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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예비교사, 통일을 준비하다

 

예비교사, 통일을 준비하다.

<한반도 통일과 평화공동체 건설’ 학술회의>

 

 

 

 유난히 행사가 많은 5월, 전국 각지의 캠퍼스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 날은 경인교육대학교에서 <한반도 통일과 평화공동체 건설>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렸는데요. 축제 기간인 들뜬 분위기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통일과 통일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 많은 학생들로 학술회의 장소는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D

 

 인격․평화교육센터와 전국 대학 통일문제 연구소 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경인교대가 후원한 이번 학술회의는 최근 통일부가 시행하는 통일기반조성사업(통일 공론화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특히 미래 통일교육을 책임질 교대생들의 올바른 통일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귀중한 시간이었는데, 통일에 대한 우리의 내적역량 강화와 외적역량 강화부분에 대해 모두 통일 전문가들이 다루어 통일, 분단에 대해 생각하는 데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세션1)

 

 평화 공동체와 통일철학 논의의 방향 (고려대학교 김형찬 교수)

 

 통일철학? 철학이 도대체 통일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통일문제가 너무 경제학적인 논리로만 치우친다는 비판에 인문학계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형찬 교수는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남한 사회부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부터 당당해져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개입하고 평화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내적인 역량을 강화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반도의 통일이 국제사회가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인권,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모범적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화 통일된 한반도가 ‘평화’ 그 자체의 상징이 되면 지금보다 더 크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 본 것입니다. 즉, 국제사회에서 한반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도 통일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통일에 대해 평소 볼 수 없었던 자기반성 성격의 글로 통일이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사회가 도덕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지 깨닫게 해 주는 발표였습니다.

 

 

 

 

  

 

 

 

독일통일과 유럽 경험에 기초한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 (고상두 연세대 교수)

 

 첫 발표가 우리를 바라보고 통일을 생각했다면, 다음 발표는 외부를 바라보고 통일을 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천년 이상 통일 국가였으므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분단은 우리 긴 역사에서 극히 예외적인 상황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현재 통일이 된 독일은 천년 동안 분단 국가였습니다. 독일 전문가인 고상두 교수는 우리는 독일보다 통일 역사는 길지만 독일에 비해 통일에 대한 관심이나 경험은 부족하므로 배워야할 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독일 통일에는 주변국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독일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통일문제에 있어 결코 주변국의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주변국이 우리의 통일을 반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통일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북한 자체가 변화해야 합니다. 동독 변화의 원인은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운동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 변화가 시급합니다.

 셋째, 서독의 일관성 있는 통일 정책과 초당적 협력 자세를 참고해야 합니다. 통일문제에 대해 합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통일 문제를 최대한 국익, 민족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일 이후 통일 후유증의 최소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했습니다. 사회적 갈등은 절대적 빈곤보다 상대적 박탈감에서 많이 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를린장벽은 무너졌지만 사람들의 장벽은 더 강해지고 있다는 말이 있듯이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것이 아직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독일보다 우리는 ‘정’을 중요시하는 민족입니다. 즉, 통일 후 각자의 경제적 이익보다는 민족적인 감정을 우선시할 것이므로 독일만큼 갈등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고상두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세션2)

 

한반도의 실제적 평화구축방안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채재병 박사)

 

 채재병 박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통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단순히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시키는 것으로 통일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는 실질적으로 진행되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의 핵실험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 집권세력은 자신들의 안위가 곧 북한의 안위라고 생각합니다. 즉, 북한 주민의 안위는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의 핵개발은 핵보유국 인정을 통한 북한 집권세력의 안위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채박사는 북한이 핵포기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 체제논의가 가능해진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포기를 할 이유가 아직은 거의 없기에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 변수가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는 북한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를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동맹국으로 합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현재 한반도 통일문제에 '미국'이라는 국가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체제보상, 관계 정상화가 보장 되어야 핵폐기가 가능하다는 북한에 비해 미국은 핵폐기가 우선시 되어야 그 나머지가 가능해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북, 미 양자간 타협, 더 나아가 한, 미, 북의 상호신뢰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경제공동체에 대한 중국의 담론 (경희대 주재우 교수)

 

 

 최근 2년 동안 통일 또는 북한 이야기가 뉴스에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정부는 왜 갑자기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것일까요? 주재우 교수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2008년 8월 김정일의 건강악화 이후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양국 정부의 각종 시나리오들, 중국의 북한원조 축소에 따른 북한 경제 상황 악화 등이 큰 원인이라고 답했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주재우 교수는 중국이 바라본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주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공식적으로 우리의 자주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외부세력(미국)개입 문제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은 실제로 현상유지를 더 선호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북한 경제협력에 우호적이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중국도 북한에 대해 일방적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북한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은 대부분 동북지방의 중소기업이고 또 현재 투자 기업 중 많은 곳이 도산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투자가 생각만큼 큰 이익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중국-북한의 경협에 대해 다시 보아야할 것입니다.

 단, 중국의 대기업들이 북한 자원 부분에서 많이 진출해 있는 상태입니다. 주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 이 지하 자원만 이용하고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종합적으로 북-중관계, 경협 진행상황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교수는 주장했습니다.

 

 

 

 

 

 

 

모든 발표와 토론이 끝난 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 중에서 흥미로웠던 질문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

 

 

 

 

  : 중국이 동북공정 등 동북지방과 북한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북한이붕괴된다면 한국과의 통합보다 중국 북한이 더 가능성 있지 않나요? (북한의 중국 흡수 가능성)

                                                                                                 -경인교대 교육학과 3학년 학생

 

주재우 교수)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까지 언급하며 해당 지역 지배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본인이 연구차 방문해 이야기를 나눈 중국 현지인과 학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동북 제 4성으로 만들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중국보다는 작지만 결코 작은 나라는 아닙니다. 또한 낙후된 지역 흡수는 중국에게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또, 과연 중국이 미국과 같은 패권을 잡을 수 있을까요? 중국은 군사를 해외에 주둔시킨 적이 없습니다.(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이는 경제적, 경험적으로 많은 노력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경험이 없고, 따라서 북한 주민들, 지도부를 어떻게 설득시키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경험, 노하우가 없습니다. 설령 북한 흡수를 하고 싶다더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미국은 나름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있지만 중국은 없으므로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장준호 교수) 주재우 교수는 너무 중국에 대해 좋게 평가한 것은 아닌가요? 유화적인 측면에서 보는 부분이 있지 않나요? 중국역사를 보면 동북아 지역에서 그럴 가능성 크다고 봅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남북한 민족적 통일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북한입장에서는 중국과 함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국도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러고 싶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연 그게 중국인의 진심일까요?

 

고대혁 교수) 이런 것은 여러 사람의 견해들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견해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우리의 태도입니다.

 

이기현 연구원) 북한은 역사적으로 중국, 소련과 갈등에서 남은 국가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소위 ‘주체’사상 처럼 중국에 쉽게 흡수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고무적인 부분은 중국도 분단국가입니다.(대만, 중국대륙) 하지만 대만사람들은 통일이 아닌 독립을 주장합니다. 우리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남북한이 같이 통일을 주장, 생각하지 않습니까?

 

 

 실제 학술회의에 참가한 학생들은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이 없고 잘못된 편견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이런 강의를 들을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한다.'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2학년)

'나중에 선생님이 되어 통일교육을 할 때 오늘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3학년)

 라고 소감을 말해주었는데요,

 

 저도 취재를 하고 기사 작성을 위해 발표문을 정리하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답니다^^

 제 기사가 여러분에게도 통일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하고 통일을 준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