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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김정일이 축지법을 썼다고?

 “축지법! 축지법! 장군님 쓰신다!”


 위의 황당한 글귀는 실제 어느 북한 노래의 한 소절입니다. 이 노래는 몇 해 전부터 인터넷을 떠돌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곡으로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라는 황당한 제목의 노래입니.


북한의 황당한 노래,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출처 : 유튜브>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커뮤니티인 유튜브를 통하여 널리 알려진 이 노래는 김정일 집권기에 나온 노래로 '김정일이 김일성처럼 축지법으로 적들을 무찌르며 나아간다'는 황당한 가사의 노래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왜 이런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같은 노래를 지은 것일까요? 그 까닭은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정일에게 만세삼창을 하는 북한 주민들, 북한 당국의 선전과 억압으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북한에 가다.>


  사실 북한의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神格化) 수준의 선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마치 석가와 예수의 탄신일을 기념하듯이 김일성의 생일이 '태양절'이란 이름으로, 김정일의 생일이 '광명성절'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크게 기념되고 있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라는 노래는 그들의 광적인 선전이 도를 넘었음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근대도 아닌 현대에, 그것도 무신론(無神論)의 공산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체제에서 축지법이라는 도술을 부린다는 내용의 선전용 노래가 불린다는 것은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망한 김정일의 생일 기념 공연 '대(代)를 이어 충성을 다 하렵니다.' /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가 김정은이 보는 앞에서 불렸다. <출처 : 연합뉴스 2012.2.18>


 이렇듯 북한은 체제의 유지에 급급하여 현대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선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아직 외형적(外形的)으로는 말도 안 되는 선전들이 주민들에게 먹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선전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구멍이 난 댐을 온몸으로 막으려 하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의 선전용 노래 '발걸음'의 수예(手藝) 작품
<출처 : 연합뉴스 2012. 2. 27
>


 김정일 체제가 축지법이라는 도술을 부린다고 선전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을 다스리고자 하였다면 김정은은 과연 어떤 도술을 부린다고 선전하여 북한 주민들을 다스리고자 할까요? 그도 축지법처럼 황당한 도술을 쓸 수 있다고 선전할까요? 실제로 그를 찬양하는 선전용 노래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축지법과 같이 파격적인 소재의 노래는 나오지 않아 조만간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이 듭니다. 과연 김정은은 진정으로 자신이 선전해야 할 도술이 축지법과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라 우리가 건네는 상생통일(相生統一)의 손길을 잡는 것임을 알고 있을까요? 다시는 이 땅에 말도 안 되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 제5기

정원석 기자 (부경대학교/jws9002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