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조선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한반도>는 통일국가를 이룩하는 과정을 담은 국내 유일 드라마다. 이제까지 남북한 관계를 다루는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통일을 이뤄내는 과정을 표현했던 드라마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 드라마를 관심있게 시청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나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은 이 '통일'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 진재(김정은 分)와 명준(황정민 分)의 사랑이야기로 문을 연 <한반도>는 중반부에 이르면서 차츰 통일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갈등이 시작된다. 바로 주인공 명준이 대통령 후보 경선자로 나서면서부터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한 명준. 진재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시작을 했지만, 대권에 도전하며 난관에 봉착한다.
"북한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명준에 발언에 분노를 금치 못하는 서해교전 유족들. 그들의 슬픔을 바라보며, 명준은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제 발언 번복하면 되는 겁니까? 번복하고, 북은 적이니까 응징하겠다. 필요하다면 선전포고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라고 말하면 되는 겁니까? 그렇게 하면 유족들께 사죄가 된다고 보십니까?"라고...
극 중 명준의 질문은 바로 오늘날 통일과 관련해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통일과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념대립이냐 아님 같은 민족으로 바라볼 것인가가 바로 그 과제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 <한반도>는 우리에게 2가지를 시사한다. 첫 번째, 북한과의 교전으로 희생된 장병들에게 경외감을 표하고, 유족들과 그 아픔을 진심으로 나누고 있는가이다.
2000년대에 들어 두 차례의 서해교전과 천안함 폭침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우리는 많은 장병들을 잃었다. 그 때마다 우리는 끊임없는 경각심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곤 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려 노력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국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개개인 모두가 그러지 못했다. 당시에 반짝, 국가 전체가 애도의 기간을 가진 적은 있어도, 그 슬픔과 아픔을 진실되게 꾸준히 나누지는 못했다.
이는 잊혀져가는 장병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유족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도 유족들과 슬픔을 나누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느껴야 비로소 그런 불행한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할테니 말이다.
유족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기 위해 노력한 명준의 마음을 받아들인 것이었을까. 극 중 서해교전 49제에 참석한 유족들 중 한 할머니가, 명준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내 아들을 좀 만나줘요. 만나서 얘기를 해줘요. 내 말을 꼭 좀 전해줘요. 우리집 대문 고장나고, 수돗물 안 나와도 다 걱정하지말라고.. 인자 이 애미걱정은 하지 말라고..."
어쩌면 유족들이 간절히 바랬던 것은 국민과 국가의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이 아니었을까.
두 번째, 통일과 북한은 단순히 이념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통일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종 목표이다. 따라서 단순히 남북간의 대립만으로 바라봐서는 이 땅에 평화가 정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국가 안보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다. 통일을 완전히 달성할 때까지, 우리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념에 얽매여 통일의 숭고한 의미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되 미래적 평화과제인 통일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야한다. 또한 북한을 구성하는 것은 정권만이 아니다. 인민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 이 땅에서 평화로운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만 할 것이다.
진재의 아버지이자 남한과 협력을 우선시했던 북한 외무상 림철우(박찬환 分). 그는 총살 당하기 직전 이렇게 말한다.
"사람보다 우선하는 이념이란 없네. 아무리 훌륭한 이념이라도, 거기에 사람이 없다면 그 혁명은 틀린거지. 언젠가 (이런 나의 생각을) 알아줄 날이 올거야."라고...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념논리에서 벗어나 통일을 인류애적 관점 아래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 2가지가 바로 드라마 <한반도>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아니었을까.
<사진 출처>
TV조선 드라마 <한반도> 11, 12회
http://drama.tv.chosun.com/hanbando/plan.html
그래서 난 이 드라마를 관심있게 시청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나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은 이 '통일'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 진재(김정은 分)와 명준(황정민 分)의 사랑이야기로 문을 연 <한반도>는 중반부에 이르면서 차츰 통일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갈등이 시작된다. 바로 주인공 명준이 대통령 후보 경선자로 나서면서부터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한 명준. 진재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시작을 했지만, 대권에 도전하며 난관에 봉착한다.
"북한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명준에 발언에 분노를 금치 못하는 서해교전 유족들. 그들의 슬픔을 바라보며, 명준은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제 발언 번복하면 되는 겁니까? 번복하고, 북은 적이니까 응징하겠다. 필요하다면 선전포고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라고 말하면 되는 겁니까? 그렇게 하면 유족들께 사죄가 된다고 보십니까?"라고...
극 중 명준의 질문은 바로 오늘날 통일과 관련해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통일과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념대립이냐 아님 같은 민족으로 바라볼 것인가가 바로 그 과제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 <한반도>는 우리에게 2가지를 시사한다. 첫 번째, 북한과의 교전으로 희생된 장병들에게 경외감을 표하고, 유족들과 그 아픔을 진심으로 나누고 있는가이다.
2000년대에 들어 두 차례의 서해교전과 천안함 폭침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우리는 많은 장병들을 잃었다. 그 때마다 우리는 끊임없는 경각심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곤 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려 노력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국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개개인 모두가 그러지 못했다. 당시에 반짝, 국가 전체가 애도의 기간을 가진 적은 있어도, 그 슬픔과 아픔을 진실되게 꾸준히 나누지는 못했다.
이는 잊혀져가는 장병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유족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도 유족들과 슬픔을 나누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느껴야 비로소 그런 불행한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할테니 말이다.
유족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기 위해 노력한 명준의 마음을 받아들인 것이었을까. 극 중 서해교전 49제에 참석한 유족들 중 한 할머니가, 명준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내 아들을 좀 만나줘요. 만나서 얘기를 해줘요. 내 말을 꼭 좀 전해줘요. 우리집 대문 고장나고, 수돗물 안 나와도 다 걱정하지말라고.. 인자 이 애미걱정은 하지 말라고..."
어쩌면 유족들이 간절히 바랬던 것은 국민과 국가의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이 아니었을까.
두 번째, 통일과 북한은 단순히 이념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통일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종 목표이다. 따라서 단순히 남북간의 대립만으로 바라봐서는 이 땅에 평화가 정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국가 안보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다. 통일을 완전히 달성할 때까지, 우리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념에 얽매여 통일의 숭고한 의미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되 미래적 평화과제인 통일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야한다. 또한 북한을 구성하는 것은 정권만이 아니다. 인민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 이 땅에서 평화로운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만 할 것이다.
진재의 아버지이자 남한과 협력을 우선시했던 북한 외무상 림철우(박찬환 分). 그는 총살 당하기 직전 이렇게 말한다.
"사람보다 우선하는 이념이란 없네. 아무리 훌륭한 이념이라도, 거기에 사람이 없다면 그 혁명은 틀린거지. 언젠가 (이런 나의 생각을) 알아줄 날이 올거야."라고...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념논리에서 벗어나 통일을 인류애적 관점 아래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 2가지가 바로 드라마 <한반도>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아니었을까.
<사진 출처>
TV조선 드라마 <한반도> 11, 12회
http://drama.tv.chosun.com/hanbando/pl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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