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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국제심포지엄] 북한과 동독 이탈주민의 사회통합 (1)

[2012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국제심포지엄]

북한과 동독 이탈주민의 사회통합 (1)

-한국과 독일의 경험 및 교훈-


      5월 9일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북한과 동독 이탈주민의 사회통합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에서 노르베르트 에쉬보른 박사와 동독 출신 카르스텐 뒴멜 박사님이 오셔서 동독이탈주민 지원에 대한 강연을 해주셨고 한국을 대표해 현인애(NK 지식인연대), 김화순(이화여자대학교), 박영자(이화여자대학교) 및 여러 북한/탈북자 전문가들이 이탈주민의 사회통합 문제를 논하기 위해 자리해주셨습니다.


 


      이 날 심포지엄은 동독이탈주민 정착실태와 서독의 정책,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와 사회통합, 통일을 위한 사회통합 가치와 정책방향, 총 3개의 세션으로 나눠졌습니다. 첫번째 세션은 카르스텐 뒴멜 박사님의 “낯선 친구”라는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됐습니다. 주 내용은 통일 이전의 주민 이동 실태와 서독 정부의 지원에 관한 설명이였습니다. 분단 이후 동독에서 서독으로의 꾸준한 주민 이동은 다음과 같이 크게 3단계로 나뉠수 있습니다.


      첫번째 단계(1949년~1961년)에서는 약 4백만 명의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베를린 장벽 완공과 국경지대 무장화가 되기 전이 였기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이를 이용해 많은 동독인들이 서독내 가족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출국을 한 뒤 서독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독 정부는 1952년부터 동독이탈주민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해주고 정착 보조금, 임대 아파트 및 주택, 가재도구 보상, 이탈시 발생한 금전상의 손해 보상 등 경제적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단계(1961년~1989년)부터는 동독내 주민이탈에 대한 제재가 심화되면서 서독 정부가 동독 주민들을 “사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전체 이주자 50만명 중 28만명 정도는 정치범과 반대세력 석방 거래로 이뤄졌고 나머지 22만명 정도는 직접 출국 허가를 받아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서독 정부에서 총 23억 달러(개인당 $67,340)라는 상당한 재정을 소비하면서까지 동독주민들을 데리고 왔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부담이 큼에도 불구하고 서독이 정치범 석방 거래를 한 이유는 서독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동독과의 거래를 통해 외교적 신뢰를 쌓기 위함이였습니다. 독일에서 이 석방 거래 정책은 “프라이카우프Freikauf” (돈 주고 자유를 산다)라고 불리며 서독의 이탈주민에 대한 포용과 통일에 대한 노력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각주:1]

     당시 서독 사회에서 프라이카우프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와 언론간의 공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독 정부에서는 정치범 석방거래가 공론화 되지 않게 언론에 협조를 구했고 서독 언론들은 정부의 실리 정책의 뜻에 따라 석방 거래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이 시기에 서독 정부는 이탈주민 정착 지원 정책을 확대하였습니다. 이탈주민들이 정착 즉시에 서독 주민들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받게 해줬고 1년간의 세금 면제, 교육 장학금, 낮은 이자 대출 등 특수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탈주민들이 효과적으로 사회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세번째 단계(1990년~200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동독에서 서독으로 4백만명의 주민이 이주하였고 반대로 서독에서 동독으로 28만명의 주민이 귀환하였습니다. 독일 통일 당시 동독주민들에게 1인당 100 마르크의 환영금이 주어졌고 형사복권법과 행정복권법이 제정되면서 정치적, 행정적으로 억압은 받은 피해자들에게 내려진 형이 철회되고 그들의 자유와 권리가 복원되었습니다. 또한 2007년에 들어서는 동독내 정치범들에게 100% 구금 보상금을 지원했습니다.


서독으로 입국하려는 동독주민 (출처:Corbis Image)서독으로 입국하려는 동독주민 (출처:Corbis Image)

     듐멜박사님의 강연으로부터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볼만한 점은 이탈주민들에 대한 지속적 그리고 체계적인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1949년부터 시작된 서독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은 전체 8백만명이 넘는 이탈주민들이 정착하는데 큰 힘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서독은 교육, 주택, 의료 보조를 통해 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Freikauf를 통해 체제 우월성과 통일에 대한 준비성을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더 많은 동독주민들이 서독으로 유입됬으며 동시에 동독내 통일에 대한 염원을 키워감으로써 독일 통일을 이루는 기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많은 정책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재고했을때, 우리나라는 독일과는 다른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위한 우리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은 통일을 준비하는데 필수이며 분단을 극복하는데 큰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부에서는 현인애 교수님이 발표하신 국내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와 사회통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제5기 상생기자단 안요섭

존스홉킨스대학 화학생물공학 / Yahn7jhu@gmail.com

  1. 프라이카우프에 대한 관련 기사 http://blog.unikorea.go.kr/176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