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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알쏭달쏭 북한의 건설 용어가 궁금하다면? '북한건설용어집'을 살펴봅시다!

  안녕하세요. 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입니다. 뜨락또르, 살림방, 위생종이 등과 같은 용어들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바로 트랙터, 침실, 휴지의 북한식 표현입니다. 우리에겐 무척 생소한 단어인데요. 북한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랍니다. 이처럼 남북한의 차이는 문화에서 비롯하여 용어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만약 남한과 북한 간의 교류가 있을 때 언어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떨까요? 분명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남북간의 다른 표현방식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졌는데요. 그 결과물이 북한건설용어집입니다. '겨레말 큰사전'에 이은 또 하나의 결과물인 '북한건설용어집'은 국토교통부에서 발간된 남북간 주요 건설용어에 관한 해설집입니다. 이 책은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남북한 근로자와 전문가 간의 언어적 차이로 인한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1. 남북 간의 대화 엿보기(북한식 용어 알아맞추기)


  먼저, 여러분들은 북한말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만약에 아래와 같은 대화가 일상에서 이루어진다면 여러분은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한 번 테스트해볼까요? 과연 몇 개의 북한식 용어가 사용되었지 잘 세어보시고, 그 뜻을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영희야, 오늘 우리 아빠트에서 내밈대(내밈층대)와 계단란간 공사가 있다던데~”

그래? 그럼 내밈대에 널어놓은 옷걸개랑 창바라지에 달아놓은 창가림막은 미리 치워야겠다.”


철수야, 살림집에서 나올 때는 가스곤로랑 반디빛등, 텔레비죤은 꼭 끄고 다녀라.”

걱정마세요. 그런데 엄마 오늘 뽁음판에 올려놓은 지짐은 제가 먹어도 되는 거죠?”

 

  위의 대화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실 수 있으신가요? 대체로 위에 나온 11개의 북한식 용어 중에서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한 용어가 5개를 넘기 힘들 것입니다. 그만큼 생소한 용어들이 많은데요. 특히 내밈대(베란다), 계단란간(난간), 옷걸개(옷걸이), 창바라지(창문), 창가림막(커튼), 반디빛등(형광등) 등의 표현은 전문가들도 그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용어들이 오늘날의 남한사회에서 사용되진 않지만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이러한 대화를 일상 속에서도 자주 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아빠트(아파트), 내밈대(베란다), 계단란간(난간), 옷걸개(옷걸이), 창바라지(창), 창가림막(커튼), 살림집(주택), 가스곤로(가스레인지), 반디빛등(형광등), 텔레비죤(텔레비전), 뽁음판(프라이팬). 괄호는 표준어 표현임.



 2. 남북한의 건설용어 백과사전, ‘북한건설용어집


△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북한건설용어집'의 표지.△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북한건설용어집'의 표지

  위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남북한의 언어문화 차이가 존재함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가지 의사소통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실시되었고, 20155국토교통부는 '북한건설용어집'을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남북한 건설용어 사용례를 더 쉽게 파악하고, ②서로 상대측 자료를 검토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북한건설용어, 용어해설 등의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주요 북한건설용어, 북한건설용어집2가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우선 주요 북한건설용어파트에서는 북한건설용어의 특징과 주거환경 용어 상호비교, 설 관련 법령 용어 해설 등을 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말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한 전문가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한말의 일반적인 특징을 간단하게 수록하여 순우리말 표현과 두음법칙이 없는 북한식 용어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북한건설용어집파트에서는 북한말에서 사용되는 주요 건설 용어들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우리의 표준어(북한에서는 남한의 표준어를 문화어로 표현함)가 아니라 북한식 용어를 기준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 북한말-표준어 사전 형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북한식 표현과 대조되는 남한식 용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3. 북한식 건설용어 해설집 북한건설용어집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


△ '북한건설용어집'에 수록된 내용에 관한 목차.△ '북한건설용어집'에 수록된 내용에 관한 목차 △ 북한말의 일반적인 특징과 유의사항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 북한말의 일반적인 특징과 유의사항을 설명하는 부분


  표준어와 북한말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단연 두음법칙의 유무②순우리말의 사용빈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많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급격한 산업발전과 더불어 도입된 외국어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체로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의 대부분은 외국어와 우리말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북한식 표현은 순우리말의 형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록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관계로 자음 을 발음할 때 남한과 다른 발음형태를 보여주지만, 북한식 표현에서 드러나는 건설용어는 대부분 순우리말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표준어와 비교한다면 아름다운 우리말로 순화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어와 달리 간단히 학습해도 충분히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북한식 용어들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남북 간의 용어적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겨레말 큰사전편찬과 같은 사업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다른 언어문화로 인해 발생한 이질성을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 책은 이러한 노력의 또 다른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남북교류가 재개되고, 건설현장에 남북한이 서로 협업을 진행할 때에는 건설용어의 차이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잇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는데 기초적인 자료로 사용될 있다는 점에서 '북한건설용어집'은 유용한 언어사전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앞으로 전문용어를 연구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미와 중요성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건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한말과 표준어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겨레말 큰사전에서 보여준 큰 범위의 용어 사전이 아니라 건설이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쓰이는 참고서에 가깝고, 이에 따라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남북 간의 이질감이 얼마나 큰지 세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한번쯤은 살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학이나 통일학, 기타 북한 관련 전공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도 참고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아직까지 남한과 북한 사이에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상호 간의 대립과 교류가 중단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의 차이를 수용하고, 연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언어문화의 통합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언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라는 점에서 북한건설용어집이나 겨레말 큰사전과 같은 정부차원의 연구도 끊임없이 지속되어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세대를 비롯하여 다음 세대가 통일된 한반도를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길 희망합니다.

지금까지 제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