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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지금 국경에선 '유령아이들'이 늘고 있다

 

 

나는 오늘 우연히 2008년 3월, tvN에서 방송했던 "유령이 된 아이들"편 다큐멘터리를 보게됐다. '아이들이 유령이 됐다니?' 궁금증 반 호기심 반 다큐의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갔다. 이 다큐는 세 아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8살 순쉐의 이야기, 두번째는 옥평이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7살 보송이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아이들이 유령이 된 것일까?

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잘 살펴보면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 : 순쉐의 이야기

 

8살 순쉐 곁에는 할머니가 있다. 엄마가 순쉐를 낳자마자 버리고 나갔기 때문이다. 순쉐의 엄마가 중국인이었다면 이는 단순한 가정문제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쉐의 엄마는 탈북자다.

 

무엇이 순쉐의 곁을 떠나게 했을까? 순쉐의 할머니는 "(순쉐의 엄마가) 외지에 나가서 돈을 벌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아이가 어렸기 때문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탈북자였던 순쉐이의 엄마는 그렇게 순쉐이의 곁을 떠나갔다. 그로 인해 엄마에 대한 아이의 마음은 그리움과 증오로 번져갔다. 엄마의 손이 애타게 필요할 나이에 엄마가 없다는 것은 순쉐에게 큰 상처임에 틀림없다. 점점 행동이 엇나가게 되고, 마음은 점점 닫혀만 간다. 하지만, 순쉐는 다른 탈북자 가정보다는 좀 나은 편이다. 그래도 중국인 친할머니 밑에서 자라며,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탈북자의 인권 문제는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두번째 에피소드 : 옥평이 이야기

 

옥평이는 지금 중국의 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옥평이는 호구(우리의 '주민등록증')가 없다. 엄마가 탈북자이기 때문이다. 옥평이의 엄마는 인신매매로 단돈 5천원에 팔려 중국인 남편과 결혼을 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옥평이'다. 옥평이 엄마는 "도망갈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평이가 마음에 걸려 도망가지 못하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호구다. 엄마가 탈북자이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주민등록의 자격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즉, 옥평이는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아이이다. 옥평이 엄마는 아이의 호구가 없어서 너무 미안할 지경이다. 소학교는 호구가 없어도 다닐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는 호구가 없으면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공부할 기회를 주지도 못하는 것만 같아 옥평이 엄마의 가슴은 무너진다.

 

교육을 흔히 '인륜지대사'라고 말한다. 교육은 아이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하며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이끌기 때문이다. 단지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탈북자가 처한 현실이다.

 

 

세번째 에피소드 : 보송이 이야기

 

 

 

보송이의 엄마, 아빠는 탈북자다. 엄마는 조선족으로 위장해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다. 보송이 엄마에게는 한 가지 큰 아픔이 있다. 바로 보송이 전에 가졌던 첫번째 아이를 잃은 것이다.

 

 

 

 

탈북하다가 안전원에게 걸려 아이를 강제로 유산당했기 때문이다. 보송이 엄마는 말했다. "그 때 엄마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보송이의 엄마는 죽을 각오를 하고 다시 한 번 탈북을 감행했다. 그리고 보송이를 낳았다.

 

 

 

 

 

그런데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오는 것이라고 했던가? 탈북 이후 보송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듯 했지만, 보송이는 뇌성마비 판정을 받아 팔다리를 잘 쓰지 못한다. 보송이의 엄마가 위험해도 관광가이드를 선택한 것은 보송이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보송이는 몸은 좀 불편하지만 숫자도 잘 읽고 지도도 볼 줄 아는 똑똑한 아이였다. 지도를 보며 보송이는 "우리나라는 한국"이라며 자그마한 손으로 위치를 가리켰다.

 

 

 

 

하지만, 보송이의 몸은 유리그릇과 같다. 면역력이 약해서 감기에 걸려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보송이 엄마는 큰 결심을 했다. 보송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보송이 엄마는 단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보송이와 잠시 이별해야만 한다.

 

 

 

기약 없는 이별이다. 한국을 가기 위해서 보송이 엄마는 태국을 경유해서 입국하기로 했다. 태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엄마와 떨어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울음바다가 됐다.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탈북자라는 신분이 이들의 모든 부분을 얽매고 있다.

 

 

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오로지 보송이를 위해 엄마는 무거운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고 있었다. 출국심사에서 탈북자라는 신분이 걸리기라도 한다면, 보송이 엄마는 다시 북송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했다. 보송이 엄마는 태국 방콕행을 알리는 전광판을 계속 보면서 긴장하고 있었다. 출국심사에서 보송이 엄마는 한참 지체 후 겨우 통과됐다. 보송이 엄마는 출국심사해서 통과된 후 겨우 숨을 돌렸다. 그리고 웃었다. 보송이의 미래를 위해 한국행으로의 발걸음을 한발 내디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송이를 한국으로 오게하려면 쉽지 않은 절차를 넘어야만 한다. 국적이 없다는 것은 탈북자들에게 참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특히나 탈북자라는 신분 자체가 그들의 삶을 참 힘겹게 했다. 탈북자라는 신분으로는 교육도 치료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현실에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유령처럼 살아가야만했다.

 

이 다큐를 통해 나는 탈북자들의 인권유린실태가 매우 심각하며 동시에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조차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이들에게 직접 해줄 수 있는 일은 솔직히 말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오늘 하루쯤은 다큐를 보며 이들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슬퍼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탈북자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제안한다. 모든 사회의 변화와 발전은 우리의 관심 아래에서 시작됨을 믿기 때문이다.

 

 

<출처>

tvN : http://www.chtv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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