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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만약 남북한 국민배우가 서로 만난다면?

지난 2005년, 남북한 두 연예인의 만남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효리와 북한 배우 조명애 말입니다. 당시 두 사람이 '하나의 울림'이라는 테마로 함께 찍은 핸드폰 광고는 지금까지도 뇌리에 남아있는데요.

그래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남북한 남자 국민 배우가 서로 만난다면, 어떤 배우를 꼽을 수 있을까?

우리 나라 국민배우로 저는 배우 이순재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배우 이순재는 1934년 현재 북한 관할구역인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북한이랑 인연이 깊죠?

현재 만 77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기에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연극공연을 하다 그 후 1961년, KBS <나도 인간이 되련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총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수가 각각 100여편 이상이 된다고 하니, 굉장하죠?

그런 배우 이순재의 인생을 보면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시대의 격동기와 발전기 모두를 경험했고, 이를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을 작품에 녹여 냈을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배우 이순재는 유독 북한과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종영한 TV조선 <한반도>에서 한반도 통일을 이끌다 갑작스런 북한의 쿠데타 소식으로 쓰러진 전임 대통령의 역할을 맡았기도 했구요.

지금은 MBC에서 방영 중인 수목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서 은규태 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더킹 투 하츠>는 가상 입헌군주제라는 전제 아래에서 남북한이 서로 평화를 이끌어간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드라마이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정말로 배우 이순재와 통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배우 이순재가 살아 온 인생 그 자체가 한국의 근현대사의 큰 획이었기에 배우 이순재를 보면 역사적 산 증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래서 만약 남북한 국민배우끼리 만난다면, 저는 주저없이 배우 이순재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북한을 대표하는 국민배우를 한번 알아볼까요?

만약 북한의 대표 배우가 나온다면 아마 배우 방석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우 방석운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배우입니다. 혹시 기억나셨나요? 예. 맞습니다. 바로 <사육신>에서 유응부 역할을 맡았던 배우이죠.

배우 방석운이 맡았던 유응부의 역할은 조선 시대 문신이었지만 무예에도 능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또한 호탕하고 씩씩하지만 고집은 센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단종 복위를 시도하다 걸려서 실패한 사육신 중 한 사람이지요.

아마 그가 유응부 역할을 맡은 이유는 대범한 듯한 모습과 체격이 있는 몸집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배우 방석운은 1944년 함경남도 북청 출생이며, 올해 만 67세입니다.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 학부를 졸업했고, 현재는 TV극 창단 배우이며 동시에 인민 배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이 '인민 배우'라는 호칭은 아무나 칭해지는 칭호가 아니라고 합니다.

'인민 배우'는 내각 부상(우리 나라의 차관)의 대우를 받는 예술인에게만 붙여지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배우의 칭호를 받은 사람은 최봉식, 석성제 그리고 방석운 밖에 없다고 하네요.

반면 인민 배우 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그래도 예술성을 높게 평가받는 배우에게 칭하는 호칭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공훈 배우'인데요. '공훈 배우'의 칭호를 받는 배우는, 박용철, 고승룡, 서명산으로 국장급 대우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드라마 <사육신>에 출연했다는 사실이죠. 우리는 어색한 북한 드라마에 적응을 못했지만, 북한에서 이들의 존재는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그 배우들 중 방석운은 가장 연장자이자, 최고의 인민 배우로 칭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석운은 <좌우명>, <쇠물이 흐른다>, <평양은 아리랑을 노래한다>, <빛나는 강산> 등 약 2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고 하네요.

북한의 국민 배우라고 할 만 하겠죠? 만약 남북한 국민배우끼리 만나는 자리가 생긴다면, 이 두 배우가 만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분단된지 약 60여년, 그 시간 동안 우린 많이 달라진 문화의 형태 속에서 각각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치적 만남 또한 중요하지만, 이렇게 접근하기 쉬운 문화적 교류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 첫 시작을 남북한 문화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만남으로 연다면, 통일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다시 호의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7년 전,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이효리와 조명애의 만남을 우린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이 두 배우의 만남이 남북 분단의 물꼬를 터 남북한 국민들이 모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