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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남북하나재단 가을학술세미나 ② 미디어의 프리즘 마주보기


세션2 미디어의 프리즘 마주보기 시작! _ 사진출처: 김명종기자세션2 미디어의 프리즘 마주보기 시작! _ 사진출처: 김명종기자


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명종, 이소영입니다. 

지난 기사에서 남북하나재단 가을 학술 포럼 세션 1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계속해서 세션 2의 내용을 생생히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세션2, 피아노&첼로 2중주로 시작_사진:김명종기자세션2, 피아노&첼로 2중주로 시작_사진:김명종기자


세션 2피아졸라 반도네온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 이주민 출신인데요. 1925년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열 살 때 아버지가 사다 준 반도네온을 연주하면서 음악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피아졸라는 미국을 떠나 고향인 아르헨티나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탱고에 재즈와 오케스트라를 결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탄생시킵니다. 이른바 누에보 탱고입니다. 유럽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하층민의 음악이었던 탱고를 대중적인 음악으로 승화한 것입니다. 피아졸라의 대표곡 리베르 탱고를 들었는데요. 익숙하면서도 경쾌한 음악이었습니다. 기묘한 멜로디가 계속해서 귓가에 울리는 듯 했습니다.

세션2 [우리하나]에서 제작한 탈북 청년들의 동영상_사진:김명종기자세션2 [우리하나]에서 제작한 탈북 청년들의 동영상_사진:김명종기자

제 2세션은 특별히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탈북 청년들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었는데요. 동영상에서는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안 좋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한 사람의 북한에 대한 경험이나 스토리가 전체적인 북한을 대표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과 북한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것들이다. 북한은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다. 다 굶고 사는 건 아니다. 북한 정부가 북한인 것처럼 왜곡되다 보니까 북한 주민이나 북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춰주지 못했다. 정부라는 스키마에서 북한주민들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왜곡이 있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 알아가는 것이 통일이 아닌가라고 아닌가. 미디어가 그런 역할을 감당해줬으면 좋겠는데 정치적으로만 탈북민을 이용하려고 하고, 자극적인 부분만을 이용하고 슬픈 얘기만 나눈다. 긍정적이고 좋은 것들을 얘기할 수는 없나.” 등 북한이탈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션 2에서 펼쳐질 주제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 세션 2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세션 2의 주제는 ‘미디어의 프리즘 마주보기’였습니다. 미디어에서는 탈북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우리 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의 바른 시각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좌장으로는 김승채 서울문화상문화재단 사무총장이, 패널에는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공용철 KBS PD,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가 함께해주었습니다.

김승채 좌장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세션2 본격적인 대담의 시작_사진:김명종기자세션2 본격적인 대담의 시작_사진:김명종기자 

김승채 서울문화상문화재단 사무총장 

 “미디어에서 바라본 북한 탈북 주민들의 이야기. 우리 언론에서는 사실 오래전부터 북한 문제에 대해 다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서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하 이만갑)’라는 프로그램이 가장 먼저 이런 이슈를 다루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을 포함해서 우리 언론에서 바라보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상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화제를 던졌습니다. 


이 질문에 처음으로 주성하 기자가 답변했습니다.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북에서 살다가 2002년도에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보도에 분기점을 나누는 것이 이만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만갑이 나오면서 우리 국민들이 본격적으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미지를 소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팩트 자체로 놓고 봤을 때는 썩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북한 여성들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이만갑이라는 프로에 대한 생각을 밝혔고, 덧붙여 “예전에 남북화해분위기가 한참 있었을 때 코믹하게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영화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반면 성공했던 영화는 <쉬리>, <공동경비구역>과 같은 영화였는데, 그 영화들의 공통점은 서로 사랑하고 형제처럼 사랑하더라도 결국에는 비극적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왜 이런 것들이 많은 관객들을 모았냐. 이것이 바로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잠재의식인 것 같습니다. 그 잠재의식이 미디어에 투영되었습니다. 그런 현상들이 신문이나 방송 등에도 많이 투영된 것 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함경도에서 왔는데 연변말을 쓰는 드라마를 예로 들었는데요. 드라마에서 이런 잘못된 설정들이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주민 사이의 이질감을 더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공용철 피디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로서 봤을 때는, 그 프로그램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며 이만갑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소재고갈 때문에 과장이 심하고 왜곡이 발생한다는 등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또, 피디로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지도 큽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얼굴을 공개할 수 없거나 스토리를 공개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라는 의견도 언급했습니다.

