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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통일박람회에서 만난 여대생통일연구학회가 말하는 '통일의 사이다'는?

 

안녕하세요. 9기 기자단 김지훈, 황주룡 기자입니다.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광화문광장 일대와 세종로공원에서 '통일박람회 2016'이 개최되었습니다. 통일부, 통일준비위원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주최한 통일박람회는 약 141개 기관, 단체(정부지자체, 공공기관, 언론기관, 학술기관, 민간단체 등)에서 참여한 통일 어울림 한마당, 북한 음식을 체험해볼 수 있는 남북 음식 한마당, 어린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통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통일상상놀이터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저희는 통일어울림한마당의 140여 개 부스 중 <여대생 통일연구학회 - UNEAR> 부스를 찾아가보았습니다. 8기 김도희 기자님께서 작년 9월에 'UNEAR'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셨는데요. 저희는 그 이후 8개월 동안에 'UNEAR'의 발자취를 통일박람회에서 'UNEAR' 박채원 회장님에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UNEAR 회장 박채원 회장님과 인터뷰 내용입니다.


황주룡 기자 (이하 "황") : 안녕하세요. 저희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김지훈, 황주룡이라고 합니다. 여대생통일연구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그리고 만들어진 취지가 무엇인가요?

 

박채원 회장님 (이하 "박") : 안녕하세요. 저는 UNEAR 회장 박채원이라고 합니다. 이 학회는 제가(박채원 회장 본인) 작년 5월에 만든 학회에요. 저는 학생들이 지금 통일이나 북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궁금한 점도 많지만, 마음껏 편히 공부할 수 있는 장이 별로 없었던 것이 아쉬웠어요. 당장 저 본인조차도 작년에 통일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통일 관련 좌담회,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많이 찾아갔었지만, 진부하고 고리타분한 진행에 따분함을 느꼈거든요. 사실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는 궁금해 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테죠. 북한에서는 연애는 어떻게 하는지, 영화관은 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 같은 거 있잖아요? 저는 이런 것들을 마음껏 풀어줄 수 있는, 통일에 대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여 이 학회를 만들게 되었어요.

 

황 : 그렇다면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박 : 작년에 제가 신문을 열심히 읽으려 했었어요. 그래서 조선일보를 구독해서 읽었는데, 신문을 읽을 때마다 통일나눔펀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기금을 마련해서 통일을 준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어요. 그걸 보니 '통일이 정말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통일이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지금 남한은 북한과 너무 다른데 북한에는 어떤 사람이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어요.

 

황 : 그렇다면 만나 본 북한 사람들이 있나요?

 

박 : , 많이 만나 봤어요.

 

황 : 인상깊었던 사람이 있나요? 있다면 그 사람과 어떤 대화를 나눠 보았나요?

 

박 : 저희가 하는 행사 중에 유니인사이드라는 행사가 있다.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보면 전체적인 내용이 상대방이 무슨 모습을 하든 사랑한다는 내용이에요. 유니인사이드도 이와 같아요. 유니인사이드 행사를 할 때 남북한 청년들이 거의 백명 가까이 모였어요. 누가 남한 출신인지, 북한 출신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모이는 것이었어요. 거기서 랜덤으로 조를 배치한 후 몇 가지 아젠다에 대해 토의를 해 보는 거죠. 예를 들면 '통일이 된다면 무엇이 가장 문제가 될 것 같을까?' 와 같은 문제에 대해 남북한 친구들의 입장이 달랐죠. 남한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통일세라든가, 서로간의 경제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것에 대해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었어요. 북한 출신 친구들은 서로간의 언어나 문화 차이를 많은 문제로 삼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제가 북한 사람들과 실질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어요. 말투가 굉장히 강해서 상대방은 농담을 하는 것이었는데 화가 난 줄 알고 난처했던 경험도 있었죠. 이렇듯이 차이가 생각보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무튼 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북한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친구들에게 북한 출신 사람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우리가 서울 출신, 부산 출신과 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듯이, 그 친구들도 함경도 출신, 평양 출신과 같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죠.

