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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북한의 ‘새로운 세대’ ⓶ 북한의 청년세대를 남한의 청년세대가 논하다.

안녕하세요. 통일부 기자단 8기 신수아입니다. 

지난 <응답하라, 북한의 '새로운 세대'> 기획의 첫 번째 기사에서는 북한의 새로운 세대를 잘 보여주는 논문, <새로운 세대의 탄생: 북한 청소년의 세대경험과 특성>의 내용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청년 세대를 새로운 세대’, 즉 '시장세대'라 불렀죠. 90년대 전후로 태어난 청년들에게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한 북한 사회는 빈곤이 만성화된 사회였습니다. 계획경제와 배급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의 혜택은 멈추어버렸죠.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시장'에 익숙해졌고, 생활 속에서 빈부격차 역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었죠. 국가의 통제는 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세대와는 사뭇 다른 '장마당 세대'의 특성을 지난 기사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기사에서는, 제가 속해있는 <기사 1팀>이 함께 모여 이 논문을 읽고 진행했던 세미나 자리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한의 청년세대인 우리에게 북한의 청년세대인 '새로운 세대'는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응답하라, 북한의 새로운 세대’! tvN


청사 앞 카페에 세미나를 위해 모인 기사1팀. 왼쪽부터 하가연, 이준호, 신수아, 김명종, 이일심 기자


[질문] 이 논문을 읽기 전 북한의 시장에 대해 무엇을어떻게 알고 있었나?

준호: 배급이 부족하면 장마당을 이용한다는 정도를 알고 있었다.

가연: 장마당도 있다는 것만 알고, 실제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는 몰랐다. 장마당과 관련한 동영상을 봤는데 군인들이 텃세를 부리는 부분이 있었다. 시장에서도 암묵적인 거래가 있는 것 같다.

명종: 북한에서 장마당이 성행하고 있지만, 모든 시민들이 장마당을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시장이라는 단어를 바로 떠올리지는 못했다북한에 대해 생각할 때, 많이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다.


KBS

일심: 장마당의 운영방식은 남한과 비슷하다. 돈을 들고 나가면 옷을 살 수 있는 것처럼. (2006년에 탈북해서) 그 때엔 시장이 활발했다. 군인이 텃세를 부린다기보다는, 군인도 농장 같은 데에서 물건 등을 도둑질해서 그걸 팔았다모든 시민이 이용한다. 돈이 없으면 물건과 물건을 바꾼다거나 돈이 될 만한 것들을 가져온다.

수아: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단 것까지 알고 있었으나, 그를 통해서 실제로 주민들의 생각과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 논문이 신선했다.

논문에서 밝혀지는 북한 주민들의 가치관이나 삶은 새로운 세대라 명명될 만큼 이전 세대와 뚜렷이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도, 우리들이 이 전까지는 시장이 가져온 변화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논문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모습들 중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던 부분은 어디였고, 그 이유는?

가연: 논문에서 내가 사회학도로서 배우는 개념들이나 분류하는 범주 틀을 유사하게 사용하여 신기했다. 북한의 세대를 시간 개념, 사회적 배경, 역사적·인구학적 분포를 다 고려하고 있다. 이런 생애사적인 접근, 질적 연구를 사회적 맥락에서 설명하려는 것이 신선했다. 통일에 접근하는 참신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지도나 도표, 통계수치로 통일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준호: 공감한다. 딱딱하지 않게 잘 읽혔다. 일단 질적 연구라는 방법론과 세대의 특성을 밝히려는 주제가 재미있었다. 내용에서 제일 몰랐던 것 중 하나가 (새로운 세대가) 북한에서 남조선이란 단어를 안 쓰고 한국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평양에서 국제축구대회에 가서 봤을 때만 해도, 정말 계속 남조선'이란 단어만 쓰는 모습만 봤었다. 북한에서 청소년들이 한국이라고 이야기할거라는 점을 생각도 못했다. 한국 화장품이나 옷을 굉장히 선호한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일심: 북에서 학교를 2년밖에 못 다녔는데, 학교에선 남조선은 진짜 못살고 괴뢰군이 있다고 가르쳤다. 학교 안에선 그렇게 배웠는데, 시장을 나가면 배운 것과 다른 사실들을 알게 된다. '한국'이란 말도 시장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가연: 그런 문화변화가 남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게 하는데 중요한 포인트일 수 있겠다. 북한 내부에서 외부 문화를 수용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일심: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내가 (북한에서) 겪은 게 많은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정말 그랬구나. (식량이 없어서) 먹는 것 이야기하는 부분도, 되게 이상한 거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토끼풀에다가 옥수수 가루 섞은 것도 먹었고, 옛날식 쥐덫을 바깥 나무 그루터기에 설치하고 잡히는 새를 구워먹기도 하고 그랬었다. 특히나 여기 와 닿았던 부분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도 한국에 와서야 내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북에서는 하루가 아니라 한 끼도 먹고살기 힘드니까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이 없고, 죽음에 대해도 무덤덤했다.