  장용훈 기자는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탈북민들을 만나보면 제가 사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우리 사회가 다른 방법으로 선을 긋고 있고 규정하려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크로싱>은 가장 현실에 부합되게 탈북자분들의 삶을 그린 것이지만 망했습니다. 반면 성공했던 영화는 공유가 나왔던 <용의자>,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과 같은 영화입니다. 여기 나오는 탈북민들은 어떤 사람들이냐면, 여기 있는 몇 수십 명을 때려잡고 특별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죠. 그래서 그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입니다.” 라며 이야기를 열었습니다. 저도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를 재밌게 봤었는데, 정말 뭔가 다르고 신기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어서 그는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들으면서 새롭게 와 닿았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모여서 하는 이 회의조차도 탈북자분들을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닌가요. 한국사회에서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당신 몇 살입니까?', 그 다음에 하는 얘기가 '당신 고향이 어디에요?' 일 것입니다. '고향이 어딥니다.'라고 하면 그 고향의 이미지를 사람 속에 투영시키려고 하는 게 굉장히 많습니다. 영남 사람, 호남사람, 충청도 사람 등등... 북한에서 온 분들을 북한이라는 하나로 규정지으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편견을 갖지 않고 바라보는 것을 다짐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어서 김승채 좌장이 “미디어의 프리즘에 의해 나타난 것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대해 공용철 피디는 논현동이라는 한 지역을 예로 들었는데요. “논현동을 보면서 가지는 생각은 여전히 터부정서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북에서 온 아이가 오면 한국 학부모들이 기본적으로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건 탈북민 분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지원 대상으로 이미지가 자꾸 가다보니까 부모님들이 친구 사귄다고 하면 반대하는 현실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바뀌지 않고, 다름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이런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미디어가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탈북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본인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한편 장용훈 기자는 “미디어 때문이었는지 자생적으로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상계동이나 양천동에 가서 지역주민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얘기를 듣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려다가 집값 떨어질까 봐 짓지 못하는 사례 등,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를 보면, 굉장히 소수자들에 대해 가학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탈북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잘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혜택이 가는데, 그런 것들도 앞으로 시간이 지났을 때 그냥 사회에서 용인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탈북민들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우리의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주성하 기자는 “대한민국의 배타성은 세계에서 상위권이지 않을까요. 한국만큼 배타적인 나라도 드뭅니다. 탈북민들이 정착을 잘하려면 첫째는 탈북민들의 의지, 두 번째 한국국민들의 시선, 셋째는 제도입니다. 오히려 탈북민들이 영국이나 이런 데로 이민가면 차별 안 받아서 좋다고 합니다. 그들이 남한에 살면서 가장 힘들다고 여기는 것이 차별적인 시선입니다. 이런 시선을 만드는 것이 미디어에서 어떻게 보도했기 때문이 아니고, 북한 그 자체나 과거로 올라갔을 때 전쟁을 치렀던 적개감이 아직도 내려오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세 명의 패널 다 다름에 대한 수용도, 차별하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다음은 “통일 후에 탈북민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장용훈 기자는 “‘통일이 되면 북에서 오신 분들의 역할이 많아질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죠. 자리는 분명 많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북에서 오신 분이 이 자리 하십시오.’ 라고 우리 사회가 순순히 그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북에서 오셨기 때문이 아니라 북에서 오신 분들이 자기만의 전공들,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하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들의 의지와 노력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주성하 기자는 “탈북민들을 미화하지도 말고 비하하지도 말고 객관적으로 봐야 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견디지 못해 온 사람들이 탈북민의 대다수입니다. 사회 제일 밑바닥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80%가 함경북도에서 오신 사람들, 70%는 여성분들이고 이런 분들 중에는 중국에 가서 결혼생활을 하고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거의 중국화가 많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북한주민의 평균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통일이 된 후 이분들이 북한에 돌아가서 큰일을 한다? 그건 아닐 것입니다. 설사 돌아간다고 생각해도 한국에 대해서 좋게 얘기할까요?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멸시와 그에 대해 맺힌 것들이 많아서 북에 돌아가면 남한 사람들이랑 상종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 이후에 과연 탈북민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성세대보다 나이가 어린 분들, 청년 분들을 통일 미래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탈북민들의 입장에서 본인의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공용철 피디는 “탈북민들이 통일에 대해서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봅니다. 96,7년 이전에 북한에 대해서 무엇을 알 수 있었습니까? 추정하는 상상의 대상일 뿐이었지만, 현재는 그들의 역할로 인해 북한에 대한 학문적이든 단순정보든 여러 가지 정보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탈북이라는 것 자체가 분단이라는 틀을 깨는 것으로, 원하든 원치 않던 상당 부분들이 해소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보는데, 미디어에서 이런 부분들을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세션2 대담을 경청하는 청중들_사진:김명종기자세션2 대담을 경청하는 청중들_사진:김명종기자

마침내 마지막 질문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 미디어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주성하 기자는 “탈북자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언론도 상품입니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냥 좀 가만 내버려뒀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솔직한 본인의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공용철 피디는 “어쨌든 지금 현재도 두만강과 압록강을 통해 수많은 정보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탈북민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시는 분들의 성공 사례들을 조금 더 언론 쪽에서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이 언론에 보도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장용훈 기자는 “북한이라는 곳을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정확하게 북한 뉴스를 전달하고, 정확하게 북한의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북한이탈주민들이 이쪽 남쪽에 와서 사회적 편견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미디어의 시각에서 이탈주민들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어떠셨습니까?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미디어. 그래서 더 위험하기도 하다는 것을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긍정적인 부분을 잘 활용해 통일에 더욱 가까워지는 우리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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