의 모습 (출처 :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6964797&cloc=olink_article_default)


  김옥은 고영희가 사망한 2004년 이후부터 김정일과 동거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며, 2010년부터 퍼스트레이디로서 본격적으로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후 김정일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동행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사망한 후 김옥의 장래에 대해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다. 김옥이 김정일의 장의위원회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두고 숙청하기 위한 수순이라거나, 장성택·김경희 부부의 견제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 혹은 김정일 사망 당시 끝까지 옆에서 지키지 못한 죄를 물어 문책을 당할 것이라는 등의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안정적으로 오른 이후에도 계속해서 김옥은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출처 : http://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569238&ctg=1200&tm=)


  우리는 김옥과 김정은의 관계에 대해서 김정일의 요리사로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의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10년에 출간한 책에서 김옥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후지모토의 기록에 따르면 김정은 삼남매가 어릴 때부터 김옥을 ‘옥이 동지’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고 한다. 또한 고영희가 없을 때는 김옥이 김정일의 바로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고영희만 사용할 수 있었던 최고급 식기도 함께 사용했다고 한다. 게다가 후지모토의 눈에 고영희와 김옥의 관계도 상당히 원만해보였다고 한다. 한 때 후지모토 겐지의 증언에 대해 일본인인데다가 요리사 신분으로 어떻게 김정일 일가를 그렇게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겠느냐는 의심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후지모토가 북한의 공식적인 초청을 받고 현재 방북 중인 것으로 보아 그와 김정일 일가의 관계가 그의 말대로 상당히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의 증언은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 (출처 : http://news.donga.com/Inter/3/02/20120610/46884978/1)


  반면 김정일의 처조카, 즉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본명 리일남)이 쓴 회고록에는 어디에도 김옥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다. 김경희와 장성택은 아이들의 고모·고모부로서 성혜림과 고영희 양 측을 모두 오갔기 때문에 두 책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김정남과 함께 생활했던 이한영이 김정일 옆을 그림자처럼 지키던 김옥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은 애초에 그녀가 고영희의 사람으로 고영희와 가깝게 지내면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든 킹메이커의 역할을 했다는 증거이다. 김정은 삼남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가족처럼 봐왔던 사람이 새어머니가 되는 것을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여기에 고영희가 사망했을 때 김정은의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때부터 삼남매의 보호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한 김옥 (출처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730500010)


  북한은 생전에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고영희를 현재는 김정은의 어머니로서 우상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김정은의 계모인 김옥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훈장 수여, 은하수 광명성절음악회 관람, 4차 당대표자 회의,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등의 행사에 계속해서 김정은이나 장성택, 김경희 등과 함께 등장하는 것을 보면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밀감뿐만 아니라 그녀 스스로 다져온 입지도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정일 훈장을 받을 때 김옥과 그녀의 부친인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함께 받았다. 남동생인 김균 역시 최근 김일성종합대학 제1부총장에 오른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만큼 김옥의 집안 자체가 탄탄하다. 뿐만 아니라, 김옥의 여동생은 장성택·김경희의 딸인 장금송과 함께 유럽에서 유학하며 룸메이트로 지냈다. 장금송이 자살했을 때도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오래 전부터 김옥의 집안이 장성택·김경희 부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옥은 김정은과 함게 광명성절음악회를 관람하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5549563)


  최근 김정은은 부인 리설주를 공개하고 시찰에 동행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한 번도 그들의 부인을 공개한 적이 없는 만큼, 이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 같은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두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리설주 못지않게 우리가 주목해야할 인물이 바로 김옥이다. 아무리 김정은이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더라도 젊은 계모가 언론에 계속 노출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사실 김옥의 존재 자체가 고영희 우상숭배작업에 방해되는 일이다. 그러나 이처럼 껄끄러울 수 있는 관계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만큼 북한 지도부의 사고방식이 많이 변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주민, 권력층 할 것 없이 다들 남한의 TV프로그램을 DVD로 즐겨본다고 한다. 그 영향 탓인지 이제는 젊은이들도 자유롭게 데이트를 즐기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는 북한 사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는 아무리 강력한 억압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김옥의 정치적 행동반경이 얼마나 넓어질 것인지 여부는 북한 지도부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김옥의 행방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71825&sc=naver&kind=menu_code&keys=3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7371391&cloc=olink|article|default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2144761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558216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30/20120730004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