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상생특집①>백두산을 가다!

 

 

 

 

 

안녕하세요. 상생 기자단의  최수지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바로바로바로 두둥!!!! 무려 해외취재!인데요. 

 

지난 6월 말, 저는  '2011 동국대학교 충무역사탐방단'의 이름으로 심양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고구려유적지 및 백두산 역사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슝슝 =3 =3 5박6일간 심양-환인/통화-집안-단동-백두산-대련 순서로 고구려 고토를 비롯해서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그대로 밟고 왔는데요. 먼저 1탄에서는 백두산 천지를 등반하면서 느낀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백두산이 남북통일에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백두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 동부 최고의 산맥입니다. 전체 면적 중 1/3은 중국의 영토에, 2/3는 북한의 영토에 속하는 백두산의 이름은 화산활동으로 부식토가 산정상에 하얗게 쌓여 붙여진 이름으로, 말 그래도 '흰 머리산'이라는 뜻인데요. 원래는 화산활동을 하는 산이었으나 이미 250년 전에 활동을 멈춘 사화산에 속합니다. 백두산은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천연식물원으로서 동북호랑이를 비롯한 희귀한 야생동물과 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국가급 보호구에 속합니다. 백두산 연평균기온은 -8도로 연중 눈, 비가 내리는 날이 200여일에 달할 정도로 날씨가 좋은 날이 드뭅니다.

 

아름다운 백두산의 사진이지만, 저렇게 천지가 뚜렷하게 보이는 날은 일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드문 날입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간 날 역시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눈같은 비가 내렸고, 멀리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안개가 많이 끼고 매우 추워서 등반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ㅠ^ㅠ 그래도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해 눈비를 뚫고 올라갔다 왔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백두산 등지를 올라가는 동안 지나가는 풍경 곳곳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안내 방송이 한국말로 흘러나왔고, 그것을 중국 땅에서 듣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기만 했습니다. 언젠가는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등반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셔틀버스는 백두산 서파주차장에서 하차했고, 거기서부터 1,340개의 돌계단을 약 40분에 걸쳐 올라가는 동안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었습니다.


계단의 끝에는 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인 '5호 경계비'가 위치하고 있고, 그 옆에서 바로 백두산 천지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비바람을 뚫고 올라갔답니다!

 

이 사진의 비석이 바로 5호 경계비의 모습인데요. 이 5호 경계비를 기준으로 중국과 북한의 땅이 나뉜다고 하니, 이 경계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상생 기자단이 달려갔습니다!

 

 

 

 


 

 

 

 

 

아래 사진의 눈이 보이시나요? 백두산은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았습니다. 분명 같은 땅인데도 고도가 높아지니 점점 추워지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날은 눈비까지 와서 정말 추웠답니다....오들오들

 

 


계단을 오르던 중 추운 날씨에도 얼지 않고 힘차게 흐르던 계곡도 볼 수 있었는데요. 안개가 자욱히 껴서 선명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사진만 봐도 백두산의 정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또한 가는 길 곳곳, 추운 기온에도 꿋꿋이 피어있는 들꽃들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내로 상징되는 우리 민족의 얼을 떠올리게 하네요! 백두산에서 본 꽃은 느낌부터 달랐다고나 할까요...... 사진을 더욱 많이 찍고 싶었으나, 자꾸만 내리는 비 때문에 몇 장 못 찍은 점이 아쉽습니다.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대신 제 눈을 통해 마음 속에 최대한 담아 느낀 점을 전달하는 것이 제가 택한 차선책이었답니다!


 

 

제가 속한 탐방단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천지를 오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다들 꿋꿋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두둥!!!!!!!!!! 드디어 천.지.도.착.

 

 

사진으로만 보던 백두산 천지에 도달한 뒤 기뻐하는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사진이 참 역동적이죠?

 

5호 경계비의 '조선'이라고 적힌 면을 배경으로 저도 사진을 한 번 찍었습니다! 렌즈에 빗방울이 자꾸 묻어서 이 사진 한 장밖에 못 찍었는데요. 백두산은 오르는 것도 힘들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 또한 힘들더군요. 그러나 백두산은 그만큼의 희생을 할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헤헤


 

일년 중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은 극히 드물다고 하더니... 저 또한 거센 바람과 짙은 안개에 가려짐으로 인해 천지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저 뒤 안개에 싸인 곳이 바로 천지입니다.

