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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탈북, 그 후 어떤 코리안 (KBS 스페셜)

지난 4월 8일, KBS에서는 다소 특별한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바로 영국, 캐나다, 미국 등 해외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탈북 난민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그 먼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왜 특별한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2011년,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탈북민들의 수는 대한민국이 약 2만 명 정도로 제일 많고, 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들에 3천여 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민들은 탈북 후 각국을 거쳐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국가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주로 영국, 독일 등 유럽권 국가들을 선택하는 이들은 해당 국가에 도착하자마자 난민 신청을 하고, 해당국 난민청의 철저한 심사를 거쳐 난민 지위를 받고 거주의 자유를 얻게 됩니다.

사실 해외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 중에는 아직도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해 불법 체류를 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이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한 것은 탈북 후 한국을 거쳐왔기 때문입니다.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바로 탈출하여 의탁할 곳이 없는 신분이란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제 추방의 위험 속에서 난민 지위를 받은 다른 탈북  들 집에 얹혀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위험을 무릅쓰고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한국을 떠나 서구권 국가로 갔을까요? 이들은 대부분 한국 사회의 무한경쟁주의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한국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경우가 많아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한국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한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설문에 응답한 해외 체류 탈북 들 가운데 "그렇다"라고 대답한 이들이 60%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탈북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도 한국 사회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현재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박철진(가명)씨는 가족들을 데리고 탈북 후 태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새 삶을 멋지게 살아보자고 다짐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초등학생 딸들을 가르치려다보니 각종 사교육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교육 복지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영국을 택해 떠나온 그는 현재 한국 여권이 있다는 점 때문에 난민 심사가 답보 상태라고 합니다.

박철진씨의 딸 박순애(가명)양은 어린 시절 한국 사회에서 받은 따돌림때문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의 탈북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우월 의식 때문에 왕따를 당해 견딜 수 없었던 것입니다.

 

탈북민들이 한국을 선택하지 않고, 서구권 국가로 계속 향하는 것은 바로 한국 사회에서 상처를 입은 기존 탈북들의 입소문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의식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약 40% 이상이 "그렇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상처받고 떠나왔음에도 여전히 한국을 그리워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어왔음에도, 부정적인 편견으로 그들을 홀대했던 한국 사회를 그들은 여전히 그리워하고, 또 한국을 자신들의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탈북민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남한, 북한을 떠나서 같은 코리안이다"

우리들은 항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외치지만, 정작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내려온 동포들에게 너무나 가혹했던 것은 아닐까요? 통일의 초석은 결국 탈북민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다같은 코리안이라는 의식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이제는 탈북민이 더 이상 전세계를 떠도는 난민이 아닌 대한민국의 당당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들과 우리를 편가르지 않고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 통일은 우리 곁에 또 한 발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