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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남북하나재단 가을학술세미나 ① 우리사회의 시선 마주보기

 지난 11월 18일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5년 남북하나재단 가을 학술 포럼이 있었는데요,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포럼이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남북하나재단 가을 학술 포럼은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여섯 가지 시선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사회, 언론, 시장 분야의 여러 전문가의 진솔한 얘기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남북한주민서로가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기회의 장을 만든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개회식, 3개의 각 세션에서의 두 가지 시선, 종합토론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이번 포럼은 약 10분 정도의 피아노, 첼로 연주로 각 세션을 여는 파격적인 콘셉트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등록장에 마련된 따뜻한 커피 한잔까지..!  

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맞으면서도 따뜻하게 탈북민을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포럼이었습니다. 어떠세요, 아주 색다르죠? 기존의 딱딱한 느낌이었던 학술 포럼에서 벗어나 좀 더 색다른 포럼이었는데요, 그 생생한 현장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등록장소에 마련돼 있던 브로셔와 커피

 

 먼저,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의 개회사가 있었습니다. 손광주 이사장은 탈북민을 가리켜 흔히,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는데, 남북 주민이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 사는 것을 보면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통일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남북한 주민이 한울타리 안에서 살아오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긍정과 부정, 진실과 편견이 공존하고 있음을 현실에서 상당 부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서로 있는 그대로 보면서 사회적 인식의 차이를 비롯한 서로의 공통성과 차이에 대해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라며 이 포럼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 손광주 이사장의 개회사

 

 개회식이 끝나고 바로 세션 1이 시작되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세션이 시작할 때마다 클래식 곡을 연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션 1에서는 쇼팽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사단조 Op.65 (Sonata for Piano and Cello in G minor, Op.65)를 연주했습니다. 19세기 위대한 작곡가인 쇼팽, 그의 음악을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아름다운 선율에 반하곤 하는데요. 그의 음악 속에는 조국 폴란드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녹아있습니다. 쇼팽은 음악을 통해 조국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꿈꾸던 난민이자 이주민이었던 쇼팽. 다들 쇼팽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저도 이번 포럼을 통해 쇼팽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마음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까요?”라는 사회자의 질문을 끝으로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들어보니 정말 따뜻하면서도 첼로와 피아노의 선율이 어딘가 구슬퍼 보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찾아 다시 들어보기도 했는데요. 독자 여러분들도 한 번 들어보시길 권장합니다!

 

  △ 쇼팽에 대한 설명

△ 쇼팽 클래식 연주

 

세션 1의 주제는 우리 사회의 시선 마주 보기였습니다. 좌장에는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패널에는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이일 공입법센터 APIL 변호사, 박요셉 YOVEL 대표가 함께해주었습니다.

 

  △ 세션 1 좌장과 패널 (이소영 기자)

 

 사회자 이우영 교수는 먼저 이탈주민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들을 해보는 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회의가 굉장히 재미있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탈주민문제가 문제가 있다면, 이탈주민을 둘러싸고 있는 원주민들, 즉 남한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얘기해볼 것입니다.”라며 세션 1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세션에서 다룰 첫 번째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이탈주민이 무엇인가? 이탈주민은 탈북자인가, 탈북민인가, 난민인가, 이주민인가?”였습니다. 각 질문의 답변들을 간략히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이일 변호사가 처음으로 답변했습니다. “이주민에 대해 설명해 놓은 법제는 한국에서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난민들은 이주민 중에서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 인종, 종교, 특정사회집단 구성원, 정치적 이념 등에 의해 송환될 때는 박해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는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부르고 그 외의 사람들을 이주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법적인 용어도 사실 한국사회에서도 많이 정리돼있지 않습니다. 난민들을 지원하는 견해에서 탈북민을 본다고 한다면, 그들을 난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난민으로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 한국사회 모든 지원의 핵심은 이 사람을 난민으로 인정받아서 돌려보내지 않게 하는 것에 많은 집중이 있었고,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정착시킬 것이냐는 고민은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하며 현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점을 제시했습니다. 이일 변호사는 공익변호사 사무실에서 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법적인 조언을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박영자 박사얼마 전에 예능에 참여하는 여성 탈북자를 면담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 텔레비전에 나올 때 어려움 중의 하나가 왜 이렇게 탈북자답지 않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프레임이 있다는 것. 이게 일종의 이 사회의 시선이 아니냐는 것을 느끼고 왔습니다.”라며 경험을 통해 사회의 시선을 전달했습니다. 정말, 요즘 많은 탈북민이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 이런 시선이 있었던 것을 반성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또 “2000년을 기점으로 삶의 생존질서를 잡아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성격이 변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탈북하게 된 동기가 이전엔 생존이었는데, 2000년 중반에는 삶의 질, 2010년 이후에는 교육형 위주의 탈북이었습니다. 북에 쉽게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 때문에 난민이라는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에 있지만, 전반적인 패턴을 보면 이주민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 경계인적인 특수성이 있으면서 보편적으로는 이주민들의 소수집단적인 특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는 사회적인 동의를 받아가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하며 그간 이탈주민의 추세와 본인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박요셉 대표는 이탈주민을 대표하여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만의 경험에 비추어 더욱 공감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올해 3월에 미국에 가서 워싱턴에서 미국 비교교육학회에 가서 탈북 청소년 교육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탈북자, 새터민, .....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저희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른다는 것과 정부도 잘 모르고 저희 자체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라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이름이 왜 중요할까요. 거기엔 상대방이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시선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이 화두의 의의를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국가정체성과 민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일 변호사, “국민으로서의 국적을 얻는 것을 국적법에서 권유하고 있습니다. 국적을 얻지 않은 사람들은 결국은 외국인입니다. 탈북민들 같은 경우는 국적이 확인되면 바로 국적자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으로 따로 등록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 상황입니다.”라며 법적인 정체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누가 구성원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주민으로 포함한다면 결국은 돌아가거나 한국사회에서는 장기간 거주하지 않을 것인 사람들도 있는데, 난민들은 평생 한국에서 거주할 사람들입니다. 누가 한국 사회의 구성원인가에 대해 논의를 하게 된다면, 민족으로서 사회 구성원을 이해할 것인가? 국민으로서 사회 구성원을 이해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고 했습니다.