연합뉴스, 탈북청소년들이 연극하는 꽃제비 생활

또 부의 계층화로 인해 생긴다는 꽃제비도 기억난다. 내가 기억이 있었을 때부터 꽃제비는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것처럼 꽃제비를 아예 나랑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긴데, 한번은 길거리에서 먹을 것 뭐 하나를 샀는데, 사서 받자마자 먹을 것을 꽃제비가 바로 채간 적이 있었다. 그게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참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팀은 1차적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보여주었던 기존 질서와는 다른 저항적 태도 등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북한의 정치체제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질문] 논문에서 분석한 이 새로운 세대가 북한 사회에 끼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연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고 싶다요즘 남한에서 우리 세대를 'N 포세대'라고 하는데이러한 명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의미라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지만기존의 질서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뜻도 있는 것 같다북한에서 살고 있는 이 새로운 세대들이 북한 사회에 어떤 변화를 미칠 것으로 보는지 듣고 싶다. 

명종만성화된 빈곤이 존재하는데도 무서워서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생존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걸 알고 있는 것이면 정치체제에 위협이 가지 않을까.

 출처: www.programmingbasics.org

수아만성화된 빈곤이 정치체제의 위협으로 바로 결론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다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며 중앙집권적 권력을 가지고 있다중국 내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날 때 이러한 소요사태가 일어나게 한 근본 원인을 해당 지방정부의 문제 선에서 끝내는 경향이 있다중앙정부가 해결의 주체로 나섬으로써중앙에 대한 지지를 강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성화된 빈곤 역시 정치체제의 위협으로 바로 간다고 보기엔 힘들고변수에 따라 체제의 위협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준호사실 읽을 때엔 새로운 세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왔는데이야기 나누다보니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긍정적으로 봤던 부분이 남의 탓을 한다는 것이었다이들이 하고 있는 일종의 반항적 사고나 행동이체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명종정보공유가 안 되어 그런 것 같다체제 내에서 어떤 것이 잘못이고 문제인지 공유가 안 되기 때문에 그걸 바꾸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일심시장은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겠지만체제 변화에 크게 기여하긴 어려울 것 같다그냥 여기서 말하는 고난의 행군이나 시장화를 겪으면서 세대의 특징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체제 변화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질문] 연구의 의의와 통일 코리아에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연: 재밌는 논문이었다. 이들에 대한 후속 연구가 궁금하다.

준호: 나 역시 시장이 북한 사회에 큰 역할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후속 연구가 가능하다면, 이런 특징을 보이는 세대가 어떻게 자라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것들이 의미 있을 것 같다. 통일 이후의 법률 아카데미를 들을 때 강사분이 아쉬워했던 점이 생각난다. 북한이탈주민 뿐만 아니라 실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할 수는 없는 상황을 가장 아쉬워했던 한계점이었다. 북한과 학술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다. 

명종: 남한이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이런 고민도 좋지만, 그 사람들이 어릴 때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으며, 친구들과 무슨 놀이를 했고, 부모님과 어떤 이유로 싸우고, 미시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연구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 생애사 연구가 의미 있을 것 같다. 


남한의 청년 세대인 우리가, 북한의 청년 세대에 대해 논문을 통해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연구논문 중에서 '시장화'와 관련된 변화에 주목하여 간추렸기 때문에, 보다 더 자세하고 상세한 설명들은 논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논문은 통일연구원 20131231일 발행된 <2013-08> 시리즈로, 도서관 등에서 빌려보실 수 있습니다. 논문의 내용을 확인해보고, 논문을 바탕으로 저희 팀의 의견교류까지 기사로 만나보신 여러분들, 유익한 시간이었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다음 기사에서 또 만나요!


다음 기사에서 또 만나요 MBC

출처: 조정아, 조영주, 조은희, 최은영, 홍민(2013), <새로운 세대의 탄생북한 청소년의 세대경험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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