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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5월의 테마:한반도 비전포럼] 첫번째 이야기

 

 

한반도 비전 포럼_1일차 : 제1회의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

 

 

 

 

제1회의 :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10:05~12:00)"

 

사회 -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전 국무총리

발표 - 공로명 세종재단 이사장, 전 외무부 장관

         웬디 셔먼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부회장,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  

 

 

 

 

 통일부 상생기자단이 된 이후 처음으로 가는 취재는 바로 한반도 비전 포럼! 첫 취재치고는 기사아이템이 매우 굵직한 것이어서 가기 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살짝 들뜬 마음으로 평소에는 입지 않는 양복을 입은 채 한 쪽에는 노트와 필기구가 든 가방을, 다른 한쪽엔 캠코더와 카메라가 든 가방을 멘 채 신라호텔로 향했다.

 


↑ 신라호텔 도착 !

 

2층 다이너스티 홀에 들어서니 내 나이 또래 대학생들이 꽤 많이 보였다. 이렇게나 많은 청년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남북이 통일되는 건 정말 시간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20분정도 빨리 도착했는데, 어느새 시작을 알리는 멘트가 나왔다. 각국의 명사들이 한반도 비전 포럼이라는 주제 아래 강연하고 토론하는 이 자리. 사람들은 자리를 고쳐 앉고, 한쪽 귀에 동시 통역기를 꽂았다. 다음은 제 1회의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발표

 

이홍구:냉전시대가 막을 내리고 평화시대가 개막됐다.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에 따라 대한민국도 패러다임을

 바꿔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였지만 돌이켜보면 결코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다. 남측의 정부차원에서의 노력과 민간차원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폐쇄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해답은 시스템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시스템이론이란 어떤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본인이 빠져들어 오히려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체제에 스스로 갇혀 버렸다. 그러나 역사에는 일반적인 흐름이란 것이 있다. 어떤 국가도 그 순리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그러한 역사적 흐름에 역행했으나 오래갈 수는 없다. 개방, 교역, 협력, 시장 확장의 길이 세계사의 흐름이고, 북한과 같이 폐쇄 정치를 펼치다 입장을 바꾼 대표적인 국가로는 중국과 베트남이 있다. 남한이 원하지 않아도 북한에 의해 한국(남한과 북한)은 세계사 흐름에 반(反)하고 있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북한의 시스템과 같은 비슷한 모델을 세계 어느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소련의 전체주의다. 스탈린식 전체주의를 지향하던 북한은 과거 전체주의 국가에나 있었던 제도들을 현재에도 가지고 있다. 단일당, 단일지도자, 비밀경찰, 주민통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두 번째 국가는 일본의 군국주의다. 신으로 숭배 받는 천황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 막강한 군대, 권력의 세습이 닮았다. 물론 북한이 의도적으로 이 두 국가를 따른 것으로 보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럽의 통합을 들 수 있다(물론 EU의 예외주의가 극복되어야 하고 동․서간 통합이 좀 더 이루어져야 하지만). EU처럼 동아시아도 우리들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논의를 한․중․일이 주도해 나가야한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일본의 위상은 말할 것이 없지만, 이런 논의를 다루기에 앞서 먼저 과거에 대한 뉘우침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데, 중국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였음에도 남한과 북한과의 관계만은 예외주의로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회의적으로 바라보지만 중국은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을 원하고 있다. 이 회의가 그것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고 아시아의 지역통합과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공로명:의외로 젊은 층의 많은 사람이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하여 통일을 꺼려한다. 남북이 실제로 통

일된다면 당분간은 각자의 경제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 이해국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웬디 셔먼 : 한 국가의 번영은 비단 그 해당국 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도움이 된다. 북한은 정책의 변화 없이

       고립에서 벗어나려하니 번번이 실패하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의 정당성과 합법성은 그 아버지인

       김일성으로부터 나온다. 창의력과 용기 없는 지도자는 번영의 장애가 된다.

 

 

 

 

 

 

 

토론

 

 

이홍구:천안함 사건은 북한 경제난의 가중, 권력승계문제, 김정일 건강이상이 겹쳤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결국 북한의 고립에 의한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공로명:앞선 대 청해전의 패배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반발일 가능성도 있다.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대북 정책 조정관으로 일할 때의 에피소드다. 미국당국이 북 고위관료를 초청한 적이

               있는데 북한 당국자들은 1년 뒤에야 왔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이 계산하는 시간은 일반적인

               상식과 다를 수 있다.

 

이홍구:북을 현실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국가들의 6자회담에 대한 논의를 해보자.

           여전히 6자회담이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공로명:천안함 원인 규명 전에는 6자회담이 열리기 힘듦으로, 그 효력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홍구: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공로명:남북통일은 남북 간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

남북통일에 대한 비전을 가져라. 통일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수년 내 이루어질 현실이다.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시급하다. 

 

 

웬디 셔먼:통일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는 이런 회의도 통일에 한 몫을 한다. 정보는 무기다.

               북한은 주민들의 정보통제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남북통일이 가까이 왔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회의는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막을 내렸다. 평소 미디어를 통해서 볼 수 있던 사람들을 직접 보고,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으며 취재했던 경험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