벌써 인구대비 약 5%가 이주민이나 난민 등의 비율로 차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야기조차 잘 안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박영자 박사는 파리 테러와 관해 정체성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파리 테러를 통해 사회통합에 실패해서 테러리스트가 많이 나왔다는 이슈가 생기고 있습니다. 탈북민들과 연관해서 이런 문제들도 우리 사회에서 조금씩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집중해서 본 것파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랐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라며 최근 이슈를 통해 조금 더 밀접하게 이 주제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국가 정체성은 통치제도나 체제에 대한 동의나 내면화 정도와 상당히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민족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결국은 우리 의식과 연결됩니다. , 우리가 하나인가. 내 이웃에 있는 이 사람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느끼느냐 아니냐의 문제입니다. 우리 의식의 정도가 민족 정체성을 나눕니다. 타고난 게 아니라 사회적인 합의가 정체성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즉 한 공간에서 사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이우영 교수북한에서 봤던 민족과 남한에서 본 민족의 차이를 본 적이 있으신지?”라고 박요셉 대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박요셉 대표가족이 아직 다 북에 있습니다. 어머니와 가끔 전화통화를 하는데, 항상 이 말씀을 하십니다. ‘조국을 배반하지 마라.’ 그때부터 조국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웃음 섞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조국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첫 번째 의미는 나의 선조가 태어난 곳, 두 번째 의미는 나의 시민권이 있는 곳을 조국이라고 하더라고요. 저의 선조가 태어난 곳은 북쪽이고, 시민권이 있는 곳은 남쪽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조국은 어디일까? 저 또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의 조국은 양쪽 다 아닐까, 한반도 전체가 나의 조국이 아닐까.’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탈북민들은 남한에 와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을 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유를 이 사회가 주지도 않습니다. 함께 고민을 해보자며 이런 장을 열지도 않고, 4대 의무를 다 져야 하는데, 병역의무를 면제를 받습니다. 가고 싶어도 안 받아줍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당사자들과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중요한 것은 이 공동체의 구성원이냐 아니냐에 대한 것은 친밀성이나 차별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덧붙여서 친구 중에 한 명이 인천공항 지상직 근무를 하려고 신청했는데,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인천공항은 보안이 특수하여서 받아줄 수 없다며 그 자리에서 탈락한 경험을 말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이탈주민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질문은 "정체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들이 있을까요?"였습니다. 이일 변호사도와줘야 한다, 지원해야 한다는 정당성 자체는 한국 사회에서 많이 분절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권리가 다 차별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법적으로도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국민이냐, 어떤 국적을 갖고 있느냐가 아닌 인간으로 간주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했을 때 냉대가 있을 때 어떻게 제도적으로 개선해 보통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박영자 박사같은 공간에서 이 사람들을 느끼기 위해서는 아직 접촉면이 너무 소수입니다. 그래서 거리나 관계에서 가깝게 느끼는 것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공간에서의 관계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적습니다. 탈북하신 분들은 본인들끼리 단체를 자꾸 만드십니다. 그 이유는요? 안 끼워줘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별도로 자꾸 단체를 만드는 것입니다.이라며 접촉면의 부재를 언급했습니다. 또한, “그럼 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해야 할까요? 국가 차원에서 보면, 우리 헌법 3조에 자유민주통일이 있습니다. 주요한 모범사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지원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개인차원으로 보면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는 것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서로 간에 자주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새로운 문화나 제도 등을 통해 남북한 주민이 어우러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법적으로, 개인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박요셉 대표대한민국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1,200억이나 되는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무리 예산을 쏟아 부어도 어려운 건 우리 사회의 공동체가 깨어져 있고, 살아가기 힘든 토양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원을 더 한다기보다는 탈북민들이 올바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들, 우리 사회를 정비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에게 2,000, 3,000억을 지원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뿐입니다. 서민 지역의 임대아파트에 몰려 사는 탈북민들. 그 아파트에 살면 사회와 단절되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세션 1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 말을 들으니, 오히려 이탈주민들에게는 충분한 지원보다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세션 1에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폭력적인 시선과 우리가 바뀌지 않는 한 탈북민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온 통일, 눈앞에 있는 통일과 같은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남한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세션들은 다음 기사에서 계속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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