 

황 : 그렇다면 이 부스에서는 하는 일이 어떤 것인가요?

 

박 : 저희가 제일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통일 교육 관련 일이에요. 사실 요즘 통일 교육은 정말 많죠. 리더십 아카데미,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등 정말 많은데, 이런 프로그램에 학생이 온다고 해도 직접 참여해 보기는 힘들고 짜여진 행사에 맞추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쉽죠. 공부라는 것은 사실 자신이 궁금한 것에 대해 스스로 찾아 보며 공부하는 것이 더 기억에 잘 남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 행사에서 팸플릿 맨 앞에 적은 것이 Q&U에요. 간단히 말하면 Question(질문)으로부터 출발을 한다는 의미에요. 예를 들면 자신이 통일과 북한에 관해 궁금한 내용을 전공 관련 분야에 접목시켜볼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자신이 외교학과라면 통일하기 위해서 외교적으로 어떤 stance가 있어야 하는지?'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이런 질문을 가지게 되면 또 다른 질문이 생기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더 많이 공부를 해볼 수 있게 되겠죠. 저희는 학생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것이 저희 학회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대생통일연구학회 UNEAR 부스


황 :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 중에서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마냥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이질감을 극복하기 힘들다거나, 그리고 김정은 정권이 싫은 만큼 북한 사람들도 마냥 달갑게 보이지 않는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 데에서 아무래도 북한 사람들을 이질적으로 바라보고 타자화하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한 번 이야기를 해 보았나요?

 

박 : 물론 이야기해 봤죠.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들 생각 하시더라고요. 당장 자기 일자리도 찾기 힘든 상황에서 통일과 같은 큰 이벤트를 하기에는 많은 희생과 배려가 필요한데, 이런 것을 굳이 자신의 삶에 부담을 지우는 것을 꺼려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거나, 통일 담론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통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막연한 이야기만 들어서 이 친구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더욱 이런 친구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장을 마련해 주거나, 자극을 주거나 하는 등의 마케팅이 많이 필요하다고 봐요.

 

황 : 그렇다면 이렇게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통일의 필요성 내지는 당위성을 짧게 표현해서 설명한다면 어떻게 말해 주실 건가요?

 

박 : 사람들이 "통일이 왜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들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부분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해 봤어요. 이에 대한 저의 답은 '통일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필요하다.' 와 같이 생각해요. 비단 대한민국 사람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인권에도 적용이 되는 것이죠. 사실 우리의 삶의 목표라는 것이 있다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보다 내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잖아요? 통일이라는 것도 우리의 더 나은 삶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여대생통일연구학회의 캐릭터인 '유니온'과 사이다


황 : 저의 통일부의 이번 슬로건이 '그래서 통일입니다.' 입니다. 그래서 저희 통일부의 슬로건에 맞추어서 회장님의 표어를 짧게 표현해 주세요.

 

박 : '더 나은 삶을 위한 길, 그래서 통일입니다.'

 

황 : ~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박 : ㅎㅎ 괜찮은가요?

 

김지훈 기자(이하 "김") : 저도 질문해 볼게요. 이 학회는 여대생 통일 연구 학회 잖아요? 왜 여대생끼리 모였는지, 또 여대생끼리 모였을 때의 장점과 단점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홍보를 할 계획이며 참여 독려는 어떻게 해 나가실 것인지 알려 주세요.