 

.

.

.

.

라고만 하면 섭섭하시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제 지인이 실제로 작년에 백두산 천지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봐도 감탄밖에 안 나오는 절경이네요. 정말 청아하고 아름답지 않나요? 다음에 오를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천지를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천지를 내려와서는 백두산 서파 등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인 '금강대협곡'을 갔습니다. 이곳은 천지가 용암을 분출하며 만들어낸 V자 형태의 협곡으로 폭 200m, 깊이 100m, 길이 70km의 규모로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가파른 경사면이 눈길을 끌고, 그 아래로는 맑은 계곡수가 유유히 흐르는데요. 바야흐로 동양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만큼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백두산을 다녀와보니 백두산의 2/3을 차지하는 한반도 쪽의 백두산은 어둠 속에 묻히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한편으로 중국 쪽에서 백두산을 얼마나 가지고 싶어 하는지, 중국의 백두산 공정의 주도면밀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2002년부터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 하에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동북공정과 더불어 '백두산 공정또한 교묘하고 주도면밀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한 때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며 중화 10대 명산 중 하나로 지정하여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백두산 자락의 표지판 교체, 백두산 인삼 규격화와 상품 가치화를 통한 백두산의 상업적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백두산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자국뿐만 아니라 타국의 관광객까지 유치해내는 중국의 모습은 두렵기까지 했는데요.


 앞서 말한 동북동정, 그리고 더 나아간 백두산 공정에 대응함에 있어서 남북이 고구려 역사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하고 접근해야 하며, 공동의 논리를 개발해야 합니다. 서로간의 공동 연구와 함께 상호방문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고구려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서로 갖고 있는 자료를 교환하고, 유물과 유적을 상호비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백두산 화산 문제를 시작으로 백두산의 역사적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한 예로, 지난 3-4월,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남북이 파주와 개성에서 백두산 화산 문제에 대해 두 차례 학술회의를 열어 논의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처럼 남북관계의 정치적 변수에 상관없이 우리의 자연 문화유산인 백두산 화산에 대해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또 거기에 대한 논의를 하는 학술 회담 자체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역사와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통일 이후의 역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윤명철, 『역사 전쟁』 中


 



 

 '역사를 준비한다'는 말이 다소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에서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님을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와 미래가 하나의 역사로 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제 남북의 역사학은 통일과 통일 이후를 대비한 역사학을 공동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북한은 동북공정에 대한 별다른 공식적 반응이나 대응조차 없지만, 분명 역사의 문제는 남북이 함께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외교적인 노력에 있어서는 남한의 역할을 보조해가며 남과 북이 함께 우리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백두산을 밟으면서, 우리의 역사를 찾는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남북통일'을 떠올렸습니다. 즉, 한 마디로 과거의 고구려 땅에서 미래 통일 한국의 모습을 보고 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 고구려의 모습에서 현재의 남북관계와 동아시아 정세에 대응하는 논리를 배우며 교훈을 얻고, 미래에 통일된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중핵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고구려의 국가 전략을 모델로 삼아야 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과거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미래의 통일을 떠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역사는 모든 것의 근원이며, 남북을 하나로 엮는 가장 큰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라 과거를 하나로 묶는 현재와 미래 그 자체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우리의 모든 일상과 삶 자체가 곧 역사입니다. 이런 '역사'를 매개로 한 남북교류를 통해 남북이 통일 이후에 하나의 겨레로 다시 묶이는 과정은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통일 과정에서, 그리고 통일 이후 한민족 정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떠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의 문제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분단 60년간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오며 멀어진 남과 북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힘을 역사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2탄에서는 압록강 유역에서 바라본 강 건너 북한 모습 이란 주제로 제가 압록강 유람선을 타면서 카메라에 담은 북한 군인ㆍ주민들의 모습압록강 유역의 북한 식당에서 만난 북한 종업원들의 모습, 북한 음식,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공연(!)' 모습북한 화폐나 우표 등의 기념품을 파는 휴게소에서 만난 북한 사람 등 풍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득 들려드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이상으로 백두산에서, 최수지 특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