 

박 : 사실 최근 통일에 관한 이야기는 안보에 관한 내용이 많이 차지하죠. 제가 이 학회를 만들기 전에 친구들 대상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어요. '북한하면 떠오르는 것은?'에 대해 키워드를 말해 달라고 했어요. 여자인 친구들은 빈곤, 꽃제비, 북한 주민, 인권 등 북한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어요. 남학생의 경우에는 군대에 다녀 와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공산주의, 김정은, 연평도와 같은 키워드를 많이 떠올리더라고요. 북한을 국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었어요. 물론 통일에 대한 큰 담론을 꺼낼 때 외교적인 면, 정치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진짜 통일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는 통일을 조명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통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넓은 주제를 다룰 수 있잖아요? 경제나 사회, 정치 등 많은 것이 있지만 결국은 다시 인권으로 귀결되었어요. 통일의 당위성을 이야기할 때도 역시 인권을 많이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본질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통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인권을 고려했을 때, 여성과 인권은 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탈북 난민 여성분들의 인권 침해 실태도 굉장히 많고, 인신매매나 향락산업과 같은 문제가 적지 않게 있기 때문에, 이런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여자들끼리 더 많이 공감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식으로 다른 시각에서 통일 문제를 접근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대생들이 모였죠.

장점은 여성끼리 모여서 여성 인권 관련 문제를 공부할 때는 더 깊이 공감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단점은 어떻게 보면 편향된 시각일 수 있어요. 여성들끼리만 모여서 어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쉬울 것 같아요. 저희 학회는 사실 대학생들의 통일 공감대를 고취시키는 것이 목표 중 큰 비중을 차지해요. 하지만 대학생이 여자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강연이나 유니인사이드 행사와 같은 것들은 남성분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세미나와 같은 작은 주제를 가지고 토의하는 경우에는 여성들끼리 하지만, 사실 저희는 다른 대학생 동아리와 많은 교류협력을 해요. 서로간의 시각 차이도 느껴 보면서 편향되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한답니다.

 

김 : 그렇다면 이 학회는 모든 여대생들이 참여할 수 있나요?

 

박 : 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여대생들은 모두 참여하실 수 있고요, 관심 있는 분들도 다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김 : 그럼 이 학회를 홍보하실 때 주로 어떤 수단으로 홍보 하시나요? 이번 박람회는 제외 하구요.

 

박 : 평소에 페이스북과 같은 SNS도 많이 활용하고 있고,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행사도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행사에는 친구들을 데려올 수 있기 때문에 같이 따라온 친구들은 행사를 보면서 저희 학회에 대해 알게 되죠. 그리고 학회원을 모집할 때 학교별로 가서 홍보 부스에서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사실 통일에 있어서 마케팅적인 요소는 공감대 형성에 있어 많이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그래서 '통일 교육의 사이다'와 같은 표어를 만들었고, UNEAR(가까운 통일)라는 표어도 만들었습니다. 가깝고 실질적인 통일이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기 위해 이런 표어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이런 슬로건을 통해 통일 공감대 형성도 훨씬 쉽게 될 수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 여대생 통일연구학회 블로그


김 : 그렇다면 북한 사람들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나요?

 

박 : 네, 참여 많이 해 주세요. 저희가 연구 활동을 할 때 인터뷰도 많이 해 주시죠. 사실 통일과 관련한 기존 단체들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순수하게 만들어진 학회가 많이 없어요. 그래서 만든 저희 학회는 비정치, 비영리, 비종교적인 단체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북한 친구들도 저희가 통일과 북한 인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대해 좋게들 봐 주시고, 관심도 기울여 주시고, 많이들 도와 주셨어요.

 

김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해 주세요.

 

박 : 저희 학회는 사실 NGO의 성격을 띠고 있잖아요? 그래서 비정치, 비정치, 비종교를 추구하면서 운영 부분에 대해서 후원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우리 나라에는 기부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지 않아서 운영이 어려운 점도 없잖아 있었어요. 이런 것에 대해 전문가 분들, 기성세대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젊은 친구들은 통일과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같이 공부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 학회의 설립 목적입니다.


 저희는이번 취재를 통해서 여성들이 통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준비해가는 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통일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통일이 되면 성취되는 경제적인 부분만 주목하는 것 보다는 실제로 다가와서 겪게 될 미래를 상상해보는 건 어떤가요? 앞으로 다가올 통일은 아는 만큼, 그리고 상상하는 만큼 보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